[새책돋보기] 제국의 슬픔 外


▦ 제국의 슬픔

미국이 오늘날 군국주의와 일방주의가 횡행하는 제국으로 존재하게 된 과정과 동기 및 그에 따른 결과를 논하고 있다. 지은이는 ‘군사 기지의 제국’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제국주의에 주목한다. 즉 과거의 제국들과는 달리 해외 식민지를 정복하고 착취하는 형태가 아니라, 군사 기지를 해외의 전략적 요지에 진출시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제국주의와 군국주의가 대외적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대내적으로 미국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위축시키고 있는지를 살핀다. 또 그럼으로써 궁극적으로 어떻게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도덕적 파탄으로 연결되는지를 구체적인 사실을 들어 설명한다. 찰머스 존슨 지음. 안병진 옮김. 삼우반 펴냄.

▦ 성의 역사학

성관계나 임신, 출산 등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그러나 근대 이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런 일들은 결코 개인적인 일로만 존재할 수는 없었다. 국가가 주도해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가지게 한 제도인 ‘일본군 성노예 제도’,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키우자”라는 구호와 함께 추진된 우리나라 60년대의 가족계획을 보더라도 성과 생식의 문제가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졌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근대 일본을 사례로 국가 권력이 어떠한 방식으로 여성들의 성과 생식을 통제하고 관리하려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지은이는 “역사적 실상으로서 성매매 여성은 추상적 개념인 ‘여성’이 아니라 국가ㆍ민족ㆍ계급의 성원이며, 성매매 여성화는 ‘여성’일반의 수난에 머무르지 않고 민족적ㆍ계급적 수난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후지메 유키 지음. 김경자ㆍ윤경원 옮김. 삼인 펴냄.

▦ 미쳐야 미친다

조선시대 지식인의 내면을 사로잡았던 열정과 광기를 탐색한 글이다. 허균, 권필,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정약용, 김득신, 노긍, 김영 등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대부분 그 시대의 마이너들이었다.

남이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출세에 보탬이 되든 말든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정신, 이리 재고 저리 재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성실과 노력으로 일관한 삶의 태도, 신분과 나이와 성별을 잊고 이름 밖에서 그 사람과 만나고자 했던 진실된 사귐, 사물의 본질을 투시하고 평범한 곳에서 비범한 일깨움을 이끌어내는 통찰력. 그러나 이들은 세상의 인정을 받기 보다는 죄인으로, 역적으로, 서얼로, 한 세상을 고달프게 건너갔다. 정민 지음. 푸른역사 펴냄.

▦ 문익환 평전

신학자이면서 목회자였고, 시인이었고 언어학자이기도 했던 문익환. 그리고 무엇보다도 민족통일의 꿈을 온 몸으로 실천한 예언자였던 문익환. 시인이자 소설가인 지은이가 불꽃 같은 생을 살았던 문익환의 삶을 문학적 문체로 오롯이 담아냈다. 김형수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

▦ 법화경

법화경은 불교의 경전 가운데 문학적 구성과 표현에서 완성도가 가장 빼어난 걸작으로 평가되며, 대승불교의 기본 이념과 실천도를 선명하게 천명하는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경전의 번역에 그치지 않고 법화경이 지니고 있는 사회적ㆍ역사적 의미까지 살피고 있다. 정승석 지음. 사계절 펴냄.

▦ 파울로 솔레리와 미래도시

바다에 떠있는 도시, 우주공간에 떠있는 도시 등 아르콜로지 설계로 유명한 건축가이면서 철학자이기도 한 지은이가 들려주는 미래도시 이야기. 파울로 솔레리 지음. 이윤하ㆍ우영선 옮김. 르네상스 펴냄.

▦ 30분에 읽는 촘스키

언어학의 대가이자 이 시대의 진정한 지식인인 노엄 촘스키의 양심적인 삶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 마이클 딘 지음. 강주헌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 자폐아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자폐아 아들을 수영 국가대표 선수로 키운 엄마의 교육 일기. 유현경 지음. 들녁 펴냄.

▦ 화이트칼라의 위기

자본주의의 첨병을 자처했던 화이트칼라가 오늘날 자본주의로부터 어떻게 버림받고 있는지를 분석. 질 안드레스키 프레이저 지음. 심재관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

입력시간 : 2004-04-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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