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은 봄색 들꽃의 유혹이 시작됐다수도권 식물의 보고, 산 전체가 울긋불긋 야생화 천국
[주말이 즐겁다] 가평 축령산 무르익은 봄색 들꽃의 유혹이 시작됐다 수도권 식물의 보고, 산 전체가 울긋불긋 야생화 천국
- 야생화 군락지로 유명한 축령산 산길은 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잔디 광장이 있는 절고개 쪽으로 이어진다. 양지쪽엔 앉은뱅이꽃 민들레가 샛노란 미소를 보내고, 통나무집 곁에는 뱀꽃이라고도 하는 노란 산괴불주머니 무리도 보인다. 그 옆엔 하얀 꽃이 가득 매달린 조팝나무 가지가 봄바람에 낭창낭창 흔들린다. 큰 등산로에서 벗어난 계곡가 작은 오솔길은 온갖 꽃들이 무더기로 줄지어 나타나는 ‘비밀의 화원’이다. 연보랏빛 고깔제비꽃을 비롯해 얼레지, 왜현호색, 중의무릇, 큰괭이밥, 산괴불주머니,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꽃송이들이 지천이다. 따스한 봄바람에 산벚나무의 연분홍 꽃잎이 나풀나풀 휘날린다.
전문가들은 음지나 반음지 같이 조금 그늘이 드리워진 곳에 야생화가 많다고 한다. 또 평지보다는 작은 계류가 흐르는 산등성이의 조금 습하고 비옥한 경사지에 많이 자란다. 잔디광장 부근에 이르러 땅에 습기가 많아지자 다시 얼레지 군락이다. 치마 같은 진분홍빛 꽃잎을 뒤로 활짝 젖히고 매끈한 다리를 닮은 수술과 암술을 길게 뻗어내 마치 봄바람 난 처녀처럼 당돌하지만, ‘질투’라는 꽃말대로 봄조차 시샘할 만큼 아름답다. 잣나무 울창한 숲으로 들어선다. 푸른 숲에 떠도는 노란 기운은 개울가에서 꽃을 피운 피나물 때문이다. 줄기를 꺾어보면 피를 닮은 붉은 진액이 흐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인데, 꽃 색깔은 더없이 샛노랗다. - 울긋불긋 꽃대궐 이룬 아침고요수목원 산너머의 아침고요원예수목원은 봄이 오면 울긋불긋 꽃대궐을 이뤘던 그 옛날 고?마을 풍경을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작은 개울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면 얼레지, 피나물, 금낭화, 매발톱꽃, 할미꽃 같은 봄꽃들이 곱게 피어난 야생화 정원이 반긴다. 서쪽 자연휴양림이 간섭받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면, 아침고요원예수목원은 관람객들을 위해 인공을 가미해 놓은 게 다르다. 곳곳에 설치된 나무의자나 정자에도 앉아 보고 배추흰나비 날아드는 정원도 거닐면서 동행한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봄날의 흥취는 한층 깊어진다. ‘정원나라’는 소담한 정원이 딸린 자신의 집을 갖고 싶어하는 서민들에게 인기 있는 곳. 한국의 주택정원에 적합한 10여 개의 모델로 꾸며 놓았다. 그 옆의 ‘하경정원’은 아침고요원예수목원의 대표적인 정원으로서 한국적인 선과 색채가 화려하게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수목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하경전망대’에 들렀다가 수목원 맨 위쪽으로 향하면 초가집과 부잣집 농가, 양반집을 복원해 놓은 아담한 전통마을에 이른다. 한국 자연의 곡선미가 울타리 안으로 옮겨온 아담한 이 정원에도 산괴불주머니 매발톱 같은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 중이다. 한 송이 야생화가 되고싶은 소망이 새순처럼 꿈틀거리는 화창한 봄날이다. 입력시간 : 2004-04-1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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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