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모닝 무스메의 변신


짧은 치마, 깜찍한 춤, 앳된 얼굴…. 일본 소녀 아이돌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다. 대개 기획사의 의해 ‘만들어진 스타’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아이돌 스타들은 70년대 중반 이후 일본의 젊은이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대중문화를 주도해 왔다.

아이돌 스타는 80년대까지 솔로나 듀엣이 주를 이뤘고, 많아야 5명을 넘지 않았다. 이 틀을 깬 것이 1998년 데뷔와 함께 내놓은 첫 싱글이 오리콘 6위에 오르는 신화를 만든 ‘모닝 무스메’다. 표기는 ‘Morning娘.’ 로 하고 번역하면 ‘아침의 소녀들’이란 뜻이다. 10대 소녀 10여명으로 구성된 모닝무스메는 인형을 연상시키는 깜찍한 용모에다 발랄한 댄스를 앞세워 사그라들던 ‘아이돌 붐’을 되살렸다.

이 모닝무스메가 새 멤버의 등장과 창단 멤버 아베 나츠미의 졸업(탈퇴한 것은 일본에선 졸업이라 부른다) 등으로 ‘변화의 태풍’속에 들어섰다. 당초 모닝무스메는 ASAYAN 오디션 전문 TV 프로그램의 오디션에서 떨어진 아베 나츠미 등 5명으로 구성돼 거리 공연에 이은 CD 직접 판매라는 파격적인 마케팅 방식으로 일본 전역에 이름을 알렸다. 그후 아이돌 스타로 인기고속행진. 캐릭터 상품은 물론, 멤버 각자의 사진집 또한 엄청나게 팔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인기의 비결은 평범함에서 나오는 독특한 매력이다. 오디션에서 떨어진 가수지망생 5명에서 시작된 것에서 보듯, 젊다는 것 외에는 화려한 게 별로 없다. 한두 사람의 스타에 의존하는 타입도 아니다. 방송 오디션을 통해 새 멤버를 뽑고, 정말 평범했던 아이들이 스타로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즐거움이다.

지난해 초 오디션을 통해 도쿄 출신의 13~15세 소녀 3명을 받아들여 멤버 수가 16명으로 늘었으나 아베 나츠미의 졸업으로 현재는 15명. 이들은 철저하게 마케팅 기획과 훈련으로 만들어진 스타들이다. 또 테마별로 서너 명이 모여 ‘유닛’이라는 개념으로 싱글을 내고 앨범을 내며 활발하게 활동을 한다. 키 150미만의 멤버가 모인 ‘미니모니’유닛, 소녀같은 청순미를 강조하는 ‘탄뽀뽀’ 유닛, 펑키한 느낌의 ‘풋치모니’ 유닛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인위적인 아이돌 스타에 식상한 대중들의 관심을 다시 끌기 위해서는 새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현재까지 6명이 졸업을 했는데, 고토 마키나 아베 나츠미는 솔로 혹은 연기자로 인기를 끌고 있어 인기있는 멤버들은 졸업 유혹을 받고 있다. 모닝 무스메에서 떨어지려는 원심력을 어떻게 추스리고, 인기를 되살릴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한국에도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 열기를 타고 모닝 무스메의 이름이 조금씩 전해지고 있다. 일본하면 아무로 나미에나 우타다 히카루를 떠올리던 사람들도 이제 모닝 무스메라는 그룹을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니 모닝 무스메를 모방한 떼거리 여성 그룹이 한국에도 나올 지 모르겠다.

입력시간 : 2004-04-16 16:47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