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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있는 집] 수제피자 전문점 <올리베또>
올리브 나무 숲에서 즐기는 정통 씬피자





어렸을 적 아주 가끔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빵맛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오븐이나 제빵 기계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특별한 재료가 들어갔던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하얀 밀가루에 계란 몇 알, 우유 정도가 고작이었지만 우리 남매들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간식거리였다. 인공감미료 대신 정성이, 자식 걱정에 깨끗한 재료만 골라 쓰는 ' 100% 엄마표 간식'이었다.

어느 사이 우리들 입맛은 인공 감미료에 적응 아닌 적응이 되어, 본연의 맛보다는 당장 구미를 당기는 음식에 손길이 가게 되었다. 손님들이 원해 조미료가 듬뿍 친 음식을 만든 건 지, 아니면 사람들이 거기에 끌려가는 건 지 모를 정도다. 그렇지만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우리 주변에 정직한 맛으로 승부를 거는 음식점들도 꽤 많이 있다는 것. 그 중 성신여대 앞에 자리한 ‘ 올리베또(올리브 나무 숲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는 수제 피자 전문점이다. 감히 100%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료 선별, 반죽에서 구워내는 과정까지 모두 요리하는 사람의 손을 거친다.

30대 젊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올리베또는 집에서 만들어먹는 것과 같이 소박하고도 자극 없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모든 피자는 반죽이 얇은 씬(thin)피자지만 지름이 30cm가 넘어 라지 사이즈가 거뜬하다. 인공감미료는 절대 넣지 않고 소금조차도 아껴 다소 심심한 맛이 특징. 맹탕이라며 불평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솔직하고도 담백한 맛이 오히려 더 매력적이다.

미대 출신의 송준섭씨 부부는 원래 장사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들이었다고. 그렇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맛있는 집을 찾거나 집에서 직접 실험(?)을 해보는 일에는 아주 열심이었다고 한다. 원래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아내는 틈날 때마다 음식을 만들었고 남편은 종종 시식 대상이 되어주었다고 하니 함께 음식점을 낼 법도 하다.

올리베또에서 남편은 피자를 굽고 아내는 스파게티와 샐러드를 만든다. 자기 집을 찾은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처럼 재료부터 깐깐하게 고른다.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재료도 안주인이 보기에 아니다 싶으면 바로 쓰레기통 행이다. 고구마피자의 경우도 시장에 나가 고구마를 구입해 삶고 으깨어 토핑으로 썼다. 다 된 재료를 납품 받을 수도 있었지만 석연치 않은 마음에 직접 준비하는 수고를 택했다. 스파게티와 함께 서비스되는 허브 건강빵도 안주인의 작품이다. 바게트에 마늘버터를 슥슥 발라 내 놓는 여느 파스타 집과는 분명히 차별화된다. 또한 최근 선보인 스페셜 치즈 샐러드는 웰빙을 쫓는 여성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생크림과 넛트를 섞어 만든 드레싱에 갖가지 야채와 허브, 5가지 치즈가 들어간다.

저렴한 가격(4,800원)에 비해 너무 푸짐해 한 번 미안하고, 차마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예뻐 다시 한 번 미안해진다. 높은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집에서 만든 소박한 맛을 선보이는 데에는 학교 앞 만한 곳도 없다. 여대생뿐만 아니라 부근의 고등학생들도 즐겨 찾아 편안하게 웃고 얘기하다 돌아가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고. 각각의 테이블마다 등을 달았고 밝은색의 테이블보로 발랄한 느낌을 줘 지하에 자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


■ 메뉴 : 올리베또 피자 8,800원, 페퍼로니 피자 7,800원, 풍기 피자(이태리식 버섯피자) 8,300원, 스파게티 5,000원~7,300원, 세트(피자+스파게티+음료 2잔)메뉴는 14,300원. 스페셜 치즈 샐러드 4,800원, 음료 1,200원.
■ 영업 시간 : 오전 11시~오후 10시 /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은 휴무
■ 찾아가는 길 : 성신여대 정문 앞 사거리 ‘성신파마의 집’ 지하 1층. ☎02-928-3778 www.cyworld.com/oliveto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


입력시간 : 2004-05-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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