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날까 쉬쉬하는 까닭은?

[맛이 있는 집] 캘리포니아 롤 전문점<다우>
소문날까 쉬쉬하는 까닭은?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음식을 들라면 단연 ‘롤’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하얀 밥알이 겉으로 드러난 ‘캘리포니아 롤’이다. 모양만 보고서는 김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롤은 김을 안으로 말아 넣거나 아예 빼버리는 초밥의 한 종류다. 그래도 이상하다. 아시아 음식에 ‘캘리포니아’라는 말이 들어간다는 것이. 설명을 하자면 캘리포니아 롤은 미국에 건너간 일본인들이 개발한 음식이라고 한다. 김이나 날 생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끔 아보카도, 게살, 연어, 샐러드 등을 재료로 미국인 입맛을 사로잡은 미국식 퓨전 요리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에서 꽤 보편화된 음식이 되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도 캘리포니아 롤을 테마로 하는 레스토랑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기존의 김밥과는 모양과 재료에서부터 엄연히 차별되는 메뉴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무엇이든지 곁들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캘리포니아 롤만의 매력이다.

숙명여대 입구에 자리한 ‘다우’는 우리나라 롤의 선두주자이자 원조라고 해도 될 만한 곳이다. 지난 94년에 문을 연 당시부터 지금까지 캘리포니아 롤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 다우가 생길 때만 해도 캘리포니아 롤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롤의 깔끔한 맛과 예쁜 모양은 금새 여대생들의 입맛을 사로 잡았고 지난해에는 숙대 학보사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학교 앞 가장 맛있는 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숙대생들은 학교로 찾아 온 친구에게 맛있는 밥을 사주고 싶을 때, 깔끔하게 한 끼 식사를 원할 때 다우를 제일 먼저 찾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 아끼는 장소라 외부인들에게는 절대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소문이 들릴 정도니….

■ 메뉴 : 캘리포니아 롤 세트A, B, C가 각각 4,000원 3,000원, 6,000원, 모듬 스페셜 4,000원~5,000원, 참치롤 3,000원, 로메인 5,000원, 찹수이 5,000원, 음료 1,500원.
■ 영업 시간 : 오전 11시~오후 9시, 매주 일요일 휴무
■ 찾아가는 길 : 숙명여대 정문 못 미쳐 조흥은행 청파동 지점이 있다. 이 골목으로 들어가 은행 맞은 편으로 샤브샤브 식당이 있고 바로 옆 골목에 다우가 자리하고 있다. 02-713-0690

다우를 운영하는 주인 김찬식씨는 “처음 해본 요식업임에도 학생들이 많이 찾아줘서 고마울 따름”이라는 말을 전한다. 직접 음식을 만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캘리포니아 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무장아찌를 롤 안에 넣는 아이디어도 그의 것. 대부분의 롤에 마요네즈가 들어가기 때문에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맛을 걱정했다고 한다. 특히나 입맛이 민감한 여대생들의 기호를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요즘 마구 생겨나는 롤 전문점의 화려함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서민적이고도 정직한 맛은 다우만의 매력이다.

롤만 먹기 다소 섭섭하다면 베트남 볶음쌀국수나 볶음 우동인 로메인, 덮밥 찹수이를 곁들이면 된다. 로메인은 해물, 치킨, 소고기 중에서 골라야 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이 롤과 잘 어울린다. 두 명이 갈 경우, 로메인과 롤 종류 중 하나씩 시키면 충분하다. 가격이 다른 롤 전문점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는 이유로 재료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아보카도, 게살, 날치알 등이 푸짐하게 들어간 정통 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세트 메뉴의 경우 캘리포니아 롤, 김초밥, 새우초밥, 쌈밥, 닭강정이 함께 나와 한꺼번에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4-05-20 14:32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