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파도에 가슴이 '멍~'우리나라 최대 차 생산지, 웰빙 여행 최적의 입지
[주말이 즐겁다] 보성 차밭 초록의 파도에 가슴이 '멍~' 우리나라 최대 차 생산지, 웰빙 여행 최적의 입지
- 가로수와 차밭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대한다원 보성의 여러 차밭 중에서 눈 맛을 만족시켜 주는 최고의 포인트는 대한다원(061-852-2593). 파도처럼 밀려드는 진초록 차나무 이랑엔 생동감이 넘친다. 가슴까지 차는 고랑을 거닐며 차향을 맡은 다음 맛보는 따뜻한 차 한 잔에 마음까지 초록으로 물드는 것만 같다. 여기엔 하늘로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가로수를 이루고 있으니 시각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편안함을 선물한다. 대한다원 차밭은 ‘여름향기’ ‘온달왕자’와 같은 TV의 각종 드라마와 광고의 배경으로 애용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모 이동통신회사의 광고에서 수녀와 비구니 스님이 차밭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던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 가로수 길 장면을 이 곳에서 촬영하면서 일약 ‘국민관광지’로 급부상했다. 보성 차밭은 한겨울에도 푸름을 간직하고 있어 찾는 이들이 적지 않고, 낙엽이 지는 가을은 물론, 햇살 뜨거운 여름에도 방문객이 많다. 또 매년 봄 곡우가 지나면서 시작되는 차 수확 시기에 맞춰 ‘다향제’가 열린다. 이 때는 첫날 다신제를 시작으로 찻잎따기 경연, 차만들기 경연, 차아가씨 선발, 다례시범 등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져 방문객들을 즐겁게 한다. 그래도 차밭 여행의 최고 계절은 한창 찻잎을 따는 5~6월이다. 이 무렵 다원은 평일에도 방문객이 꼬리를 물고 찾아온다. 보성 차밭의 명성은 최근에 매우 높아졌지만, ‘동국여지승람’과 ‘세종실록지리지’ 등에도 차나무가 자생하는 곳으로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차나무가 자라기 좋은 토양에 큰 일교차, 적당한 습기 등등, 차 생산에 적당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일제시대인 1939년 일본의 차 전문가들이 보성을 우리나라 최적의 홍차 재배지로 선정해 인도산 차 종자를 수입하여 밭에 씨를 뿌리면서부터 대규모차 단지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어 1950년대 후반에 새로운 차 재배단지를 개간하고 1970~80년대에 재배 면적을 확대하면서 현재는 358ha에서 연간 200여 톤의 차가 생산되는 전국 최대의 다원이 형성되었다. - 차밭 조망하기 좋은 봇재의 다향각
대한다원에서 나와 18번 국도를 따라 녹차해수탕이 있는 율포쪽으로 조금만 가면 봇재 고갯마루인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어떤 절경에도 결코 빠지지 않는다. 눈앞에 펼쳐진 차밭을 조망할 수 있는 지점에 정자가 하나 서 있으니 바로 차향을 맡을 수 있다는 다향각(茶香閣)이다. 그러나 정자라고 부르기엔 너무 현대적이다. 콘크리트 건물이다. 유서 깊은 것은 아니더라도 남해의 보성만을 배경으로 널따랗게 펼쳐진 차밭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하나는 그야말로 ‘보물급’이다. 정자 아래에 간이 주차장도 있다. 다향각을 빠져 나오면 차밭 너머로 보이던 보성만의 율포가 손짓한다. 조개를 잡을 수 있는 갯벌은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가 있다. 해안 한쪽엔 차로 유명한 고을답게 녹차를 함유한 해수온천탕을 조성해 놓았다. 이는 지하 120m에서 퍼 올린 암반 해수에다 녹차를 넣고 만든 탕으로서, 갈색을 띠는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피부를 통해 차 성분이 흡수돼 피부탄력을 유지하고 관절염,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기가 높다. 탕에 몸을 담그고 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보성만 앞바다의 파도를 감상하는 맛이 유별나다. 특히 석양이 비끼는 해질 무렵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마음은 더 없이 편안해진다.
입력시간 : 2004-05-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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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