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칸 영화제 최연소 남우주연상 야기라 유야


제57회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본인이 사상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자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주인공은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에서 주연을 맡은 야기라 유야(柳樂優弛ㆍ14) 군. 야기라 유야는 칸 영화제 사상 최연소 남우주연상 수상자여서 일본 영화계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범한 중학교 3년생에서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세계적 스타가 된 그를 일본 언론들은 “신데렐라 보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가 주연을 맡은 ‘아무도 모른다’는 홀어머니가 실종된 뒤 아버지가 다른 4남매의 장남이 어린 동생들을 홀로 돌보는 줄거리다.

1988년 도쿄에서 부모와 호적도 없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4남매가 발견됐던 실화에 살을 붙인 영화로 야기라는 장남역을 맡았다. 야기라 유야 군은 지금 TV 드라마와 CF에 나오고 있지만 2년 전 이 영화를 촬영할 때까지 그는 연기경험이 전혀 없었다. “TV에 나오면 근사하겠다”는 마음으로 무작정 연예프로덕션을 찾아갔다가 오디션에서 고레에다 감독의 눈에 들었다.

배우 같지 않고 연기 같지 않은 자연스런 배역과 연기를 고집하는 고레에다 감독은 야기라의 날카로운 눈매를 보고 주연으로 뽑았다고 한다.

“연기해본 적도 없어 나도 무리라고 생각했었다”는 야기라는 칸 영화제에 참석해 톰 행크스 등 쟁쟁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을 알고 “머릿 속이 멍해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학교 중간고사를 보기 위해 5월16일 먼저 귀국한 그는 집에서 잠을 자다가 고레에다 감독으로부터 수상 소식을 전화로 전해들었다. 중간고사는 “영화제에 신경이 쓰여 완전히 망쳤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벌써 3개 영화사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는 등 하루 아침에 일본 영화계의 최고 스타덤에 올랐다. 수상자 발표 직후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대단한 상을 받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면서 “앞으로 어떤 위치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하나 해외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05-27 21:38


최하나 해외칼럼니스트 songchoi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