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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단테 클럽 外


■ 단테 클럽
매튜 펄 지음ㆍ이미정 옮김
황금가지 발행ㆍ전2권 각 권 9,500원





최근 국내 번역돼 베스트셀러에 오른 '다빈치 코드'와 함께 올 여름에 읽을 만한 지적인 역사 추리소설이다.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인 1865년. 당시 미국을 대표했던 시인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는 단테의 '신곡'을 번역해 미국에 소개하기로 한다. 문우인 로웰과 홈스, 역사학자 그린, 출판업자 필즈 등이 이 작업에 동참하고 그들은 '단테 클럽'을 결성한다. 하지만 유럽의 자유로운 문학과 사상을 배척하던 문학적 보수주의자들과 하버드 대학은 롱펠로의 작업에 조직적 방해를 가하려 한다. 가톨릭 문화를 경계하던 신교도들도 이들과 협력해 롱펠로의 명성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음모를 꾸민다.

이즈음 보스턴에서는 저명한 인사들이 기괴하게 죽어가는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사건의 단서조차 건져내지 못하고, 도시 전체가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다. 롱펠로는 베일에 가려졌던 사건의 전말이 신문을 통해 공개되자, 이 연쇄 살인 사건이 단테의 '신곡' 중 '지옥 편'의 형벌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혼란에 빠진다.

노예 송환법(도망간 노예를 주인에게 돌려주게 한 법)을 막지 않았던 판사의 경우는 '지옥 편' 중 세번째 노래 '중립자의 죄'와 들어맞았다. 유명 목사가 시체들이 즐비한 납골실 바닥에 거꾸로 묻힌 채 불에 타 숨진 사건은 '지옥 편' 열아홉번째 노래 '성물 매매의 죄'에 해당했다.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사업가가 온 몸이 찢겨 고통받는 것은 그 스물여덟번째 노래 '이간질의 죄'와 일치했다….

단테 클럽은 실제 롱펠로가 1881년 창설한 것으로 현재의 미국 단테 협회(인터넷 홈페이지 www.dantesociety.org) 의 전신. 소설 '단테 클럽'은 연쇄 살인 사건을 줄거리로, 그 이면에 하버드 대학 내의 세력 다툼, 신ㆍ구교의 갈등, 이주 노동자와 시민의 불화, 노예해방을 위해 시작됐지만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끝나버린 남북전쟁 등 당시 미국이 겪고 있던 모순과 갈등을 생생하게 고발하고 그 의미를 통찰한다. 롱펠로는 물론 에머슨, 에드거 앨런 포, '주홍 글씨'의 나다니엘 호손, '백경'의 작가 허만 멜빌 등이 실명으로 등장해 지적 추리의 즐거움을 준다.

작가 매튜 펄은 하버드 대 영미문학과와 예일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8년 단테 클럽에 대한 연구로 미국 단테 협회가 주는 단테 상을 받은 수재. 그가 소설로 쓴 이 단테 클럽 이야기는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돼 '다빈치 코드'와 함께 역사 추리소설의 바람을 일으켰다.


■ 환관과 궁녀
박영규 지음
김영사 발행ㆍ1만4,900원



환관(宦官)을 부르는 명칭에는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었다. 환관처럼 환(宦) 자가 들어가는 것이 그 한 가지, 엄인(閹人)처럼 엄(閹) 자가 들어가는 명칭이 또 한 가지 부류다. 환(宦)은 그대로 글자를 풀어보면 '궁궐 안에 사는 신하'라는 뜻이 나온다.

그렇다면 엄(閹)은 어떤가. 고대에 이 글자는 문(門)을 빼고 엄(奄)으로만 사용했다. 이걸 풀어보면 대(大) 자와 구(口) 자와 비(匕) 자의 결합이다. 大는 사람, 口는 남성의 濚? 匕는 칼을 의미한다. 곧 '칼로 양물을 잘라낸 사람'이라는 뜻이다. 신체적 특징으로 환관을 부른 것이다. 엄인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대궐의 문을 지키는 것이었기에 문(門) 자가 붙은 것이다.

왕조시대 대궐의 왕과 왕비나 후궁, 궁녀 등이 머무르는 내궁을 지키고, 왕명을 전달하기도 하며 궐내의 온갖 잡일을 도맡았던 환관은 곧 왕의 수족이었다. 그러나 때로 환관은 왕을 갈아치우기까지 하는 막강한 권력자로 돌변했다. '삼국지'가 후한 왕조를 좌지우지했던 10명의 환관 십상시의 난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이야기다. 환관 제도가발달했던 중국 왕조의 경우 당, 명 왕조는 '환관의 나라'라고까지 불릴 정도였다.

우리 역사에서 환관의 역할은 어떤 것이었을까. '환관과 궁녀'는 궁궐의 가려진 두 세력, 환관과 궁녀에 대한 흥미진진한 역사서다.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등 '한 권으로 읽는…' 시리즈를 밀리언셀러로 만들며 역사 대중화 붐을 일으켰던 박영규가 이번에는 흥미로운 역사의 뒷무대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누가 왜 환관이 되었으며, 역사를 뒤흔든 환관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우리 역사는 물론 중국의 역사를 통해 자세히 고증한다. 거세 전문 기술자인 엄공(閹工)의 환관 만들기, 동양 역사서의 가장 큰 봉우리인 '사기(史記)'를 쓴 사마천이 사기를 집필한 계기가 되기도 했던 형벌인 궁형(宮刑) 이야기 등이 생생하다. 최근 TV드라마로 큰 인기를 모았던 대장금 등 의녀를 포함한 궁녀 이야기도 역사의 뒤안에 가려졌던 주변인들을 주인공의 모습으로 복원시킨다.


■ 디오니소스



디오니소스는 그리스 신화의 올핌포스 12신의 하나, 바로 인류에게 포도주를 선물한 주신(酒神)이다. 로마 신화의 바커스에 해당한다. 어원적으로는 '불완전한 신'이라는 의미의 디오니소스는 포도주를 관장하는 술의 신이면서 또한 연극의 신이기도 하다. 그리스 연극이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니체는 세상을 아폴론 적인 것과 디오니소스 적인 것으로 나누기도 했다. 태양의 신 아폴론의 세계가 있다면, 밤이 되어야 비로소 술 취해 어슬렁거리며 나타나는 디오니소스의 세계가 있다. 신비하고 몽환적인 세계다.

이 책은 디오니소스의 전기다. 저자인 고대사학자ㆍ언어학자 앤드루 달비는 신화 속에 단편적으로 언급된 디오니소스의 이야기들을 종합해 '신의 전기'를 만들었다. 제우스가 강에서 헤엄치던 아름다운 세멜레에게 반해 잠시 바람을 피워 태어난 디오니소스의 탄생 이야기부터 인도 등 여러 나라의 정복, 여인들과의 사랑, 테세우스에게서 버림받은 아리아드네와 부부가 된 이야기 등이 소설처럼 흥미롭게 그려진다. 랜덤하우스중앙 발행ㆍ1만2,000원.

■ 동경대 강의록

"피터 드러커는 '넥스트 소사이어티'에서 다음 세계가 있다고만 했을뿐 그것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않았다. 다니엘 벨은 '탈산업사회'에서 그것이 공업사회가 아닌 다른 것이라고만 했다.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개' 다음에는 '말'이 왔는데, '말'이 아닌 다른 것이 온다고만 했을뿐 그것이 '뱀'인지 '양'인지 말하지 않았다."

일본 경제기획청장관을 역임하고 현 고이즈미 내각 특별고문으로 있는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는 이렇게 너스레를 떨면서 그것을 '지가사회(知價社會)'라고 정의한다. 지식가치사회(Knowledge Value Society)가 바로 근대공업사회를 넘어 올 문명의 미래라는 것이다. 그는 근대공업사회의 규격대량생산 시스템과는 달리 지가(知價)가 가변적이고, 예측 불허이며, 저장 불가라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지며 미래사회는 '지가혁명'으로 생성된다고 주장한다.

2002년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센터에서 한 12회 강의 내용을 수록한 책이다. 동양문고 발행ㆍ1만3,500원.




/하종오기자 joha@hk.co.kr


입력시간 : 2004-07-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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