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후의 웰빙보감] 생리적 기능과 노화방지


한의학의 바이블이라고 하는 ‘황제내경’은 사람의 생리적인 주기를 설명하면서 여자는 7년, 남자는 8년을 주기로 몸이 변한다고 가르친다. 남녀 칠세 부동석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7세가 되면 여자가 처음으로 몸이 변해 남자와 여자를 구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팔청춘’은 남성의 2차 성징이 나타나는 16세를 말하고, 여자는 2X7인 14세에 2차 성징인 생리가 시작된다. 여자는 7이 5번 도는 35세에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고 꽃이 활짝 폈다 지는 것처럼 몸이 점차로 안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반면 남자는 5X8이 되는 40세를 넘어서면서부터 머리가 빠지고 몸이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다. 여성에서 갱년기는 7X7인 49세 전후로, 성적 능력도 떨어지고 더 이상 자녀도 가질 수 없게 되지만 남성은 8X8인 64세까지 생식능력을 갖는다.

요즈음 ‘웰빙’ 바람이 거세지면서 무엇보다 몸이 편하고 마음 편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 한의학적으로 진정한 웰빙은 위에서 언급한 생리주기보다도 훨씬 느리게 그 생리주기가 발현되도록 하는 일이다. 즐겁게 살려는 노력에다 적절한 운동과 補養(보양 ; 몸을 보호하고 양육한다는 뜻)을 더해 항상 일정한 정신적, 육체적 리듬을 유지하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노화를 방지하는 방법이다.

병원에서는 ‘노화클리닉’ 이라 하여 성장호르몬을 주사하는 치료를 많이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노화가 단순하게 호르몬 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생리주기에 따르면 대략 40세부터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는데, 나이가 듦에 따라 인체의 모든 기능이 약화되고 몸의 기운과 혈액량의 순환이 약해지고, 소위 陽氣(양기:성적 능력의 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기온변화에 대한 적응력 또는 생명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활력 정도를 이른다)와 진액(호르몬까지를 포함한다.)이 부족해지는 등 노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결국 외부의 환경 변화에 적응하거나 과도한 자극에 대처해 극복하는 능력이 떨어지며,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기초가 약해지게 된다는 의미다.

노화에 대해 동의보감은 ‘정미로운 기운과 혈을 보양하게 되면 늙지 않고 머리카락도 검어지고 빠지기 않는다’고 적고 있다. 반면 몸이 늙으면 ‘머리카락이 누렇게 되면서 빠지고 몸이 허약하고 지치니까 반드시 장부의 기운을 적절하게 보강하여야 한다’고 했다.

한의학에서는 건강 장수를 위한 요령으로 자연의 변화에 따른 생활 방식을 실천하며, 정신적, 육체적인 과도한 스트레스 및 필요 이상의 흥분이나 울분상태를 피할 것을 강조한다. 음식 섭취에 있어서도 편식을 하지 않고 조금 적은 듯 먹으며, 과도한 술, 지방, 염분 섭취는 제한한다. 갖가지 영양소가 들어있는 오미를 체질에 따라 적절히 조화되게 섭취하고 보약으로 몸의 허약상태를 보하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장수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보통 한의학적인 ‘노화방지크리닉’들은 오장육부의 손상된 기운을 보강하고 기혈(기운과 피순환)을 잘 통하게 하여 스스로의 생명력을 증강시킴으로써 노화를 방지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복용하는 한약은 허약한 체질에 원기를 보충해 덜 지치게 하고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과정을 늦춰주며 세포의 재생과정을 촉진하는 것이다. 또 호르몬 분비 기능의 퇴화를 막는 작용을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균형 잡힌 식단인데 육류나 버터 등 동물성 음식 섭취를 피하고 식사할 때 신선한 야채와 과일, 곡류, 버섯, 해조류 등을 함께 먹어야 몸이 깨끗해지고 가벼워진다. 또 몸의 신진대사가 떨어질 때 과식을 하면 체지방 등의 노폐물이 축적돼 기순환이 떨어지면서 노화의 원인이 된다. 최근 단식이나 소식으로 노화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행해지는 이유다.

여기서 잊어서 안될 것은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풀기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음악감상 독서 명상 노래하기 기도 등을, 육체적 스트레스는 헬스 요가 태권도 자전거 타기 쇼핑 산책 등을 자주 하면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입력시간 : 2004-08-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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