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비디오, 정말 효과가 있을까?


‘몸짱’과 ‘다이어트’, ‘웰빙’ 삼박자가 만나 만든 비디오가 여성들의 한결같은 숙원을 풀어주겠다고 손짓한다. 환상적인 몸매의 주인공이 “전 이렇게 뺐어요~”라며 성공담을 들려주면 얇은 귀가 팔랑거리지만, 한편으로는 ‘살 빠지면 입겠다고 구입한 한 치수 적은 청바지처럼 집안 어딘가에 먼지만 쌓인 채 방치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망설여진다. 소위 연예인들의 다이어트 비디오, 상술에 젖은 달콤한 유혹인가, 내 인생 광명을 찾아줄 구원의 손길인가? 직접 체험한 황신혜, 조혜련, 정다연, 원정혜 다이어트 비디오를 분석한다.

▲ 최고급 휘트니스 부럽지 않은 다이어트 비디오

임신한 것도 아닌데 배가 남산만하고, 올림픽에 출전할 것도 아닌데 팔뚝과 다리통은 운동선수 못지않게 육중하다. 해가 바뀔 때마다 다이어리 첫 장을 장식하는 ‘다이어트’계획은 연례행사가 되어 더 이상 자극제가 되지 않고, 한 달에 반도 출석하지 못하는 헬스클럽에 등록하는 것도 이제는 민망할 뿐이다.

그렇다고 내 몸에 붙어 있는 징글맞은 살들과 평생 동고동락 할 수는 없는 일. 몸짱 아줌마처럼 봄날을 되찾고, 황신혜처럼 예쁜 딸과 함께 행복한 중년을 보내기 위해 다시 한번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로 결심한다. 모기다리보다도 약한 의지력이 의심스러워 거금을 투자하기 겁난다고? 그렇다면 최고급 피트니스 센터 등록비용 100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다이어트 비디오를 구입해 개인 강습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해보자. 1만원~2만원대로 체계적인 운동법과 함께 다이어트 선배들의 체험담까지 들을 수 있으니 귀가 솔깃해지는 제안 아닌가?

슈퍼모델 1호인 이소라의 ‘슈퍼다이어트’를 시작으로 해마다 우후죽순 늘고 있는 다이어트 비디오에는 각 주인공들이 체험한 살 빼기 비결과 운동법이 들어있다. ‘봄날을 돌려주마’고 약속하는 몸짱 아줌마 정다연은 불필요한 지방을 분해시키고 근육을 늘리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멋진 바디라인’을 되찾아 준다는 황신혜는 섹시하고 탄탄한 몸매를 만들어 주는 덤벨 운동과 스트레칭을, ‘군살과 스트레스를 날려 버려라’는 조혜련은 태권도와 권투 동작을 응용한 태보 다이어트를, 행복한 원정혜는 몸과 마음의 전신 근육을 자극시켜 다이어트는 물론 심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요가법을 제안한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군살 하나 없는 몸매를 자랑하는 탤런트 황신혜의 ‘Style by cine’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이판과 제주도에서 촬영한 영상물은 한편의 패션화보집을 보는 듯 아름답다.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환상적인 황신혜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열심히 운동해서 저렇게 돼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막상 동작을 따라하다 보면 반복해야 하는 횟수와 운동시간을 말해주지 않아 얼마나 운동해야 하는지 당황스럽다. 한 가지 동작을 여러 방향에서 촬영해 보는 이들을 배려했지만, 60분 동안 너무나 정적인 화면을 보고 있자니 재미가 없다. 처음 스트레칭 자세까지는 따라하다가 어느 순간 바닥에 엎드려 ‘저렇게 큰딸이 있는데…. 황신혜 정말 대단하다!’만을 연발하다가 1시간이 흘러간다.

요가 전도사 원정혜 박사의 ‘다이어트 요가’는 전신의 근육을 사용한 자세로 하여 건강 유지는 물론 심신을 안정시켜준다. 비디오에 나오는 동작을 할 수만 있다면 살이 문제가 아니라 무병장수도 가능할 것 같다. 문제는 ‘기예’에 가까운 요가 동작들을 절대 흉내 낼 수 없다는 것. 초보자들의 경우 처음부터 따라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단 자세가 안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자신감을 잃게 만들어 두세 가지 동작을 따라 하다가 포기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을 빼려면 먼저 마음의 살을 빼야 한다’라는 교훈적인 이야기와 차분한 진행,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악, 비디오 후반부에 나오는 명상법 등은 지친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몸짱 아줌마’로 더 유명한 정다연의 ‘봄날 휘트니스’는 유산소 운동으로 필요 없는 군살을 줄이면서 근력운동으로 몸 전체를 탄력 있게 만드는 방법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리얼 타?방식이라 ‘몸짱 아줌마’와 같이 운동한다는 기분이 들고, 호흡 그래프가 있어 초보자들의 숨쉬는 습관까지 세심하게 헤아렸다. 하지만 운동 시작 전 파워 워킹에 필요한 20분에 대한 시간 배분이 없는 게 아쉽다. 비디오를 멈추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또 운동에 필요한 기구를 미리 알려주지 않아 몇 가지 동작은 따라하지 못하는 점도 있다.

개그우먼 조혜련의 ‘태보(태권도의 발동작, 권투의 손동작, 에어로빅의 스텝으로 만든 동작) 다이어트’에는 격투기의 액티브한 동작과 에어로빅의 리듬감으로 다이어트를 넘어 탄력 있는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이 주제다. 신나는 음악에 빠른 동작을 따라하다 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25분 동안 가만히 서 있는 시간은 10초도 되지 않기 때문에 가쁜 호흡만으로도 살이 빠지는 느낌이다. 여러 가지 동작을 반복하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재미있고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특히 중간 중간에 조혜련 특유의 “조금만 더! 25분이면 끝나요!”, “ㅇㅇ아줌마, 거의 다 끝났어!”라는 유머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다잡아준다.

스튜디오에서만 촬영했기 때문에 다양한 볼거리는 없지만 비디오를 꽂기가 무섭게 태보 자세가 시작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손실이 없다. 감상용이 아니라 매일 따라 해야 하는 다이어트 비디오를 고를 때 이 점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매번 빠르게 감기를 반복하는 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비디오 네 편을 분석한 결과, 각각의 운동 효과나 방법은 모두 탁월하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명심해야 하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무엇보다 자신을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 ‘내 몸 하나도 추스르지 못하는데 무슨 일을 하겠나’ 라는 생각으로 어떤 운동이든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한다면 효과는 분명히 보장된다. 당신의 눈을 자극시켰던 그 다이어트 비디오 주인공의 건강한 몸이 바로 증거다.

자료제공 : 비엠코리아(www.bmkorea.co.kr/), 비트윈(www.bitwin.co.kr)

김세나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4-08-25 14:06


김세나 자유기고가 senar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