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신간안내] 개혁의 덫·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3 外


▲ 개혁의 덫 / 장하준 지음

“ 한 가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 중 많은 것들이 우리가 개혁이라는 ‘ 덫’에 걸린 결과라는 점이다.” 저자 장하준은 자유 무역과 시장 경제에 대한 서구 선진국들의 위선적 행태를 실증적으로 비판한 저서 ‘ 사다리 걷어차기’로 2003년 뮈르달 상을 받으면서 각광 받은 젊은 경제학자다. 이 책은 그가 최근 한국 경제를 지켜보며 신문 등에 실은 글과 인터뷰를 모은 것. 그는 “ 외환 위기 이후 7년 가까이 개혁이 추구된 지금, 그 결과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투자 붕괴, 실업난, 소비 감소, 가정 파괴 등 사회적 문제, 투기, 절대빈곤층의 두 배 이상 증가….

“ 개혁이라는 도덕적 오만이 과거 (경제 체제)의 모든 것을 거부하게 만든 데다, 신자유주의적(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영미식 신자유주의적) 제도 및 정책을 무분별하게 도입하면서 이 모든 결과가 초래됐다”고 그는 말한다. 부키 발행ㆍ9,800원.


▲ 나의 해방 전후 / 유종호 지음

원로 문학평론가 유종호 연세대 특임교수가 국민학교에 들어간 해(1941년)부터 중학 3학년(1949년) 때까지의 유년기를 돌아봤다. 그는 “ 해방 전후 십 년간의 삶의 결과를 재현”하려 한다. “ 온전한 과거 이해 없이 적정한 현재 이해는 불가능하다. 근접 과거에 대한 우리들의 이해는 너무나 허술하고 그것은 현재의 온전한 파악을 저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될수록 많은 사람들이 각자 살아온 시대를 생생하게 증언해서 근접 과거의 온전한 사회사(社會史) 정립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가 보여주는 당시 한국인의 ‘ 삶의 세목(細目)’들은 낯설기만 하다. 해방 이튿날 니시하라라는 이름 대신 이종환이라는 이름으로 불러 달라던 담임 선생님과의 통성명 의식, 영양 부족으로 누구나 부스럼을 앓아 고약이 방방곡곡 최고의 매상을 올리던 시절, 좌우로 나뉜 중학생들이 피 터지게 싸워도 교사도 무서워 말리지 못했던 시절. 민음사 발행ㆍ1만2,000원.


▲ 매독 / 데버러 헤이든 지음

매독을 완치할 수 있게 된 것은 페니실린이 발견된 1943년이었다. 그 이전까지 매독은 지금의 에이즈와 마찬가지의 질병이었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의 인구 중 15%가 매독 환자였다. 당시를 대표하는 문인 보들레르, 포파상, 플로베르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들만이 아니다.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링컨, 고흐, 니체, 오스카 와일드, 제임스 조이스, 히틀러도 매독 환자였다. 그것도 모자라 고야, 하이네, 공쿠르 형제, 마네, 알퐁스 도데, 랭보, 알 카포네, 처칠의 아버지 랜돌프 처칠까지 그랬다면 무어라 할 것인가.

이 책은 유럽과 신대륙에서 수백만 명이 매독으로 희생된 1493년부터 약 500년 간의 매독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 우리의 뼈 속에 매독이 살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혈관 속에는 공화주의 정신이 숨쉬고 있다’고 한 보들레르, ‘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썩어간다’고 한 플로베의 절규가 들리는 듯한 책이다. 이종길 옮김. 길산 발행ㆍ2만원.

::::: 신간 안내 :::::

▶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3

1999년 1,2권이 출간돼 대중 역사서 붐을 일으켰던 시리즈의 3권. ' 백제는 중국 요서 지역을 지배했는가', ' 고려장은 있었는가' 등 한국사에 대한 19가지 의문과 대답. 이덕일, 김병기 지음. 김영사 발西?만1,900원.

▶ 영원한 어린 아이, 인간

유아화(幼兒化)라는 코드로 인간의 진화를 설명한다. 남자들은 왜 여자의 커다란 젖가슴에 열광하고 여자들은 왜 귀엽고 다정한 남자에게 끌리는가. '유치원이 되어 버린 세상'을 다룬다. 클라이브 브롬홀 지음. 작가정신 발행ㆍ2만2,000원.

▶ 戰神(전신) 조훈현

' 바둑 황제' 조훈현의 40년 바둑 인생을 담은 전기. 그의 조카이자 소설가인 김종서가 가까이서 지켜본 가족 이야기, 성장 과정, 대국 전적, 고뇌와 좌절, 용기와 성공을 글과 사진으로 생생하게 담았다. 청년사 발행ㆍ9,800원.

▶ 불패의 법칙

' 손자병법'에 경영학 이론을 접목시킨 경영 전략을 제시한다. ' 손자병법'의 원문을 해석ㆍ설명한 다음, 기업 사례를 들어 활용 가능한 경영 이론과 응용 방향을 소개했다. 유기현 경희대교수 지음. 21세기북스 발행ㆍ1만5,000원.

▶ 크리에이티브의 길을 묻다

김병희 서원대 교수가 카피라이터의 대부로 불리는 김태형를 비롯해 신인섭, 윤석태, 이기흥, 김세민, 이강우, 전유성, 이성구, 박우덕, 권희덕 등 창의성을 인정받은 국내 광고인 10명을 인터뷰했다. 살림 발행ㆍ1만2,000원.


입력시간 : 2004-08-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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