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신간안내] 서기 1000년의 세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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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기 1000년의 세계/ 프란츠-요제프 브뤽게마이어 등 지음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0년 전의 세계를 다시 조망해본 책이다. 서기 1000년 당시의 세계는 서로 어떻게 분리되고 연결되어 있었으며 당시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시간관’ ‘문화의 전수’ ‘농경문화’ ‘도시와 도시인’ ‘통신과 무역’ ‘전쟁과 정복과 약탈로 재편된 세계 판도’로 나눠 서술했다. 뉴 밀레니엄을 앞두고 1999년 독일 할레에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를 모티프로 9명의 학자들이 수행한 학제간 공동연구 결과를 결집한 책이다.

서기 1000년을 전후한 시기는 서구문화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암흑의 시대’로 일컬어진다. 하지만 이 책은 이 같은 서양 중심적 시각의 중세사와 달리 이슬람, 인도,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의 역사와 문화를 같은 비중으로 다루면서 중세 유럽을 제외한 이들 다른 지역에서는 훨씬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문화가 꽃피었다는 사실을 밝힌다. 200장이 넘는희귀 사진과 지도 등 자료가 풍부하다. 이동준 옮김. 이마고 발행ㆍ2만5,000원.

▲ 비만의 제국 / 그렉 크리처 지음

“20세기 최대 위협이 에이즈였다면 21세기 최대의 위협은 당뇨병이 될 것이다.” 당뇨병의 주원인은 비만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비만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확산되는 질병’ 즉 전염병으로 규정했다. 이 책은 ‘세계는 미국 발(發) 비만으로 멸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비만의 종주국이자 전 세계에 비만을 전염시키는 나라 미국의 비만에 얽힌 정치적, 사회적, 상업적 논리를 명쾌하게 파헤친다.

비만은 무절제한 식습관, 운동 부족, 아니면 유전적 원인에 따른 개인적 문제인가? 저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동기에서 탄생한 고칼로리 팜유, 철저히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패스트푸드 업계의 메뉴 개발ㆍ조리 방식 및 기부금을 통한 학교급식 점령, 먹어도 살이 안찐다는 식의 엉터리 다이어트 이론 등 정치부터 교육현장까지 미국이 1980년대 후반 급격히 비만 사회가 된 원인을 밝혀낸다. 이미 인구의 30%가 과체중이라는 한국 사회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노혜숙 옮김. 한스미디어 발행ㆍ1만5,000원.

▲ 책문 / 김태완 지음

책문(策問)은 조선시대 과거의 마지막 관문으로 최종 합격자 33명의 등수를 정하는 시험이었다. 왕이 당장 시급하게 힘써야 할 국가정책(時務策)이 무엇인가 묻는 형식으로, 과거 응시자가 왕이나 재상이라면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지 답하는 시험이었다. 요즘 말로 하면 국가 비전이라는 화두를 놓고 왕과 젊은 인재들이 나눈 열정적 문답이었다.

‘지금 가장 시급한 나랏일이 무엇인가’ 하는 광해군의 물음에 임숙영은 광해군의 실정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나라의 병은 임금에게 있습니다”라고 답해, 광해군이 그의 이름을 삭제할 것은 명하는 삭과(削科) 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책문의 주제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외교 군사 교육 풍속 등 나라살림의 전 분야에 걸쳐 있었다. ‘술의 폐해를 논하라’는 중종, ‘정벌이냐 화친이냐’를 물은 선조, ‘인재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라고 물은 세종 등의 책문을 율곡 이이의 책문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태완이 풀어 썼다. 소나무 발행ㆍ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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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어 & 드래곤

시베리아에서 거대한 유전과 금광이 발견되면서 드러나는 중국(드래곤)과 러시아(베어)의 야욕, 미국의 대응. 테크노 스릴러의 대가로 불리는 톰 클랜시의 소설 답게 흥미진진하다. 전 5권 중 2권이 먼저 출간됐다. 노블하우스 발행ㆍ각 권 8,500원.

▲ 시간이 잊어 버린 아이들

독일 신문 기자 칼 세르만이 2년간 세계를 돌며 만난 아이들 30명의 이야기. 각자 처한 일상에서 행복과 희망을 찾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 장혜경 옮김. 푸른숲 발행ㆍ1만2,000원.

▲ 진정한 부(富)

'나무를 심은 사람'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현대문학의 대표적 작가 장 지오노가 전하는 이야기. 자본주의와 도시 문명, 지식이 만들어내는 '사이비 부'에 현혹되지 말고 자연이 주는 진정한 부를 누리라는 메시지. 김남주 옮김. 두레 발행ㆍ8,900원.

▲ 칼날 위의 길을 가다

신라 말기 진성여왕 시대를 다룬 역사 소설. 숙부와 통정하는 등 성적으로 문란했던 것으로 알려진 진성여왕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지?한국 사회가 당시의 풍경과 닮았다고 경고한다. 김정산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발행ㆍ전 2권 각 권 8,000원.

▲ 러시아 비즈니스

연 평균 7%의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러시아. 마피아, 세금, 무소불위의 행정 권력 등 대 러시아 사업에서 맞닥뜨리는 문제 해결 방법과 비즈니스 지침, 한국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 윤성학 지음. 아라크네 발행ㆍ1만8,000원.


입력시간 : 2004-09-0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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