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신간안내] 탐서주의자의 책·김승옥 소설전집 ▲ 탐서주의자의 책 / 표정훈 지음 저자 표정훈은 자신의 직업적 정체성을 ‘매문가(賣文家)’로 규정한다. 그가 정의하는 매문가는 ‘글을 팔아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다. “글을 제조해서 납기일에 납품하고 돈을 받는” 일종의 글 제조업자이다. 그의 매문은 책을 통해 가능하다. ‘책의 갈피마다 나 있는 길, 책과 책 사이, 책과 사람 사이, 책과 세상 사이로 나 있는 길’을 걸으면서 가능하다. 호모 비블리쿠스(homo biblicus) 즉 ‘책 사람’을 자처하는 그의 이 책은 책에 대한 욕심, 책을 통해 형성된 정체성, 책에 얽힌 갖가지 이야기들을 펼쳐놓은 마당이다. 저자가 정의하는 탐서주의자는 “책의 소유를 유일지상의 목적으로 삼고, 책 내용보다는 책 자체를 중시하며, 책을 진(眞), 선(善) 위에 두는 사람”이다. “전지(全知)는 다만 신의 몫이며, 인간은 전지 가운데 아주 작은 조각들을 한 권 한 권의 책으로 나누어 주고 받으며 전지에 조금씩 아니 영원히 다가가는 존재들”이다. 마음산책 발행ㆍ1만1,000원. ▲ 블루 베어를 찾아서 / 린 스쿨러 지음 세계에 100마리도 채 안된다는 희귀한 곰 블루 베어를 찾아 알래스카 오지를 뒤지는 두 사나이의 우정, 알래스카의 신비한 야생과 아름다운 자연을 그린 다큐멘터리. 저자 린 스쿨러는 알래스카 오지로 사진작가들이나 과학자들을 데려다 주면서 그들이 원하는 사진을 찍도록 도와주는 가이드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미치오 호시노는 그와 함게 알래스카 구석구석을 뒤지며 십여 년 간 블루 베어를 찾는다.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블루 베어의 행방에 둘은 서서히 지쳐가지만, 함께 한 시간만큼 우정이 싹튼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때와 다름없이 고객들에게 알래스카의 아름다운 자연과 야생을 보여주던 린은 미치오가 곰에 물려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린은 곰을 찾고 사진 찍는 것 자체보다, 친구과 곰을 찾아다닌 행위 그 자체가 더 소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유혜경 옮김. 뜨인돌 발행ㆍ1만2,000원.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소나무 / 전영우 지음 전영우 국민대 교수가 3년 동안 전국의 주요 소나무 숲 29곳을 다니며 소나무와 관련한 역사 문화 생태 환경 이야기를 쓰고, 화가 이호신이 그림을 그렸다. “소나무 아래서 태어나고, 소나무와 함께 살다가, 소나무 그늘에서 죽는다”고 할 정도로 소나무는 우리 민족, 역사와 특별한 관계를 맺어온 나무다. 척박한 땅에서도 굳게 뿌리 내리는 생명력, 굽이치면서 옹이 박힌 모습으로 우리 삶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해왔다. 그런데 이런 소나무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인간 생활상이 달라지면서 활엽수에 자리를 내어주고, 솔잎혹파리 등 병충해로 소나무 숲은 사라지고 있다. 우리와 늘 함께 해왔던 소나무가 언젠가는 보호수로나 연명하게 될 지도 모를 지경이다. 저자는 우리의 생활에 얽힌 소나무 문화, 우리의 정신사에 이어지는 소나무의 기상을 통해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소나무 숲을 살리는 방법도 제안한다. 현암사 발행ㆍ1만9,500원.
입력시간 : 2004-10-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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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