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후의 웰빙보감] 원형탈모


“… 쏟아지는 비난들은 제 자신마저 저를 죄인인양 죄책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원형탈모라는 것도 생기더군요, 머리도 빡빡 깎고 싶었는데 오백원짜리 만하게 머리 몇 군데가 빠지고는 다시 머리가 나지 않으니 시원히 깎을 수도 없었습니다.”

얼마 전 일시 귀국한 박찬호(31ㆍ텍사스 레인저스) 선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원형탈모증’으로 마음고생을 한 사실을 밝혔다. 박찬호뿐 만아니라 최근 20∼30대 사이에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 ‘원형 탈모증’이 확산되면서 고민에 빠진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의 한 통계에 따르면 탈모환자의 절반 이상(55%)이 원형탈모증 환자(남 27.9%, 여 27%)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형탈모증은 갑자기 자각증상 없이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원형 또는 타원형 등 다양한 크기로 탈락하는 질환이다. 대개 약 80%는 충분한 수면과 휴식, 혹은 간단한 치료만 으로 2~3개월 내에 회복되는데 3개월이 넘고서도 잘 회복이 되지 않고 탈모반이 넓어지거나 탈

모반의 숫자가 많아지고, 또 전체적인 탈모로 진행되는 경우는 악성에 속해 치료를 해야 한다.

원형탈모로 인한 전체탈모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자가면역 메커니즘에 따라 모낭주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탈모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정서적 불안이나 걱정, 심리적 스트레스의 영향을 커 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 결혼을 앞둔 처녀나 수험생 등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원형탈모에 이어 많이 나타나는 탈모로는 남성호르몬 중 ‘안드로겐(androgen)’의 과다분비에 의한 안드로겐성 탈모증(남성형 탈모)인 것으로 조사되었다.(전체 26.1%, 남 17.1%, 여 9%)

흥미로운 점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에 의한 탈모가 여성에게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유는 남성의 고환에서 분비돼 대머리를 일으키는 안드로겐이 여성의 경우에도 난소와 부신에서 분비되기 때문이다.

원형탈모와 안드로겐성 탈모에 이어 ‘휴지기 탈모’가 많이 발생하는데 휴지기 탈모증이란 모낭이 어떠한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해진 생장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모발이 성장기에서 휴지기로 이행하게 되면서 탈락하는 증상이다.

휴지기 탈모의 원인이 되는 것은 오장육부의 불균형, 두피 경락 흐름의 이상, 출산과 수술, 심한 열병, 약물복용, 다이어트와 패스트푸드 등에 의한 영양결핍 등이 있다. 흔히 ‘애를 낳고 백일이 지난 후 머리가 많이 빠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휴지기 탈모증에 속한다.

흔히 악성의 원형탈모증이나 남성형탈모는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를 하다가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 유전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당수 원형탈모와 남성형탈모(여성탈모 포함)환자들은 휴지기 탈모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탈모 원인을 적절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면 탈모가 완화되거나 일정 정도 정상에 가까운 모발상태로 회복하기도 한다.

20~30대 탈모환자가 증가하고 여성 탈모가 증가하는 것은 스트레스 증가와 식생활 변화에 따른 신체리듬 이상 때문으로 보인다. 이처럼 탈모에는 유전적인 요인 외에 후천적인 요인들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탈모를 방지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입력시간 : 2004-11-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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