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후의 웰빙보감] 꿈과 간(肝)의 이상


잠을 잘 때 우리는 항상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다. 프로이트는 최초로 꿈 속에 숨어 있는 욕망이나 불안을 자유연상(自由聯想)에 의해 찾아내 상징하는 내용을 해석하였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수면 중에는 평소 억압되어 왔던 욕망이나 불안이 꿈에 변형된 모습으로 떠오르는 것이라 한다.

건강과 관련한 꿈 해석 또한 다양하다.

꿈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나는 꿈을 안 꾸는데 이상한 것인가?’하며 물어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의보감에는 ‘건강한 사람은 꿈이 없는데 꿈이 없는 것은 신(神)이 강한 상태이기 때문이며, 건강하면 신(神)이 집을 지키는 것 같이 안정적이어서 밖으로 나가지 않아 꿈이 없다’고 했다. 꿈을 자주 많이 꾸면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약해져 있는 하나의 징표로 보는 것이다. 또 ‘현몽’이라 하여 미래를 보는 꿈 이야기나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꾸는 꿈 등은 꿈에 대한 다른 해석 방법이다.

한의학에서는 꿈의 패턴에 따라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해석한다. 예를 들면 꿈에서 심하게 다투거나 화를 내면 간, 담 경락에 이상이 있는 것이고 꿈에 먹는 꿈을 꾸거나 음식이 모자라는 꿈을 꾸면 비위계통의 기능이 약한 것이며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꿈을 꾸면 신장의 기능이 약한 경우이다.

‘이 사람 간뎅이가 부었구만 어찌 그런 일을 하는가?’라고 말할 때의 간은 한의학적으로는 간 기운의 흐름(간경락)이 이상 발현된 것을 말한다. 원래 간(족궐음 간경락)의 기운은 장군과 같이 지휘 판단을 해야 하는 기관으로 스트레스가 과다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쉽게 화를 내기 쉽다.

또 우리말에 ‘담대하게 적과 맞서 싸우다’라는 말은 용기를 내 대적하기 어려운 상대에 과감하게 대적한다는 뜻이다. 이때 ‘담대하다’는 말은 담이 크다는 뜻인데, 단순하게 쓸개가 크다는 뜻이 아닌 ‘담경락 기운이 강하다’는 의미이다.

이런 용기와 판단을 주관하는 간과 담의 경락기운(한의학적으로는 간과 담은 표리관계로 서로 속성이 같다)이 이상이 생기면 꿈에 심하게 다투거나 화를 내기가 쉽다는 의미이다.

동의 보감에서는 간(肝)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한다. ‘간의 기운이 허약한 사람은 쉽게 놀라고 두려워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에 간의 기운이 실(實; 실하다는 것은 염증과 같이 열이 있는 상태와 가깝다. 예; 간염 등)하면 자주 화를 내며 양 옆구리가 아프다.’ 따라서 평소에 자주 화를 내고 옆구리가 아픈 사람은 간의 기운이 실한 상태이며 이런 사람은 꿈에서도 쉽게 분쟁을 일으키거나 화를 내기 쉬운 상태이다. 이쯤 되면 본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자가 점검을 해야 한다.

간의 피로는 일단 일상생활 중에 문제가 나타나는 수가 많기 때문에 자가점검은 우선 생활 습관에서부터 하는 것이 좋다. 우선 피로가 심하지는 않은지, 음주는 과다하게 하지 않는지, 소화력은 정상인지, 배변능력은 정상적인지, 잠은 잘 자고 있는지, 스트레스의 양은 과다하지 않은지 등을 확인해 가능하면 빨리 교정해 주어야 한다.

간의 피로도 허증과 실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허증이면 보강을 해야 하고 실증이면 실한 기운을 덜어내주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허증은 무언가 부족한 증상이니까 최소한 3개월이상 과로를 피하고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기본이고, 실증은 염증과 비슷한 상태이니 음주를 절대로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간이 실하면 배변에 문제가 나타나므로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자가 노력으로 되지 않는 경우에는 장 세척 요법등을 통해 숙변을 배출하는 것이 증상의 호전에 도움이 된다.

입력시간 : 2004-12-0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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