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드라마 왕국 깃발꽂기 '별의전쟁' 개막고현정·권상우·이효리·한채영 등 스타 내세우며 '기싸움'

[배국남의 방송가] 드라마 대전 "채널을 고정시켜라"
KBS·MBC·SBS, 드라마 왕국 깃발꽂기 '별의전쟁' 개막
고현정·권상우·이효리·한채영 등 스타 내세우며 '기싸움'


새해 벽두부터 KBS, MBC, SBS 등 방송 3사의 드라마 대전이 시작되고 있다. 새해부터 뜨겁게 안방을 달구고 있는 드라마 전쟁은 초대형 스타라는 첨단 무기를 장전하고 싸움을 벌인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지난해 KBS의 드라마 독주로 인해 상대적으로 시청자 외면을 받았던 왕년(?)의 드라마 왕국 MBC, 근래 들어 드라마계를 평정하다 정상의 위치가 흔들린 SBS가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다짐하고 있어 새해 초반 드라마 전쟁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고현정 내세운 SBS "봄날에 건다"

방송 3사의 새해 벽두 드라마 대전에는 10년만에 컴백한 고현정, 가수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다 연기자의 영역에 새롭게 도전한 이효리, 그리고 젊은 여성들에게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권상우 등이 출전하고 있다.

MBC는 1월5일부터 시작한 수목 드라마 ‘슬픈 연가’로 승부수를 띄우는 한편 22일부터 새로 신설되는 주말 드라마 ‘제 5공화국’으로 시청 사각지대인 성인 남성 시청자들까지 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브라운관에 펼쳐 보이고 있다. 주연으로 캐스팅된 송승헌이 드라마 준비 도중 병역비리 사실이 밝혀지고 군입대 시기를 둘러싼 논란으로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부터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을 유도한 ‘슬픈 연가’는 시청률의 보증수표이자 여성들이 가장 환호하는 메트로섹슈얼한 이미지를 표상하는 권상우가 출연한다.

그리고 지난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벌여 올 한해를 빛낼 스타로 기대되는 연정훈과 여전히 미인의 전형으로 꼽히는 김희선이 출연해 권상우와 연기 호흡을 맞춘다. 시각 장애여성 혜인(김희선 분)과 기지촌에서 불우한 시절을 보냈지만 음악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디자인해 가는 준규(권상우분), 그리고 재력과 실력을 겸비한 사업의 귀재 건우(연정훈 분) 등 세 남녀의 사랑과 우정이 ‘슬픈 연가’의 핵심 축으로 전개되고 있다.

여전한 권력 '제5공화국' 대 해부

22일부터는 5공화국의 인물과 사건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주말 드라마 ‘제 5공화국’이 안방을 찾는다. 이 드라마에는 전두환역을 맡은 이덕화를 비롯해 임동진, 서인석, 김영란 등 중견 연기자들이 총출동한다.

스타 빅카드로 승부를 거는 쪽은 단연 SBS가 돋보인다. ‘모래시계’ 이후 10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고현정과 최고의 섹시스타 가수로 연기자로 첫 선을 보인 이효리를 시청률 경쟁의 필승의 카드로 빼 들었기 때문이다.

‘봄날’은 고현정과 지진희, 조인성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고현정은 자신의 꿈인 피아니스트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좌절되자 실어증에 걸린 정은역을 맡았다. 고현정은 제작 발표회에서 ‘봄날’로 컴백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며“ ‘봄날’로 제 2의 봄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부족한 가창력에도 불구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창출해 최고의 인기를 누린 이효리는 17일 첫 선을 보이는 월화 드라마 ‘세잎 클로버’에 연기자로 데뷔한다. 이효리는 이 드라마에서 기존의 섹시한 이미지와 상반된 공장 근로자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도 꾀한다. 이효리는 “연기자로 나서면서 매우 부담감이 들었다. 하루 6시간씩 연기 교육을 받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실패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는 각오를 밝혔다.

현대판 춘향이와 이몽룡

2004년 드라마계를 제패한 KBS는 을유년 새해에도 그 여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KBS는 춘향이라는 우리의 고전적 캐릭터를 2005년 오늘의 의미로 재해석한 ‘쾌걸춘향’을 3일부터 방송한다. 한채영이 춘향으로 영화 ‘빈집’의 남자 주인공 재희가 이몽룡역을 맡아 2005년판 춘향과 이도령을 그려내고 있다.

이밖에 새해에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이는 드라마로는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의 명콤비 김종학 PD와 작가 송지나가 다시 손잡고 제작에 들어간 ‘태왕사신기’와 ‘허준’ ‘대장금’으로 50~60%라는 가공할만한 시청률을 기록했던 사극의 명장 이병훈 PD가 기획해 올 가을에 방송할 사극, 그리고 퓨전 사극 ‘다모’로 스타덤에 오른 이재규 PD와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났다가 돌아온 이요원이 손잡고 여름철에 펼쳐 보일 패션 드라마 등이 있다.

또한 지난해 ‘꽃보다 아름다워’로 감동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잡은 노희경 작가가 가을철에 새롭게 선보일 미니 시리즈에도 벌써부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청률 50% 아성 깨질까?

SBS '세잎 클로버' 이효리

이처럼 방송 3사가 새해 벽두부터 드라마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드라마의 시청률 판도가 전체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좌우하는 방송사 내부 요인부터 지상파 방송사의 시청률이 케이블, 위성방송 등에게 상당히 잠식돼 지상파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까지 다양하게 작용하고 있다.

MBC 이재갑 드라마 국장은 “새해에는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선을 보이겠지만 50%대를 기록하는 국민 드라마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드라마를 제작하는 방송사나 외주제작사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고 시청자의 수준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국남


입력시간 : 2005-01-04 16:19


배국남 knbae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