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바다의 맛, 별미 누룽지는 덤

[맛집멋집] 응암동 <풍년명절> 굴밥
싱싱한 바다의 맛, 별미 누룽지는 덤

남한 음식의 별미를 전라도에서 찾을 수 있다면 황해도는 북한의 맛을 대표하는 고장이다. 연평도 등 풍부한 어장을 갖춘 덕에 신선한 식재료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양이 푸짐하고 맛에 기교를 부리지 않아 더욱 정감이 간다는 평을 얻고 있는데. 만두 하나를 만들더라도 재료를 아끼지 않고 큼직하게 빚는 것만 봐도 그들의 음식 문화를 엿볼 수 있다.

황해도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여름철은 온반, 겨울철은 냉면 정도가 알려져 있다. 최근 퓨전 스타일의 온반을 소개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실제 온반의 뜻은 따뜻한 국밥이라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재료는 어느 것이든 사용할 수 있지만, 닭고기가 들어가면 삼계탕과 같은 여름 보양식이 된다.

겨울철 별미로 사랑을 받는 굴밥 역시 황해도 전통 음식이다. 훌륭한 어장을 보유하고 있으니 겨울에는 어김없이 굴을 주제로 한 요리가 등장한다. 굴밥뿐만 아니라 굴깍두기, 굴젓 등 독특한 먹거리가 있다. 달랑무를 잘게 썰은 깍두기에는 젓갈 대신 생굴이 들어가고 굴젓은 발효시키는 대신 무채를 넣어 그 자리에서 싱싱한 맛을 즐긴다.

응암동의 풍년 명절은 황해도 음식 연구가가 운영하는 전통 이북 음식점이다. 주인인 추향초 사장의 고향이 황해도인지라 어릴 시절부터 집에서 먹던 음식에 기본을 두고 소박하지만 푸짐한 황해도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에 몇 안 되는 북한 음식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점차 사라져 가는 전통 요리를 발굴하고 개발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여름엔 닭고기 온반을, 겨울엔 찹쌀생굴밥과 해물김치밥 등을 주로 판매한다. 물론 생굴밥을 제외하고는 사계절 맛볼 수 있지만 추사장은 되도록 계절에 맞춰 몸이 원하는 음식을 먹도록 권한다. 이열치열, 이한치한 원리에 따라 여름엔 따뜻한 음식을, 겨울엔 시원한 음식을 먹어야 몸에 탈이 없단다.

굴밥은 재료가 생명이다. 매일 아침 10시 30분이면 통영에서 생굴이 도착한다. 제대로 된 굴을 쓰니 알도 굵고 향도 짙다. 겨울이면 너나 없이 팔기 시작하는 그냥 굴밥과는 기본부터가 다르다. 찹쌀밥은 고기국물로 지어 구수하고 담백하다. 집에서 손수 담근 간장으로 만든 양념장을 얹어 쓱쓱 비벼 먹다 보면 어느 새 돌판에는 누룽지가 앉아 있어 별미다. 끝까지 음식을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점도 좋다.

최근에는 아마씨를 응용한 만두와 전을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만두피가 쉽게 굳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평소 추사장이 복용하던 아마씨를 갈아 반죽에 응용했다. 아마씨의 리그난 성분이 항암 효과를 가진 자연 치료제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만두나 전만으로도 건강식이 될 수 있다.

메뉴 : 찹쌀생굴밥(9월 이후부터 판매) 12,000원, 해물김치밥 12,000원, 고기김치밥 10,000원, 닭고기평양온반 7,000원, 아마씨만두 5,000원, 풍년정식 15,000원, 황해도정식 25,000원, 간장게장 1인분 20,000원 선.

영업 시간 : 오전 11시 30분 ~ 밤 10시.

찾아가는 길 : 지하철 6호선 새절역 1번 출구로 나와 직진, 불광천으로 내려와 샛길을 직진해 올라 가면 징검다리가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정면에 흥보뼈다귀 식당이 보인다. 그 길을 들어서자마자 왼편 1층에 ‘풍년명절’간판이 보인다. 02-306-8007

서태경(자유기고가, )

입력시간 : 2005-01-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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