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재혼 붐


일본 연예 스타들의 이혼 소식을 접하다 보면 새삼 일본 사회의 높아진 이혼률에 신경이 쓰인다. 일본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남녀가 너무 쉽게 헤어지고 있음을 본다. 참고 또 참고 살았던 부모 세대들의 ‘인생’은 일본 젊은이들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느껴지는 듯하다.

이혼 가정이 많아지면서 재혼 상담소도 활기를 띠고 있다. 자신의 직업, 수입, 자녀 수 등을 올리고 재혼 희망 상대에 대한 조건을 명기하면 이에 적합한 인물을 소개해주는 인터넷 사이트가 크게 늘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이혼율은1950년대부터 점차 증가 추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28만여 세대가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사연을 보면 어느 한쪽의 불륜에 의한 이혼이 27%, 성격과 가치관의 차이가 27%로, 엇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혼 형식은 합의 이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다음이 법원의 조정 이혼이다. 일본에는 간통죄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의 부정 행위가 적발되면 대부분 합의 이혼 형식으로 헤어진다.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른 특이한 현상은 이혼 또는 사별로 인해 아빠와 자녀로 구성된 ‘부계(父系) 가정’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부계 가정은 2003년 현재 모두 17만 3,800세대로 10여년에 비해 2만여 세대가 증가했다. 이에 비해 엄마와 아이들로 구성된 모계가정은 122만 5,400세대로 밝혀졌다.

부계 가정의 경우, 생활비와 가사, 재혼 문제가 현안의 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반면, 모계 가정의 경우에는 생활비, 교육비, 재혼 순으로 다소 다른 면을 엿볼 수 있다.

재혼은 역시 부계 가정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는 아버지가 다할 수 없는 “여성 특유의 대응”이 가장 큰 관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가사와 바깥일의 병행이 버거워서” 재혼을 추진한다고 한다.

부계 가정의 자녀들은 모계 가정의 자녀들에 비해 가사를 돕고 가계를 꾸며가는 등 정신적으로 훌쩍 성장한 경우가 많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참고 또 참고 살았던 부모들이 과연 바보였을까?


성우리 해외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5-27 15:20


성우리 해외칼럼니스트 sunnyinj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