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한 생면에 바다의 신선함이 그대로

[맛집 멋집] 상계동<명가>바지락 칼국수
쫄깃한 생면에 바다의 신선함이 그대로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 혹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 메뉴를 꼽는다면 칼국수는 거의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곤 한다. 요즘은 만드는 방법도 식당마다 가지각색이다. 집에서 직접 반죽해 손으로 썰어내는 건 기본. 반죽에 색깔을 입혀 초록, 노랑, 주황색 면까지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재료도 다양하다. 먹고 살기 어렵던 시절에야 적은 돈으로 여러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통했지만 요즘은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맛깔스러운 김치랑 밥 한 그릇을 곁들이면 꽤 괜찮은 한 끼 식사가 된다.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역 부근에 자리한 명가 바지락칼국수는 정직한 맛으로 승부를 거는 곳이다. 등산객처럼 뜨내기들이 많이 찾는 동네에는 식당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게 마련이지만, 막상 또 가려고 하면 딱히 갈 만한 곳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명가 칼국수의 한결같은 맛은 인근에 있는 여느 식당들과는 크게 차별이 된다. 그다지 위치가 좋은 것도 아닌데,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뜨내기들이 아닌 지역 주민들이 인정했다는데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메뉴는 바지락칼국수와 만두, 그리고 계절 음식인 메밀국수가 전부지만 푸짐하기도 하거니와 깔끔한 맛이 돋보인다. 부모님을 동반하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주로 찾는 것만 봐도 이 집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칼국수 면은 일본 우동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도톰하면서도 쫄깃하다. 중력분을 소금물로 반죽 하고 8시간 이상 저온숙성 시키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랄까 특별한 것은 없단다. 또 한가지 덧붙이자면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면을 뽑기 때문에 생면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국물이 걸쭉하지 않고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미리 면을 뽑고 녹말가루를 뿌려 놓으면 편하건만 국물이 탁해져 바지락칼국수 특유의 맑은 국물을 해치기 때문에 귀찮아도 그때그때 면을 뽑는다.

바지락은 매일 아침 안면도에서 직송돼 신선함은 물론, 알도 무척이나 굵다. 양 또한 넉넉해 혹시 나만 더 주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지만 누구나 한결 같은 양인 걸 보니 인심이 후한 집은 분명하다.

한편 메밀국수도 이름 난 전문점에 비교해도 될 정도로 깔끔하고 맛이 좋다. 메밀장도 직접 만들었다. 다시마와 멸치, 표고버섯 등의 배율을 잘 조절해 달지도 짜지도 않아 질리지 않는다. 면은 4덩이로 미리 나눠 나와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다.

* 메뉴 : 바지락칼국수 5,000원, 메밀국수 4,500원, 왕만두 5,000원

* 찾아가는 길 : 지하철 7호선 5번 출구, 바로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 약 50m 가량 직진하면 된다. 공항버스 종점 바로 맞은 편.

* 영업시간 : 오전 11시부터 밤 10시. 명절 당일만 휴무. 02-3392-4428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5-06-08 14:50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