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문화지리를 읽는다후자오량 지음ㆍ 김태성 옮김휴머니스트 발행 · 20,000원

[출판] 중국의 근본에 대한 실체적 접근
중국의 문화지리를 읽는다
후자오량 지음ㆍ 김태성 옮김
휴머니스트 발행 · 20,000원


경제를 비롯해 문화ㆍ 정치 등 각 분야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오가고 있으며, 그 수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회의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상대를 제대로 모르고 어떻게 이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이 책은 중국을 제대로 알기 위해 문화지리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호서대 겸임 교수인 옮긴 이는 중국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이해는 다분히 추상적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식 방법이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거대하고 복잡한 문화의 집합체인 중국을 우리와 대등한 하나의 추상적 ‘국가’로만 생각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오류다. 중국 문화의 기초인 문화지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간단한 통계 수치와 거시적인 개괄로만 중국을 이해하려는 인상주의적 접근 방법은 무지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여기서 출발한다. 베이징대 교수인 저자는 21세기는 문화가 곧 경쟁력이자 모든 산업의 기초라는 인식에서 이 책을 썼다. 문화가 경제라는, 다시 말해 중국 전역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가 중국을 움직이는 동력이라는 관점에서 중국의 남과 북, 과거와 현재를 자세히 살펴 중국 문화의 핵심을 짚어 나간다.

이 책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까닭은 저자의 ‘한국어판 머리말’에 잘 나타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한국에 소개하기로 한 것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이유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첫째는 양국 문화교류의 촉진이다. ‘한류’(韓流)와 ‘한류’(漢流)로 대표되는 것들이 그것이다. 둘째는 경제적 연계의 강화다.

문화는 지역적 한계를 가지고 있는데, 한국인들의 교류 대상은 추상적인 중국인이 아니고 산둥인과 광둥인, 상하이인 같은 특정 지역의 구체적인 중국인이다. 지역이 다르면 민족과 문화도 달라진다. 때문에 중국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개요를 이해하고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는 동시에 지역별 구체적인 특징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협력을 순조롭게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셋째는 전면적인 협력 관계의 수립이다. 양국간 교류는 이제 문화와 경제를 넘어 정치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어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는 더욱 필요해졌다.

저자는 복잡한 문화의 복합체로서 중국의 문화지리를 이해하기 위해 두 가지를 주목한다. 하나는 남북에 걸친 커다란 지역 차이다. 또 하나는 소수 민족이다. 소수 민족 문화의 특징과 장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국 전체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본다.

이 책은 저자의 주도 아래 지난 10년간 지리학 역사학 경제학 등의 분야와 여러 민족의 연구자 20여 명이 연구한 베이징대의 중국 개조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2년 전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저자의 ‘중국의 경제지리를 읽는다’를 문화적 시각에서 보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경제지리…’에서는 경제적 시각에서 중국의 사회발전을 기술했다. 두 책을 같이 읽으면 중국 이해에 그만큼 더 도움이 된다.


이상호 편집위원


입력시간 : 2005-06-08 14:56


이상호 편집위원 sh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