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클라우스 오버바일 지음ㆍ김희상 옮김/ 더 북 발행/ 9,800원항생제 중독/ 고와카 준이치 외 지음ㆍ 생협 전국연합회 옮김/ 시금치 발행/ 10,000원

[출판] 식생활에 파고든 '중독의 마수' 비켜가기
설탕/ 클라우스 오버바일 지음ㆍ김희상 옮김/ 더 북 발행/ 9,800원
항생제 중독/ 고와카 준이치 외 지음ㆍ 생협 전국연합회 옮김/ 시금치 발행/ 10,000원


이 책들은 별다른 생각 없이 일상적으로 우리가 섭취하는 것들이 우리 몸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설탕’은 설탕이 마약이나 담배처럼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설탕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많이 먹으면 이가 썩거나 살이 찐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설탕은 고혈압과 당뇨병을 일으키며 더 나아가서는 우울증이나 집중력 장애 같은 정신적 문제까지 불러온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중독에 빠져들 뿐 아니라 아이들까지 중독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다는 점이다.

설탕은 중독성을 지닌다. 식물은 다양한 탄수화물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은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 등으로 구분된다. 천연 당류는 우리 생명유지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우리 몸은 당류가 쉽고 빠르게 보충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식품산업을 통해 생산되는 설탕은 사정이 다르다.

정제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 무를 가공해 비타민 미네랄 등과 결합해 있던 당분을 분리한 것이다. 현대 산업사회가 만들어낸 독인 셈이다. 설탕을 ‘몸을 망치는 달콤한 중독’이라고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설탕은 아이들의 성적을 떨어뜨리고 폭력성을 키운다. 독일 플렌스부르크 대학 하인들 박사는 아이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식생활 때문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설탕을 주범으로 꼽고 있다. 미국 생물사회학연구소의 샤우스 박사는 청소년 범죄에서 설탕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우리의 경우 특히 아이들 먹거리는 설탕 범벅이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보호원 발표 결과가 잘 말해주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식품 성분 함유량 표시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소비자로서는 설탕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죽음에 이르는 달콤한 병’인 설탕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두르지 말고 차츰차츰 줄여나가면 완전히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현미 과일 야채 감자 등을 많이 먹어야 한다. 또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은 건강한 혈당 유지에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식단 개혁’을 통해 단 맛 중독을 이겨낼 수 있다는 ‘무가당 건강 인생’에 대한 지침서다.

‘항생제 중독’은 연간 수천 톤씩 사람과 사람이 먹는 음식 생산현장에서 사용되는 항생제의 실상을 파헤치고, 우리의 삶을 포위한 항생제 남용 속에서 안전한 먹거리 선택법과 효과적인 항생제 복용법을 소개하며, 내성균을 예방할 수 있는 발효음식에 대해 알아본다. ‘내성균에서 안전하게 아이와 밥상 지키기’가 주제다. 일본의 경우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항생제가 얼마나 남용되고 있는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정확한 실상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대표적 소비자단체인 ‘식품과 생활의 안전기금’은 전문가들과 함께 2002년 ‘내성균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조사활동’을 벌였고, 그 결과가 이 책이다.

조사 결과 ‘사회적 약물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현대 사회의 ‘항생제 중독증’은 충격적이다. 2002년 일본에서 소 돼지 닭 우유 양식어 과일 채소 등에 사용된 항생제는 인간의 질병 치료에 사용된 양의 2배가 넘었다. 우리의 경우도 결코 이에 뒤지지 않는다. 항생제 오ㆍ남용은 어른들 건강도 위협하지만 아이들 생명과 건강을 더욱 위협하는 시급하면서도 장기적인 문제인 것이다.

항생제 중독도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다고 저자들은 말하고 있다. 항생제를 먹인 먹거리 소비를 거부하는 것, 항생제에 대한 맹신을 버리는 것, 발효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두 책 모두 건강하게 살려면 일상적인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호 편집위원


입력시간 : 2005-06-15 17:52


이상호 편집위원 sh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