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그 깊은 상흔이 주는 평화의 의미 되새기기전쟁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주제가 있는 탐방
[박물관 문화기행] 전쟁기념관 전쟁, 그 깊은 상흔이 주는 평화의 의미 되새기기 전쟁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주제가 있는 탐방
해마다 6월이 되면 돌아오는 현충일, 그리고 한국전쟁 발발일인 6월 25일에는 호국 영령을 기리는 행사가 개최된다.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용기 있게 나서 싸우며 목숨을 바친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한국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그들에 대한 고마움을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간다. 그러나 추상적이고 일회적인 기념 행사를 넘어, 실제로 전쟁에 사용되었던 비행기와 탱크, 헬기 등 구체적인 자료를 보여주며 전쟁의 참혹함을 되새기고, 나라를 위해 싸운 분들의 얼을 기리며 엄숙한 추모의 정을 갖게 하는 장소가 존재한다. 바로 전쟁기념관(warmemo.co.kr)이 그런 곳이다.
전쟁을 주제로 한 역사 탐방
기념관 입구에서 중앙홀로 들어서면 ‘호국의 인물’을 주제로 제작된 흉상들이 원형 홀을 빙 둘러싼 채 관람객을 맞이한다. 을지문덕, 계백, 강감찬, 권율, 이순신, 곽재우, 신돌석, 김좌진 등 역대 침략 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위인 35인의 흉상을 빙 둘러 전시해 마치 이들의 얼이 살아 숨쉬며 후손들을 지켜주는 듯하다. 또한 전시실 바닥에 창군(創軍) 이후 전사한 호국 영령을 기리는 전사자 명부를 봉안하고, 그 위에 ‘희생의 불빛'을 비춰 자못 엄숙함을 자아낸다. 각각 특색 있는 주제로 채워진 전시실을 돌아보는 일은 ‘주제가 있는 역사 탐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쟁역사실’에서는 선사 시대, 삼국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 대한제국 시절에 이르기까지, 단군 이래 5,000여 년 동안 숱한 외세의 침입을 슬기롭게 극복한 조상들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삼국 시대의 매소성 전투, 고려 시대의 귀주대첩 등 외세의 침입을 속시원히 물리친 과거의 기록은 물론,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국가의 존위를 심각하게 위협했던 역사의 현장이 생생하게 펼쳐져 눈길을 끈다. 선사 시대의 요녕식 동검, 삼국 시대의 미늘 갑옷, 조선 시대의 황자총통과 수노기 등 실제 사용되었던 무기들은 전쟁이 아주 오랜 과거부터 한반도와 함께 해 온 것임을 증명한다.
전시물과 영상, 디오라마 등으로 재구성된 전쟁 더불어 ‘전장 체험실’에서는 한국전쟁 당시의 야간전투 상황을 영상과 음향, 진동, 포연, 조명 등 특수효과로 재연해 전쟁의 긴박함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인접한 ‘한국전쟁 종합영상실’에서는 한국전쟁의 발발 배경, 전쟁 경과 및 휴전협정 조인까지의 과정을 남북한별로 상영해 전쟁의 실상을 보다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다. 이밖〉?한국의 해외파병 역사를 보여주는 ‘해외파병실’, 육ㆍ해ㆍ공군 및 해병대의 창설 역사를 보여주는 ‘국군발전실’, 박격포, 유도탄과 대공포, 소총류 등을 보여주는 ‘방산장비실’이 마련되어 있다.
전투헬기, 탱크, 전투기 등 실물 장비 체험 전쟁기념관에서 무엇보다 관람객을 압도하는 것은 실물 크기의 각종 전투기 및 전투 헬기, 탱크 등 대형 장비다. 이들 유물은 실내외로 구분하여 전시 중인데, 기념관 내에 전시되는 유물은 주로 한국전쟁 당시 육ㆍ해ㆍ공군의 장비류를 비교했다. 옥외에 전시된 전투장비 앞에서는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유물에 마련된 계단을 통해 조종석 내부를 구경하거나 표면을 만져볼 수도 있어 직접적인 체험을 즐기는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전쟁기념관 옥외에 전시된 조형물들도 천천히 감상해보자. 공모를 통해 선정된 ‘형제의 상’은 국군장교인 형과 북한군 병사인 동생이 전장에서 극적으로 만나는 장면을 묘사해 남북한이 하나임을 상징하고 있다. 이밖에도 평화의 시계탑, 광개토왕릉비 등 이채로운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특별전시장에서는 8월 31일까지 한국 현대사 60년을 되돌아보는 기획전 ‘아, 어머니’전도 함께 열린다. ‘아, 어머니’전 관람시에는 별도 입장료(성인 6,000원, 초ㆍ중ㆍ고생 4,000원, 유치원생 2,000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
입력시간 : 2005-07-0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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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 객원기자 aponia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