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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 탐방] 강남차병원 <폐경기 증후군>
"어머! 내가 벌써"…심란 그러나 정망하지 말지어다
45~55세 여성에 찾아오는 폐경, 성욕감소·우울증 등 불러
꾸준한 운동과 함께 여성호르몬 보충하면 육체적·정신적으로 말끔






여자로서의 삶에 하나의 고비라 할 수 있는 폐경을 맞는 중년 여성들의 모습은 각기 다르다. ‘더 이상 임신의 두려움과 월경의 불편함을 겪을 필요가 없어 홀가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늙어가는 것도 서러운데 여자 구실마저 못 하게 됐다’고 비통해 하기도 한다.

폐경이란 ‘더 이상 여성호르몬 분비가 안 돼 월경이 그치고 임신할 능력이 없어진 상태’를 일컫는다. 의학적으로 무월경이 12개월 간 지속되면 ‘폐경 선고’를 내린다. 하지만 이처럼 신체적ㆍ생물학적 현상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자칫 폐경의 진짜 특성을 놓쳐버릴 수도 있다.

45~55세 무렵, 여성이라면 누구나 꼭 한 번은 거치는 폐경은 단순히 여성호르몬이나 월경ㆍ임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친구와 얘기를 하는 도중 얼굴이 새빨갛게 확 달아오르고,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닌데 식은 땀이 나고 가슴이 쿵쿵 뛰어 혼이 났습니다. 잠 잘 때 남편이 다가와도 괜히 귀찮기만 하고, 머리가 지끈거리고 잠이 안 와 몇 시간씩 뒤척일 때도 많습니다. 몸이 자꾸 축 늘어지고 피곤해 죽겠는데, 신경은 오히려 날 선 칼날처럼 예민해지기만 합니다.”

극심한 정신적 혼란에 빠지기도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문영기(56ㆍ대한산부인과학회 회장) 교수가 말하는 폐경기 증후군 여성들의 전형적인 증상들이다. 안면홍조 심장병 성욕감소 질건조증 불면증 우울증 불안증 등 증상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다양하게 중첩돼 나타난다. 남자들은 잘 모르지만, 여성들은 폐경기와 그 전후 시기에 생식 능력의 변화 말고도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으로 극심한 혼돈과 고통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평균 폐경시기는 50세 전후인데, 폐경기 증후군은 45~55세 무렵 서서히 진행된다. 폐경 2~8년 전부터 전조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며 폐경 후 1년 정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문 교수에 따르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징후는 생리불순이다. “월경이 자꾸 늦어지고 월경량도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증상이 아무리 다양하다고 하더라도 폐경기 증후군의 원인은 단 한 가지다. 나이가 들어 노화가 진행되면서 난소에서 나오던 여성호르몬, 특히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부족하거나 없어진 때문이다.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은 여성호르몬이 하는 일이 워낙 많은 까닭이다. 일례로 혈관조절 작용도 하는데, 안면홍조는 바로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긴 탓이다.

“폐경기에 접어들어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질 분비물이 줄고 두텁고 부드럽던 자궁 조직도 종잇장처럼 얇아지면서 질 건조증이나 성교통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신체적 현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부부관계를 잘 못 하는 것은 아파서도 그렇지만 성적 욕구도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상태가 이런데, 남편이 자꾸 잠자리를 강요하다가는 자칫 남남이 되는 수도 있습니다.”

폐경기 증후군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정신적인 후유증 중 가장 흔한 것은 두통과 불면증이지만 심할 경우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문 교수는 “발병 원인이 여성호르몬 부족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몰라 정신과를 전전하는 여성들도 많다”고 말한다.

폐경기 증후군이라고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에스트로겐 수치를 측정한다. 하지만 에스트로겐 수치는 정상인의 경우에도 워낙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자세한 병력청취를 통해 멘스가 불규칙한지, 폐경기 증상이 나타났는지를 함께 살핀 뒤 진단을 내리는 게 보통이다.

서울 강남차병원 문영기 원장이 폐경기 증후군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임재범 기자

호르몬 대체요법, 사전검사 거쳐야
폐경기 증후군은 여성호르몬 부족이 원인이기 때문에 ㈋뵌88瓚?보충해 주는 것이 바로 치료법이다. ‘호르몬대체요법(HRT, Hormone Peplacement Therapy)’이란 것이다. 증상이 아무리 가짓수가 많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하더라도 발병 원인은 ‘여성호르몬 부족’ 한 가지이므로 치료를 하면 씻은 듯 한꺼번에 사라지는 게 보통이다. “폐경기 증상이 조금 나타나면서 멘스가 오락가락하는 등 폐경기에 막 접어들었거나 초기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가 좋다”는 문 교수는 반면 “병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공포심을 느끼는 사람들은 치료효과가 상대적으로 더디다”고 치료 경험을 말한다.

하지만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해 주는 ‘호르몬 대체요법’을 둘러싸고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득이냐 실이냐’ 논쟁이 뜨겁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2만7,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실험 결과, “여성호르몬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유방암, 심장병, 뇌졸중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2002년 7월 이후부터다.

이와 관련, 문 교수는 “여성호르몬을 다량 혹은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유방암 등 합병증 발병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미국 국립보건원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합병증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사용하면 문제가 안 된다”고 호르몬치료의 필요성과 방법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대 5년간, 최소량 처방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방암, 자궁암, 골다공증, 간 기능에 대한 사전 검사를 거쳐 이상이 없을 경우에만 약을 줍니다.”

문 교수는 여성호르몬 치료를 시작했더라도 1년씩 상태를 봐가면서 단계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유방암. 간 기능 검사 등을 거쳐 문제가 없으면 1년치를 먼저 준 뒤 다 복용하면 재검사를 거쳐 다시 1년치를 추가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폐경기 증후군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등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고쳐야 한다”고 강조하는 문 교수는 “천연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는 이소프라빈이 많이 들어있는 콩 등 식물성 음식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일러준다.

◇ 다음 호에는 <백반증 치료> 편이 소개됩니다.


송강섭 의학전문기자 special@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입력시간 : 2005-07-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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