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이촌동 태국음식부족함 없는 본토의 맛 그대로

[맛지멋집] 타이보란
동부 이촌동 <타이보란> 태국음식
부족함 없는 본토의 맛 그대로


가만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 보수적인 입맛을 가진 사람들도 드물 것이다. 짧은 해외여행 길에도 김치를 잊지 못해 꼭꼭 싸 들고 가고, 하루에 한 끼 정도는 밥을 먹어야 힘이 난다는 한국 사람들이다. 스테이크나 스파게티 같은 외국 음식을 즐기면서도 하다못해 단무지라도 있어야 한다.

그런 한국인들, 한국의 식 문화 안에서 외국 음식점들은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도 이제는 제법 탄탄히 자리를 잡고 있다.

서울 동부이촌동에 자리한 타이보란은 태국 정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정통이라는 말이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태국 사람의 손 맛이 느껴지는 곳이라는 얘기다.

아무리 외국사람이 김치를 잘 담근다고 해도 한국인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태국음식 만큼은 태국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이 집 주인의 지론이다. 2% 부족함을 태국인의 손 맛으로 채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최요한 사장은 태국 음식을 한번 맛본 후로 완전 마니아가 되어 버렸다.

보통 사람들이 태국 음식 특유의 향에 처음부터 기겁하던 것과는 반대로 이상하게 먹으면 먹을수록 그 마력에 빠져들었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태국 음식점까지 열게 됐다. 시각적으로는 물론 같은 재료로 이토록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는 아마 태국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음식점 태국 요리에 대한 고객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대부분의 음식을 대표 메뉴라고 소개할 정도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도 믿음이 간다. 원산지와 같은 재료라고 해도 한국에서 나는 것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100% 태국 맛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주방에는 간섭하지 않고 나름의 맛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허브는 소규모로 직접 재배하는 사람들 통해 구하기도 하고, 다른 재료는 현지에서 그때그때 공수한다.

테이블 8개의 아담한 규모지만 때를 가리지 않고 찾는 손님들이 많다. 태국 음식에 처음 도전하는 경우라면 오징어, 새우, 라임쥬스, 야채로 맛을 낸 국수샐러드가 적합하다. 새콤달콤 상큼해 여성들이 특히 좋아한다.

샐러드지만 면이 들어가 식사로도 충분하다. 사테(꼬치요리)나 커리 등을 추가하면 식사나 술안주로 그만이다. 또 한가지 타이보란에서 유명한 메뉴는 타이커리와 게요리의 일종인 푸팟 퐁 커리가 있다. 특히 푸팟 퐁 커리는 소스에 밥까지 비벼 먹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2명이 갔을 경우에는 사테부터 디저트까지 맛볼 수 있는 세트 요리가 좋다. 태국 사람 역시 우리나라만큼이나 손이 커 음식 양 역시 섭섭하지 않다.

메뉴 : 사테 9,000원, 얌 문센 13,000원, 푸팟 퐁 커리 29,000원, 타이커리 15,000원, 파타이 11,000원. 2인 세트 28,000원(1인 가격).

찾아가는 길 : 전철 4호선 이촌역 4번 출구로 나와 직진, 삼거리에서 우회전 해 LG자이아파트 101동쪽으로 약 3~4분 가량 걷는다. 외환은행 앞 건물 2층이다.

영업 시간 : 오전 11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명절 당일만 휴무. 02-749-3822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5-09-06 17:57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