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명품민화' 한국나들이

[문화가산책]'반세기만의 귀향―반갑다! 우리 민화' 전
조선시대 '명품민화' 한국나들이

조선시대 수준급 민화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일본민예관과 공동으로 2005 한일 우정의 해 기념 특별전으로 열고 있는 ‘반세기만의 귀향―반갑다! 우리 민화’전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선 일본민예관 등 일본의 5개 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민화 명품 120여점이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고 있다.

현해탄을 건너온 작품들은 일본 민예운동의 창시자이자 광화문 철거 반대 등으로 유명한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가 주로 수집해 일본 내에서 조선민화 수집 붐을 불러일으켰던 명작들이다.



















전시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커다란 두 개의 테마로 나뉜다. ‘자연’에는 꽃과 날짐승, 길짐승이 한데 어우러진 화조화, 까치호랑이의 호작도, 산수화가 전시되고, ‘인간’에는 이야기 속 인물 그림인 고사인물화, 사당을 그린 감모여재도, 선비의 사랑방을 장식하던 책가도, 그리고 ‘孝ㆍ忠ㆍ信ㆍ禮ㆍ廉’등의 문자도가 전시된다.

주요 작품으로는 화려한 자수십장생도병풍과 근대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화조도 8폭, 번쩍이는 눈동자를 네 개나 가지고 있는 까치호랑이, 궁중화풍을 연상시키는 책가도 등이 있다.

10월 30일까지. 평일 오전 9~오후 10시, 토ㆍ일요일 오전 10~오후 7시,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700원,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 무료.

문의 02 - 724-0154

박인환 ‘계류주변(溪流周邊)-초목향(草木香)’ 전

다양한 용필(用筆), 용묵(用墨)의 변화 시도, 생성ㆍ소멸의 공(空)적 의미 표현

마치 찬 새벽 시냇물이 흐르는 산골짜기에 들어선 느낌이다. 계절을 말하는 나무와 자연스럽게 자리한 바위, 그 사이사이를 물이 굽이쳐 흐르다 고요히 잠기며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박인환의 ‘계류주변(溪流周邊)-초목향(草木香)’ 전에서 풍겨오는 편안함과 깊이다.

전시는 도봉계류, 명지계류, 마곡사계류, 수락폭포 등 주위에서 가깝게 접해온 경관들이 주류를 이룬다.

태어나 자라면서 늘 봐온, 그래서 인상 깊게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연’이다.

작가는 그러한 사계절을 통해 노자(老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을 말한다.

계절에 따라 생성하고 소멸하는 자연경관에서 비우고 채워지는 삶의 공(空)적 의미를 심원감과 테크닉의 변화를 통해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10여년 간 자연을 필묵에 담아오면서 초기 실경(實景) 사생에서 다양한 용필, 용묵의 변화를 시도한 게 두드러진다.

중국의 대가 왕몽, 심주, 예찬 등을 배웠으나 작가에 의해 재해석된 자연은 매우 신선하다. 처음 서양화에서 출발해 판화에 천착한 이력은 실경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늦봄부터 여름 내내 계류 주변의 모습을 새롭게 그려낸 작품은 가을 문턱을 훨씬 지났음에도 진한 초목향을 전한다.

계절의 풍성함을 전해주는 이번 전시는 9월 30일까지 일산 롯데아트겔러리에서 열린다.

문의 031-908 - 5003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5-09-13 16:36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