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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음식] 만화 <절대미각 식탐정> 리코타 치즈
맛은 두배, 칼로리는 절반 이하



사람들이 ‘탐정’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셜록 홈즈의 노련한 카리스마나 소년탐정 김전일의 뛰어난 재치가 머리 속에 들어온다.

그런데 사건 현장의 증거물까지 마구 먹어치우는 식충이 탐정이 있다면? 만화 ‘절대미각 식탐정’을 읽은 이들은 이런 황당한 설정에 놀라고, 작가가 ‘미스터 초밥왕’을 지은 데라사와 다이스케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란다.

주인공 다카노는 꽤 이름 있는 역사 소설가다. 그러나 그에게는 비공식 직함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사립탐정이다.

오늘도 그는 지인의 부탁을 받아 어느 부잣집 여주인의 살인 사건을 수사하러 나왔다. 그런데 초조한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는 경찰들 앞에서 다카노는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을 몽땅 먹어치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고작 한다는 소리가 “음식이 맛있다”였으니 기대하고 있던 사람들은 실망할 수밖에. 그런데 그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이 되어 한 마디를 덧붙인다. “너무 맛있어서, 매일 먹으면 죽겠지.”

알고 보니 그 여주인은 늙은 남편에게 매일 기름진 음식을 먹여서 일찍 죽게 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고, 이를 눈치챈 동네 케이크 가게의 노파가 그녀를 살해한 것이었다.

‘음식’을 매개로 하여 여러 가지 사건들을 풀어 가는 그의 행적은 흥미진진하다. 배달용 초밥은 가게에서 사먹는 것과 달리 밥 속에 빈 공간을 만든다는 것, 인도산 약초로 만든 짐네마 차에는 단 맛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는 것, 옷에 카레가 묻었을 때 비누를 묻히면 붉게 변한다는 것 등 음식에 대한 다양한 상식들이 등장한다.

이 만화에 나오는 트릭들은 다른 탐정 만화와 달리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라서 재미가 좀 떨어질 수는 있지만 음식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라면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다만 주인공의 라이벌마저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미스터 초밥왕’에 비해 식탐정 다카노는 다소 ‘깨는’ 캐릭터다.

탐정이라는 직업에서 어떤 카리스마나 영웅적 기질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다카노의 끝없는 식탐은 기괴하기까지 하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 만화는 ‘미스터 초밥왕’같은 스테디 셀러가 되지 못하고 5권으로 그친다.

만화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살해당한 여주인의 남편은 고혈압 환자였다. 그는 자신을 죽이려는 젊은 아내의 음모도 모른 채 매일같이 기름진 음식에 빠져 있다.

그런 그를 몰래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그녀는 바로 한때 그를 사랑했던 동네 케이크 집 할머니다. 그녀는 그의 건강을 위해 리코타 치즈를 사용해 만든 칼로리가 낮은 티라미스 케이크를 가져다 준다.

다카노는 예리한 미각으로 이 케이크가 살해당한 아내가 만든 것이 아님을 직감하고 진실은 밝혀진다.

경찰에 잡혀가는 할머니에게 다카노는 이렇게 말한다. “흉악한 음모로 가득 찬 냉장고에서, 그 티라미스만은 따뜻한 빛을 내뿜고 있더군요.”

응고되지 않은 훼이 이용, 칼로리 낮춰

티라미스에는 보통 지방이 많은 마스카포네 치즈가 사용되지만 문제의 티라미스에는 리코타 치즈가 들어갔다. 이런 방법을 쓰면 티라미스의 칼로리를 반 이상으로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리코타 치즈는 이탈리아 요리에 많이 쓰이는 치즈로 엄격하게 말하면 치즈가 아니다. 우리가 먹는 치즈는 우유가 응고된 ‘커드’부분인데 리코타 치즈는 응고되고 남은 ‘훼이’를 이용해 만들기 때문이다. 만화에도 나온 것처럼 신선한 상태로 먹어야 하기 때문에 수입식품점 같은 곳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백색에 섬세한 결을 지닌 리코타 치즈는 지방 함량이 4~10%다. 종류로는 가염하여 숙성 시킨 것, 훈제한 것, 허브와 함께 올리브유에 담근 것 등이 있다.

최근에는 크림을 많이 쓰면서 지방 함량이 15~45%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리코타 살라타(Ricotta Salata)는 리코타를 가염하고 숙성시켜 만든 비교적 단단한 치즈다.

신선한 리코타 치즈는 상큼하며 우유의 단맛이 살짝 풍긴다. 이탈리아에서는 시금치와 함께 라비올리의 속 재료로 이용하는 등 각종 요리나 과자의 재료로 많이 쓴다. 그대로 벌꿀이나 잼을 올려 디저트로 먹어도 좋다.
*리코타 치즈 만들기

-재료: 우유 1리터, 생크림 500㎖, 레몬 1개, 소금 2큰술

-만드는 법:

1. 우유와 생크림을 냄비에 붓고 약한 불에서 살짝 끓인다.

2. 레몬을 짜넣고 소금을 넣는다.

3. 1시간~1시간 반 정도 천천히 끓이면 순두부같은 덩어리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4. 20~30분 더 끓여 맑은 물과 치즈덩어리가 분리되도록 한다.

5. 4를 약간 식혔다가 베 보자기에 내려서 물을 걸러낸다.

6. 베 보자기를 실로 묶어 막대기에 매달고 냉장고에 넣거나 키친 타월을 여러 장 깔고 접시에 받쳐 냉장고에 4~5시간 식힌다.



정세진 맛 칼럼니스트 sejinjeong@yahoo.co.kr


입력시간 : 2005-10-0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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