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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로 떠나는 신나는 체험여행] 충남 공주 밤마을
밤송이 가시에 눈물 '찔끔'
가슴엔 가을 사랑이 '듬뿍'




“밤송이 떨어진다. 피해~!”

밤나무 산이 떠나갈 듯 한 고함소리. 일부러 장대를 휘두르지 않아도 잘 익은 밤송이가 여기 저기 툭툭 떨어져 내린다.

송이 채 떨어지기도 하고, 알밤만 쏙 빠지기도 한다. 가을이 한껏 무르익은 밤나무 숲은 툭툭 떨어지는 밤송이 소리, 머리를 맞대고 밤 줍는 아이들의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뒤섞여 한바탕 흥겨운 축제 마당 같다.

밤으로 유명한 공주



추석도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온이 가을을 실감나게 한다. 무엇보다 누렇게 익어가는 논이며 밤, 사과, 배 같은 과일에서 가을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다.



직접 농사를 짓지는 않았지만 수확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는 가을 수확 프로그램들이 있어 추수의 계절이 주는 의미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밤 줍기는 아이나 어른 모두가 좋아하는 체험으로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지방마다 유명한 특산물이 있게 마련인데, 밤 특산지는 충남 공주다. 시중에서 거래되는 웬만한 밤은 대부분 생산지를 ‘공주’라고 표기하고 있을 만큼 생산량도 많고, 밤 맛도 뛰어나다. 지금 공주를 찾으면 재미난 밤 줍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공주에서도 밤이 많이 나는 곳은 정안면과 의당면. 특히 정안 밤은 밤 색깔이 좋고 맛도 좋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정안면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의당면 역시 질 좋은 밤을 생산하는 곳이다. 이 두 지역에서는 눈에 보이는 산들이 대부분 밤나무로 뒤덮여 있을 만큼 밤나무가 많다.

불룩한 밤자루 재미 쏠쏠



밤 줍기 체험을 하기 위해 찾은 곳은 의당면의 월곡리. 전통적으로 벼농사와 밤농사를 많이 짓는 곳이다.

야트막한 산들이 마을을 에워싸고, 마을 앞에는 너른 논이 펼쳐져 있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하지만 시골에서 보기 흔한 축사 한 동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



월곡 저수지 아래 둥지를 튼 이삭농원에 가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밤 줍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을에서는 대개 나이든 어르신들이 밤농사를 짓고 있어 일반인들이 밤 줍기를 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는 편인데 이삭농원은 젊은 부부가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재래식 장을 담아 판매하는 곳으로 가을이면 1만5,000평 규모의 밤농장을 개방해 밤 줍기 체험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유치원에서부터 부녀회까지 찾아오는 단체는 무척 다양하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로 찾는 이들이 많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데 밤 숲을 운동장 누비듯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아이들에게는 밤 줍기도 재미있지만 가을이 무르익는 자연 속으로 나들이 나왔다는 게 더 즐거운 모양이다.

밤 줍는 건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밤 숲에 들어서면 일부러 던져 놓은 듯 수북하게 깔린 밤 때문에 먼저 환호성이 나온다.

횡재한 기분이 이와 같을까. 일부러 밤나무를 흔들거나 장대를 갖다 댈 필요도 없이 바닥에 떨어진 것만 주워도 금세 자루가 불룩해진다. 1㎏들이 자루는 10여분, 3㎏이라면 30분이면 충분하다.

서로 누가 더 큰 알밤을 주었나, 누가 더 예쁜 밤을 주었나 서로 내기도 해보고, 밤나무 그늘에 앉아서 먹는 도시락도 꿀맛이다.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농원에 들밥을 부탁해도 좋다. 직접 담은 된장과 텃밭에서 키운 채소로 맛있게 양푼 비빔밥 스타일의 들밥을 만들어 준다. 가격이 저렴해 부담도 없다.

백제 문화 탐방은 덤



정안면에 있는 금정농원도 밤 줍기 체험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4만여평 규모로 농장이 크고, 천안~공주를 잇는 국도변에 있어 찾아가기 쉽다. 체험은 9월 중순에 시작했는데 오는 10월 중순까지 계속된다.

밤 줍기에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다. 농장에서 체험료를 내면 밤 자루를 나눠주는데 그걸 받아 가서 주워 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밤가시에 찔리지 않기 위한 대비를 단단히 하는 게 좋다. 고무 코팅된 면장갑을 껴야 하고, 모자도 필수. 긴 바지와 긴소매 티셔츠를 입어야 가시에 찔리거나 모기, 풀에 긁히는 걸 방지할 수 있다.



통통하게 익은 밤 줍는 재미, 금방 주운 밤을 구워 먹는 재미…. 밤 줍기 체험은 아이들에게는 자연 체험학습의 기회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 밤 줍기 혹은 밤 서리하던 때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 더욱 즐겁다.

정안면이나 의당면은 공주 시내에서 10~20여분 거리로 가깝다. 공주 땅을 밟은 김에 백제 문화 탐방까지 즐기면 더 뜻 깊은 나들이가 된다.

무령왕과 왕비의 무덤인 무령왕릉, 백제 때 축성돼 고려, 조선시대까지 유용하게 쓰인 공산성, 무령왕릉에서 발굴된 유물을 비롯해 공주 지역의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공주박물관 등을 둘러보면 백제의 역사, 문화, 예술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삭농원 : 밤 줍기 체험 1㎏ 5,000원, 3㎏ 12,000원. 들밥 3,500원. 이외에 전통방식으로 담근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 판매. ☎041-854-0152www.isaacfram.com

*금정농원 : 밤 줍기 체험 1㎏ 5,000원, 2.5~3㎏ 10,000원. 밤 판매. ☎041-858-6763

*찾아가기 :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북공주IC로 나가면 바로 정안면이다. 공주시내 방면으로 23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금정농원 안내표지가 보인다.

석송초등학교 옆길로 들어서면 된다. 이삭농원은 23번 국도를 달리다가 의당 표지를 따라 627번 지방도로 접어든다.

수촌교회 앞 삼거리에서 월곡 표지를 따라 좌회전해서 5분 정도 들어가면 이삭농원이 나온다. 공주 시내에 공산성, 무령왕릉, 국립공주박물관 등이 서로 지척에 있다. ☎공주시 관광안내소 041-856-7700



글·사진/ 김숙현 자유기고가 pararang@empal.com


입력시간 : 2005-10-0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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