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을 내려놓고 경쟁의 정글서 벗어나라

[Book] 돈 걱정 없이 행복하게 꿈을 이루는 법
탐욕을 내려놓고 경쟁의 정글서 벗어나라

돈 걱정 없이 행복하게 꿈을 이루는 법/ 린 트위스트 지음ㆍ안종설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발행/ 1만2,000원

200여년 전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을 강조했다. 자신의 상태를 개선하고자 하는 모든 개인의 본능적인 노력이 그 어떤 장애물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자신의 이익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센 힘이라는 논리다. 즉, 자유시장 원칙이다.

그러나 저자는 아담 스미스의 경제 시스템은 개인의 탐욕을 통해 희소한 자원을 분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린다. 철저하게 희소성과 탐욕에 대한 원시적인 두려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40년 동안 사회운동가로서 펀드 모집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희소성의 신화가 거의 모든 문화를 지배하고 있음을 알게 됐고, 우리가 돈에 대해 갖고 있는 집착이나 두려움이 희소성의 신화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그래서 우선 문명 전체를 휩쓸고 있는 이 신화의 유독성을 짚고 있다.

신화의 첫 번째 유독성은 무언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람은 너무 많고, 먹을 것은 너무 부족하다. 시간은 충분하지 않고, 돈이 부족하다.

언제나 무엇인가가 부족하다는 느낌, 바로 그 때문에 사람들은 마음에 들지않는 일을 거부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랑스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일을 계속한다.

이러한 결핍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람들은 소중하다고 또는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자원을 독점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와 시스템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두 번째 유독성은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축적과 획득의 경쟁 지향적 문화를 만들어내고, 탐욕이 경쟁의 속도를 더욱 촉진하며, 두려움을 강조한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달리다 보면 어렵게 획득한 것, 또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의 가치를 제대로 느낄 여유가 없어진다. 그래서 만족감과 온전함을 놓치고 만다는 것이다.

세 번째 유독성은 원래부터 그랬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희소성에 대한 체념이 생겨난다. 돈 때문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많은 사람들은 바로 이 같은 체념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시간과 정력과 창의성을 적절히 이용하면 충분히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염두조차 내지 못한다.

일터에서, 개인적인 관계에서, 비즈니스 환경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타협하고 남을 수탈하는 행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여력마저 잃어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정글의 법칙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적지않은 진화 생물학자들은 적자생존의 경쟁을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하지 않는다.

그들은 협동과 협조에 순응하는 종(種)이 살아 남는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자연은 충분함 속에서 번성하고 협동과 상호 관계를 토대로 돌아간다고 보고 있다.

식량문제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현재 지구상에는 모든 사람을 먹여 살리기에 충분한 식량이 있는데, 다른 요소들 때문에 한쪽에서는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

두려움, 그리고 더 많은 것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을 놓아버릴 때 우리는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내가 가진 것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 영혼의 풍요로 이어지는 돈의 철학을 생각해야 된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다.

저자는 국제적 사회활동가로서 전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체인 ‘기아 프로젝트’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상호 편집위원


입력시간 : 2005-10-05 14:19


이상호 편집위원 sh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