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안풍과 인디언풍의 믹스앤 매치…웨스턴 부츠 인기

[패션] 로맨틱 보헤미안, 낙엽을 즈려밟다
러시안풍과 인디언풍의 믹스앤 매치…웨스턴 부츠 인기

최근 부츠는 계절을 뛰어넘는 패션 상품이 됐다. 이제는 여름에도 털 부츠를 신지 않던가. 더 고급스러워진 소재와 자수, 모피 등 장식을 섬세하게 살려 사랑스러워진 부츠와 부츠 신은 여성들의 바람은 계속된다.

올 가을, 겨울 패션의 필수 아이템 부츠. 부츠패션은 매년 그 모습을 달리하며 여성들을 유혹해 왔다. 부츠를 신기에 아직 이른 계절이란 없다.

지난해 여름 양털로 만든 어그부츠가 유행했듯이 계절에 상관없이 부츠는 여성들의 필수목록이 된 것을 잊었는지.

이번 계절 부츠의 유행경향은 ‘로맨틱 보헤미안’. 패션이 전반적으로 보헤미안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까닭에 러시안풍과 인디언풍이 가미된 여성화된 ‘믹스 앤 매치’가 중심.

또 보헤미안, 히피패션이 빅토리안 왕가와 결합해 자유분방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각각의 특성을 잘 살려내고 있다.

소재는 독특한 표면을 지닌 가죽 소재와 자수, 모피와 조화를 이룬 제품, 낡은 듯한 느낌을 주는 가죽이나 세무가죽, 스웨이드는 물론 데님이나 캔버스 천을 이용한 것, 발등과 발목을 모두 니트 소재로 짠 부츠가 나올 만큼 소재가 다양해졌다.

길이도 발목 길이의 앵클부츠부터 무릎까지 높이 올라오는 ‘니 하이(Knee-hight)’ 부츠까지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유행부츠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 투박하고 단순한 모양과 인위적인 장식을 많이 단 것들이다. 가죽본래의 색을 유지하고 가장 단순한 모양으로 실용성을 높인 워커형, 자수나 모피로 꾸미거나 끈을 감아올리고 버클을 다는 장식이 많은 형태로 볼 수 있다.

여전히 발목에 주름이 잡히는 부츠, 양털로 만든 어그 부츠의 활용도도 높지만 새롭게 떠오르는 부츠는 여성미를 강조한 웨스턴 부츠.

짧은 치마, 긴치마, 바지에도 모두 잘 어울리는데다 여성스러운 장식과 색으로 가을겨울 여성화의 대세를 좌우하고 있다.

가을 패션 리더는 ‘웨스턴 부츠’

국내 최대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옥션(www.auction.co.kr)의 부츠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독특한 스티치와 화려한 비즈와 스팽글 장식을 특징으로 한 다양한 웨스턴 부츠들은 9월 이후 옥션에서만 한달평균 5,000켤레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한 달 평균 2,400켤레 가량이 판매된 것에 비하면 올해는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

각 백화점 제화매장에서도 웨스턴 부츠의 인기는 실감된다. 초가을부터 부츠 판매대의 80~90%를 웨스턴으로 채웠을 정도.

여성들에게 가장 먼저 선택받은 웨스턴부츠는 사실 웨스턴부츠는 미국서부의 마초적인 남성성의 상징물. 웨스턴 부츠는 서부 카우보이들이 소몰이를 할 때 승마부츠 대용으로 신었던 무릎 아래 길이의 부츠다.

올 가을 웨스턴 부츠는 먼지 날리는 카우보이들과 총잡이들을 연상시키는 묵직하고 투박한 이미지를 벗고 발랄한 소녀들의 선택을 받았다.

2005년 웨스턴부츠는 길쭉하고 뾰족한 앞코를 짧게 변형하고 금속 장식을 최소화해 귀여운 맛을 살렸다. 발등부분이나 종아리부분에 펀칭기법으로 나비무늬를 수놓거나 리본을 달아 여성스럽게 변신하기도 했다.

정통 웨스턴 부츠의 디자인을 보헤미안 스타일로 변형한 세미 웨스턴 부츠 스타일은 웨스턴 고유의 디자 인은 살리고 자연스럽게 발목 부분에 주름이 잡히도록 해 남성성을 부드럽게 풀어냈다.

웨스턴 부츠는 낮은 굽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여성미가 물씬 풍기는 하이힐도 등장해 ‘페미닌 무드’를 더했다.

이와 함께 러시안풍의 유행으로 모피 장식, 부드러운 스웨이드, 벨벳 등을 소재로 사용하고 귀족적인 느낌의 섬세한 자수와 나비, 꽃 등을 활용한 부츠도 인기다.

특히 러시아 동·북유럽, 북부 아메리카 등의 보헤미안 스타일 때문에 ‘모피’를 소재로 한 부츠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에서 시작된 모카신이 부츠로 이어진 모카신 부츠는 따뜻한 겨울나기 소품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디언 스타일, 모카신부츠

지난해 '어그 부츠(양털 부츠의 일종)'에 이은 원주민 패션을 이끄는 모카신(moccasin). 인디언풍의 모카신 부츠는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신는 사슴가죽 신발로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해 치렁치렁한 술을 달고 인디언 특유의 자수기법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굽은 대부분 3㎝ 이하로 낮은 편으로 에스닉 캐주얼 차림에 어울리는 부츠다. 요즘은 해외구매대행 사이트에서 ‘미네통카’라는 이름으로 모카신 부츠를 많이 찾고 있다.

이와 함께 웨스턴 장식이 가미된 승마부츠, 장교들이 신는 각진 군화를 본 딴 부츠도 함께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지퍼 없이 신는 통부츠 스타일이면서 코가 둥글고 버클이 달린 승마부츠는 귀족들의 스포츠용품답게 고급스럽다.

미니, 보헤미안 롱스커트, 스키니 팬츠와 어울려

부츠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활용에 있다. 티셔츠와 미니스커트에 니트소재 상의와 청바지, 민속풍의 풀스커트, 원피스와도 잘 어울린다.

부츠는 긴 니트나 코트를 원피스처럼 입은 뒤 레깅스를 입고 신는 게 무난하며 데님 미니스커트에 레깅스를 입은 뒤 신어도 예쁘다.

올 가을 멋쟁이가 되고 싶다면 ‘부츠 안에 바지 넣기’를 시도해보라. 부츠의 유행덕분인지 요즘 청바지도 다리에 꼭 맞게 입는 ‘스키니진’이 인기다.

군복이나 승마패션의 영향도 있지만 유명 패션모델들이 그 긴 다리를 자랑하듯 허벅지, 종아리, 발목까지 딱 맞는 청바지를 입기 시작하면서 유행이 예견됐다. 스키니 진은 통이 넓고 주름이 많이 생기는 부츠와 입으면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웨스턴 부츠는 짧거나 휜다리, 알통종아리 등 다리의 결점을 커버하면서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웨스턴 특유의 적당한 높이의 굽, 자연스런 주름과 지퍼 없이 신고 벗기 편한 디자인이 다리를 길고 예쁘게 보이도록 시선을 유도한다.

웨스턴 부츠는 긴 니트나 주름이 많이 잡힌 저지 소재의 긴 웃옷으로 힙 라인을 가린 뒤 레깅스를 입고 신는 게 무난하며 데님 미니스커트에 레깅스를 입은 뒤 신어도 예쁘다.

웨스턴 부츠를 신을 때는 옷차림도 스웨이드 조끼나 히피 스타일의 프린트가 들어간 것을 선택하면 잘 어울린다.

정통 웨스턴 스타일은 빈티지나 캐주얼, 여성스러운 차림 등 어느 옷에나 잘 어울린다. 미니스커트, 반바지에 매치해 입으면 발랄한 소녀풍으로, 보헤미안 스타일의 플레어스커트에 매치해 ‘카우걸’로 변신하는 것도 좋다.

상의도 웨스턴 스타일을 살려 스웨이드 조끼나 히피 스타일의 자수가 있는 것을 선택하면 더 멋질 듯. 길고 풍성한 스커트 차림에 웨스턴 부츠는 자칫 다리가 짧아 보이거나 뚱뚱해 보일 수 있으니 키 작은 사람은 짧은 치마와 입는 것이 좋다.

부츠를 신을 때 부츠의 입구부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스커트가 너무 길면 다리가 짧아 보이므로 무릎길이 스커트가 적당하다.

다리모양에 따라 선택해야

클라이드, 비키, 막스앤코 (왼쪽부터)













부츠의 선택은 다리 모양에 따라 택해야 한다. 굵은 다리는 다리의 가장 굵은 부분까지 목이 올라온 길이가 좋다.

주름이 너무 많거나 너무 짧은 디자인도 피한다. 다리가 짧은데 너무 긴 부츠를 신어서 부츠에 빠져 있는 듯 보이면 곤란하다. 미니스커트를 입을 때는 부츠와 동일한 색의 스타킹을 신어 다리선이 절단돼 보이는 것을 피한다.

발목이 굵다면 부츠유행은 제철 만난 것. 다리가 가늘어도 발목이 굵으면 다리 전체가 굵어 보이므로 발목을 감추는 부汰?덕을 톡톡히 ?수 있다.

부츠발목을 끈으로 묶은 듯한 디자인이나 버클 장식 등은 발목을 가늘어 보이게 할 수 있다. 웨스턴스타일이나 워커형태의 부츠도 발목 감추기에 적당한 부츠.

다리가 휘어 부츠를 피했다면 넉넉한 통의 웨스턴 롱부츠나 승마용 부츠가 좋다. 다리모양이 곧지 못하다면 짧은 길이나 너무 딱 붙은 디자인은 피한다.

알통 종아리의 소유자들도 길이가 짧은 부츠는 단점을 부각시키므로 금물. 일자 모양의 웨스턴 부츠가 제격이다.

지난해 신었던 부츠의 목 부분이 많이 내려앉았다면 가죽 전용 크림을 발라 부드럽게 만든 다음 신발 안에 신문지를 뭉쳐 넣어 형태를 잡는다. 또 거꾸로 매달아서 헤어드라이어로 따뜻한 바람을 쐬어 말리는 것도 방법이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10-11 17:10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