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살 돋는 맛집? 닭똥집!

[맛집 멋집] 인천 연수동 <원조 닭똥집 닭내장>
닭살 돋는 맛집? 닭똥집!

오독오독 씹어 먹는 맛이 일품인 닭발, 쫀득쫀득한 닭똥집(속칭 모래주머니), 부드러운 질감에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닭내장.

어찌 사람으로 태어나 이런 것까지 먹을 수 있냐는 시선을 보내면 곤란하다. 왠지 모를 찜찜함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는 않는다는 사람이 많지만 맛에 있어서 만큼은 여느 고급 요리 부럽지 않다. 지금 당장 포장마차 같은 서민들의 주점에 가보면 이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광역시 연수동에 가면 감히 ‘원조’라는 이름을 내걸고 영업을 하는 닭똥집 닭내장 전문점이 있다. 메뉴가 그대로 상호가 되었다.

먹자골목 중에서도 유난히 장사가 잘되는 집을 찾노라면 금세 발견할 수 있는데. 전형적인 동네 음식점 분위기지만 퇴근 무렵부터 발 디딜 틈이 없다.

사실 이곳은 음식 관련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으레 매스컴에 나온 집이 그렇듯이, ‘생각보다 별로일 것’이라는 호기심 반 기대 반을 갖고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곳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걸 보면 음식 맛 하나는 믿을 만 하다는 얘기다.

‘원조 닭똥집 닭내장’의 재료는 정직하다. 주재료인 똥집과 내장은 반드시 하루에 한 번씩 공급을 받는다.

그것도 12년째 한 곳에서만 물건을 받고 있다고. 물론 모든 재료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깨끗이 손질되어 가게까지 배달이 된다.

주로 저녁 장사니 느지막이 나와도 될 것 같지만 오전 8시30분이면 이미 주인은 식당에 나와 재료를 다듬고 양념을 준비한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양념이 이 집 맛의 비결이다. 고추장에 고춧가루와 양파, 후추, 마늘, 다시마 등 19가지 정도의 재료가 들어간다.

꼭 떡볶이나 양념 같아 보이지만 오랜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다. 고추장을 기본으로 사용했음에도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다.

단맛은 설탕 대신 양파를 충분히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가장 중요한 닭똥집과 내장은 신선한 것만 사용해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그냥 보기만 해도 선홍색의 빛깔이 무척이나 싱싱해 보인다.

이렇게 준비된 재료는 깻잎, 쌀떡 등과 함께 두툼한 무쇠 솥에 올려진다. 무쇠 솥은 달궈지는 데는 다소 오래 걸리지만 빨리 타지 않아 좋고 나중에 밥을 볶아 먹기에도 그만이다.

똥집의 질긴 맛이 싫다면 부드러운 닭내장이 좋다. 닭내장은 꼭 곱창처럼 쫀득해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내장과 똥집을 반씩 섞어 주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메뉴 : 닭똥집, 닭내장 1만2,000원씩.

찾아가는 길 : 제2경인고속도로 이용, 연수동 우체국사거리에서 좌회전한다. 연수전화국사거리에서 다시 좌회전 해 150m가량 가면 연수고등학교 부근 ‘대동월드 먹자골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원조 닭똥집 닭내장’은 연수약국 뒷골목에 자리한다.

영업 시간 : 오후 3시부터 밤 12시까지. 매주 첫째, 셋째 일요일 휴무. 032-816-0245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5-10-17 16:36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