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나와야 부유해 보인다’는 말은 이제 개그에서나 통한다. 뚱뚱하다는 것이 후덕하다는 것과 얼추 동일시 되던 때는 옛날도 아주 옛날이다.

‘비만과의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용어가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있다. 36과 34는 비만의 기준이다.

대한비만학회는 대사증후군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국인 복부비만 기준 설정작업을 벌여 남자는 허리둘레 36인치(90㎝) 이상, 여자는 34인치(85㎝) 이상을 복부 비만이라고 규정했다.

복부 비만은 키와는 상관없다. 우리나라는 30대 이상 성인의 20~30%가 비만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만인은 정상인에 비해 사망률은 28%, 고혈압은 5.6배, 고지혈증은 2.1배, 당뇨병은 2.9배 높다.

문제는 가난할수록 비만이 되기 쉽고, 비만은 가난을 불러올 가능성이 커 비만과 가난의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적절한 체중과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한가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비만이 초래하는 각종 폐해는 개인적 차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비만으로 인한 질병 치료에 들어가는 막대한 돈은 결국 사회의 부담이고, 이는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비만이 국가가 관리해야 할 ‘공공의 적’이 된 이유는 우선 여기에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정상인인데도 스스로 비만이라고 생각해 억지로 살을 빼려고 하는 ‘비만 우려증’이 갈수록 확산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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