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국물에 싱싱한 해산물 '퐁당'

여행 중 길거리 혹은 전통 음식점을 일부러 찾아 현지음식을 맛보는 일은 특별한 경험으로 남는다. 새로운 세상에서 낯선 음식을 먹어보는 것.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향신료를 듬뿍 사용하는 태국요리,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쌀국수 등 동남아시아 요리에 대한 개성은 꽤나 강한 편.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필리핀 음식에 대한 소개나 관심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필리핀을 찾고 있지만 그들 역시 진짜 필리핀 음식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스페인, 미국 등의 식민 지배를 오랫동안 받아온지라 필리핀에는 정통보다는 퓨전요리가 훨씬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압구정동에 문을 연 펄팜은 요즘 필리피노(필리핀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핫 팟(Hot Pot)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필리피노 주방장이 조리를 맡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믿음이 간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필리핀 레스토랑이라는 점에서 현지 요리사 영입에서 입국 절차가 꽤나 복잡했다는 후문.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필리피노 주방장 3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고 필리핀 현지 스타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핫 팟은 끓는 육수에 고기와 야채, 해산물을 익혀 먹는다는 점이 샤브샤브와 비슷해 보이지만 차별화되는 점이 몇 가지 있다.

먼저 핫 팟의 육수는 사골과 약재를 가미한 진한 국물이라는 점. 그리고 샤브샤브가 야채 등을 살짝 데쳐 먹는 것과는 달리 핫 팟에는 자기가 원하는 모든 것을 몽땅 익혀 먹을 수 있다.

다소 소란스럽게 비쳐질 수 있지만 격의 없는 필리핀 국민의 성격이 여실히 나타나는 음식이다. 또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핫 팟이 끓고 있는 동안 새우, 대합 구이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2가지를 함께 조리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냄비와 팬에서 국물과 함께 담백한 구이도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이렇게 끓이고 구운 재료는 필리핀에서 직접 공수해온 소스와 함께 먹는다.

핫 팟을 전통음식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필리핀이 거쳐 온 과거를 되짚어 보면 이해가 된다.

이에 펄팜의 수석 조리사는 필리핀 현지에서도 전통 요리를 맛보는 게 쉽지는 않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음식이 서구 요리와 상당 부분 접목되어 있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핫 팟과 그릴 외에 정통 필리핀 스타일의 아도보, 깔라만쉬 쥬스, 딤섬도 있다. 특히 딤섬은 여느 전문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대 이상이다.

메뉴 : 프리미엄 비프 세트(핫 팟+그릴) 2만7,000원, 폴리네시안 세트 3만2,000원. 콤비네이션 세트 3만6,000원, 비프 핫 팟 1만8,000원, 시푸드 핫 팟 2만원, 펄팜 그릴 1만8,000원, 바비큐 그릴 1만6,000원. 아도보 2만2,000원, 딤섬류 5,000원, 깔라만쉬 쥬스 6,000원. 점심 메뉴는 8,000원부터 1만4,000원 사이. 10% 부가세 별도.

영업시간 : 오전 11시30분부터 밤 11시까지. 명절만 휴무.

찾아가는 길 :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맞은편 하나은행 골목, 스타벅스 커피 뒷 건물.

1688-9129 www.wowpearlfarm.com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