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자양분 '고전 속 가치' 찾기

1권- 동양 문학 편, 2권- 동양 교양 편/ 정재서 외 엮음/ 휴머니스트 발행/ 1권 2만8,000원, 2권 2만5,000원

휴머니스트가 창립 5주년을 기념해 ‘오늘의 눈으로 세계의 고전을 읽자’를 모토로 특별히 기획한 프로젝트다.

고전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가 열고자 하는 세상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가 등의 물음을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고전을 읽는 목적은 고전의 생각이나 가치관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시각으로 들여다보는데 있다. 고전이라는 텍스트에 갇히거나 작가들의 위대함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와 작가들을 통해 살아있는 삶의 모델을 만나고 그들의 삶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며, 발견한 가치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비로서 삶의 비전을 가지게 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시리즈는 동양의 문학 편과 교양 편, 서양의 문학 편과 교양 편, 한국의 고전 문학 편과 근현대 문학 편 및 교양 편 등 일곱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서 고금의 고전 250여 종이 망라될 계획이다. 이번에 1권과 2권이 먼저 나왔다.

이 시리즈의 특징은 몇 가지 있다. 우선 동양과 서양, 한국에 걸친 균형 잡힌 고전의 선정이다. 지금까지 고전 읽기는 서양 편중이 심했다.

그래서 셰익스피어나 루소, 칸트 등을 잘 알지만 같은 시기 명작을 남긴 중국 작가나 지식인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 시리즈는 중국과 일본 중심의 고전을 서구의 그것과 거의 같은 수로 선정했으며, 특히 한국의 고전은 세 권으로 구성했다.

또 각 분야에서 돋보이는 역량을 갖춘 250여명의 지식인과 작가들이 저자로 참여했다. 방대한 고전에 대해 저자들이 각각 한 편의 보고서를 낸 셈이다. 전문가들이 고전에 대해 어떤 실마리를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문제의식에 접근해 가는지 살필 수 있다.

고전 읽기의 현재성과 미래성을 밝히고자 한 점도 특징이다. 고전 읽기를 통해 사유하고 사색하는 과정을 독자 스스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고전에 대한 사실과 정보보다는 고전의 시대적 정신과 맥락, 그리고 무엇보다 당대의 시각으로 고전을 재창조하는 살아있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권에서는 38편의 문학 작품을 다루고 있다. 2권은 사상 판에 해당한다. 모두 34종을 담았다. 동양의 고전은 우선 중국과 일본의 작품과 작가를 대상으로 했다.

인도나 서아시아의 고전은 국내에 번역된 것이 몇 안 되는 어려움 등이 있어 앞으로 별도의 후속기획에서 소화하겠다는 의도로 제외했다.

1권은 ‘산해경(山海經)’ ‘시경(詩經)’ ‘초사(楚辭)’ 등으로부터 시작한다. ‘삼국연의’ ‘수호전’ ‘서유기’ 등 6대 기서도 포함된다.

중국의 현대 문학 고전에서는 ‘아Q정전’ ‘자야(子夜)’ ‘낙타 시앙쯔’ ‘변신 인형’ 등 중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만난다.

일본 고전 문학들은 ‘고사기’ ‘만엽집’ ‘겐지 이야기’ ‘도연초’ ‘바쇼시집’ ‘설국’ ‘만엔 원년의 풋볼’ 등 다양하다.

2권에서는 ‘설문해자(說問解字)’에서 뚜웨이밍의 ‘유학 제3기 발전의 전망 문제’까지 만날 수 있다. ‘반야심경’등 불교 가르침과 마오쩌뚱의 ‘모순론’, 마루야마 겐지의 ‘일본 정치사상사 연구’를 접할 수 있다.


이상호 편집위원 sh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