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6일 신문의 날에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는 '우리의 다짐'이란 공동성명서에서 한국의 신문은 지금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고 자칫하면 신문시장 전체가 사상 최악의 사양화 단계에 치달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사실, 신문 관계자들에겐 신문의 심각한 위기가 체감된 지 오래되었다.

산업의 위기와 저널리즘의 위기라는 두 가지 측면이 중첩되어 나타나고 있는 신문의 위기는 지금 별다른 해결책 없이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인상을 주고 있다.

먼저, 신문의 산업적 위기는 다양한 객관적 지표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신문의 가구구독률이 2000년 57%에서 2004년 41%로, 신문열독률은 2000년 60%에서 2004년 43%로 감소하여 신문구독자가 계속 줄고 있으며, 동시에 미디어광고시장에서 신문광고 점유율도 1996년 41.3%에서 2004년 31.2%로 지속적인 감소세에 있다.

결국, 신문산업의 두 가지 핵심적인 시장인 신문독자 시장과 신문 광고시장의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신문에 보편적이어서 1998년 이후 매출액이 증가하는 신문기업은 과점신문 3개사뿐이며 2004년에는 이들마저도 매출액이 감소된 바 있다.

이러한 신문산업의 위기는 80%넘게 광고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신문에게 심각한 타격을 가했고 결과적으로 신문기자의 재교육, 복지, 우수인력 확충, 시스템의 현대화에 투입해야 할 재원을 고갈시키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다.

신문산업의 위기는 신문간의 질적 차별성 유지를 불가능하게 하고 광고주의 영향력에 지나치게 노출시키는 등 신문저널리즘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신문저널리즘의 위기는 지속적인 신문의 신뢰 추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정사안을 보도할 때, 신뢰하는 미디어를 묻는 질문에 그것이 신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000년 24.3%에서 2004년 16.1%로 감소하였다.

2004년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선 신문이 영향력, 재미, 유익성, 중요성, 신뢰성 등에서 텔레비전에 뒤졌으며, 심지어 영향력, 재미, 유익성 등은 인터넷에게도 뒤진 바 있다.

언론수용자들은 지나친 지면 사유화, 정파성 등이 신문 신뢰를 추락시킨 핵심적인 원인으로 거론한 바 있다.

신문이 진실성과 정확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신뢰의 추락은 신문저널리즘의 위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지 않으면 신문산업의 위기 극복도 험난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신문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위기와 저널리즘의 위기가 상호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두 위기를 동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래도 선후의 관계를 따져보면, 저널리즘의 위기 해결이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신문의 공정성 결여가 신뢰의 하락을 낳고 이것이 신문이용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보는 관점이 설득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신문의 공정성 확보를 통한 신뢰 회복이 신문독자의 일탈을 막고 신문 독자시장과 광고시장을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끝으로, 우리 신문의 구독 결정 요인이 신문의 논조나 품질이 아니라 불법적인 경품이나 구독료 할인, 무가지 배포 등의 판촉행위라는 점은 우려할 만한 것이다.

이런 동기로 신문구독을 결정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불법적 판촉행위에 현혹돼 언제든지 구독신문을 바꿀 수 있어 신문 절독률이 30%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과점신문들은 신문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과당 불공정 경쟁을 하고, 그 결과 중소신문은 붕괴되는 신문시장의 과점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불법적인 경품과 무가지 배포로 만들어진 신문시장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것이 신문의 신뢰회복과 의견 다양성의 보장을 통해 신문의 위기를 극복하는 첩경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문의 뉴미디어전략이나 정보상품화, 아쿠아프로젝트 등의 다양한 생존전략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용성 한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yong1996@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