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자 ○○면 ‘정부, 기업도시 숫자 제한 않기로’ 기사 중 지난해 정부가 선정한 기업도시 시범사업지는 충북 청주가 아니라 충북 충주여서 바로잡습니다.

2월 15일 자 어떤 신문의 정정기사다. 서둘러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보(誤報)를 뒤늦게라도 고쳐 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지명 외에 고칠 말은 또 없을까. ‘숫자’라는 말이 그 자리에 어울리는 말일까.

‘숫자’란 첫째, “ ‘1, 2, 3’ 또는 ‘一, 二, 三’처럼 수를 나타내는 글자”다. “전광판에 나타난 숫자 3”이 그 예다. 둘째, “금전, 예산, 통계 따위에 숫자로 표시되는 사항. 또는 수량적인 사항”이다. “숫자에 어둡다”가 그 예다. 여기까지는 위의 정정기사에 해당하는 것이 없다.

‘숫자’의 세 번째 뜻이 “사물이나 사람의 수”이니, 이 뜻으로 비로소 위 기사의 내용을 알 수 있게 된다. 맨 나중에 나타나는 뜻에 의지하여 단어를 쓰는 일은 비경제적이다.

‘낱낱의 수’라고 금세 알아듣게 나타내는 말은 바로 ‘수효(數爻)’다. “신청자의 수효가 늘었다”, “수효를 세다” 등의 예를 들 수 있다. 또는 “셀 수 있는 사물의 크기를 나타내는 값”인 ‘수’도 괜찮다. 상황에 즉시 잘 들어맞게 말하는 일, 바른 언어생활의 첫걸음이다.


김희진 국립국어원 국어진흥부장 hijin@mc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