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체험여행 - 눈꽃산행, 막바지 겨울산행서 만나는 동화 속 세상

겨울 산행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눈꽃이다. 특히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강원도 지역은 눈꽃 산행을 즐기기에 제격.

뽀드득 뽀드득 소리조차 경쾌한 산길과 새하얀 꽃이 핀 듯 눈 덮인 나무들이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눈이 내리는 날 산행을 하면 마치 동화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설악산
백담사-수렴동 산장 코스가 압권

눈이 내리면 이름 그대로 빼어난 자태를 뽐내는 雪嶽山.

설악산은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은 만큼 등산로도 험한 편인데 겨울철에 눈이 많이 내리면 입산 금지령을 내릴 정도로 위험하기도 하다. 대청봉을 넘는 종주코스는 최소한 산장에서 1박을 해야 할 정도로 산행 시간도 길어 초보 등산가라면 겨울은 피하는 게 좋다.

하지만 어디 종주만이 산행인가? 정상을 밟는 것에서 기쁨을 얻는 이가 있다면 산의 기운을 체감하며 그 품에 잠시 안기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끼는 이도 있는 법.

소청산장에서 바라본 동해

설악산을 오르는 여러 코스 가운데 눈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도 힘들이지 않고 도전해 볼 만한 곳으로 백담사에서 수렴동 산장에 이르는 등산로를 추천할 만하다.

매표소에서 백담사까지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다른 코스에 비해 등산로가 험하지 않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산행으로 알맞다.

산행 시작 전에 독립운동가 한용운 선생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백담사를 잠시 둘러보는 것은 덤으로 얻는 즐거움.

선생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품들로 꾸며진 만해 기념관이 백담사 안에 자리해 있다. 당일 코스로 산행을 끝낸 다음 다시 백담사로 돌아와 절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사찰체험에 참가하는 것도 좋다.

백담사 아랫마을인 용대리에는 독특한 겨울 볼거리가 있다. 추운 날씨가 맛을 좌우한다는 황태를 말리는 황태덕장이 눈길 닿는 곳마다 들어서 있다. 용대리는 전국 최대의 황태 생산지.

인제 용대리 황태덕장.

눈을 두껍게 뒤집어 쓴 황태덕장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황태요리 전문점에서 구수한 황태국, 황태찜, 황태구이 등을 맛보고 덕장을 찾아 황태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체험정보
양평, 홍천, 인제를 지나 한계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10여 분 달리면 백담사 입구에 이른다. 매표소에서 백담사까지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백담사 가까이에 있는 백담산장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며 수렴동 산장까지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백담사 입구에서 46번 국도를 따라 3.5㎞ 더 가면 용대삼거리가 나오고, 도로변에 황태덕장이 즐비하다.

덕장에서 황태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만해마을 앞을 흐르는 강에서 얼음썰매 타기도 가능하다. 백담사 매표소 033-462-2554.



태백산
탁 트인 시야, 최고의 산행코스

눈꽃 산행을 위한 최고의 코스 태백산

겨울철에 가장 인기 있는 산행지로 꼽히는 태백산에서도 역시 아름다운 눈꽃을 볼 수 있다. 하루 코스로 다녀오기에 적당해 주말이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찾는 이들이 무척 많다.

정상인 장군봉(1567m)까지 왕복하는데 4~5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등반 코스는 유일사에서 장군봉· 천제단을 거쳐 당골 광장으로 하산하는 길, 반대로 당골 광장에서 망경사·천제단·장군봉을 지나 유일사로 향하는 길, 화방산에서 유일사 ·장군봉· 천제단· 당골로 이어진 길 등이 있다.

장군봉에서 천제단으로 이어진 길은 사방으로 시야가 탁 트여 가슴 속까지 시원하다. 또 늘 바람이 매섭게 불어와 메마른 나뭇가지에 한쪽으로 얼어붙은 눈꽃을 감상하기에 좋은 구간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광에 추위도 잊을 정도.

당골 광장은 많은 이들이 산행 출발지로 이용하는 곳으로 근처에 눈썰매장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1박2일 일정이라면 눈썰매와 눈꽃 산행, 태백의 다른 여행지까지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체험정보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탄 다음 제천 나들목으로 나간다.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을 거쳐 태백으로 들어간다.

태백산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어린이 700원. 눈썰매장 입장료는 어른 4,000원 어린이 3,000원. 당골 매표소 033-550-2745.

트레킹
곰배령 · 대관령 양떼목장 등이 명소

산을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산책하는 수준으로 즐길 수 있는 코스를 찾는 것이 좋다. 설피마을로 유명한 곰배령 아래의 진동리와 영화에도 자주 등장한 대관령 양떼목장이 바로 그 곳.
백담사에서 비질하는 스님.

진동리 설피마을은 과거에는 손꼽히는 산간 오지였으나 지금은 마을 바로 앞까지 도로가 뚫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겨울이면 설피 없이 문밖으로 나서기 힘들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마을을 에워싼 곰배령 자락과 고즈넉한 오지마을의 정취가 정답다. 마을에 펜션과 민박이 있어 하룻밤 묵어가기도 좋다. 설피를 신고 마을 주변을 둘러보거나 곰배령, 단목령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눈꽃 산행을 즐기면 된다.

대관령 양떼목장은 시원하게 펼쳐진 대관령의 겨울 풍경과 눈밭 위에서 뛰노는 양떼를 볼 수 있어 가족여행으로 제격이다.

목장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 한 시간 정도면 가능하고 양떼에게 건초 먹이 주기, 비료포대 눈썰매 타기 등 아기자기한 체험까지 할 수 있다. 특히 비료포대 눈썰매는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좋아해 온 가족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

목장에서 대관령 기상대 방면으로 난 길을 따라 가면 선자령에 이르는데 눈꽃 산행 코스로 그만이다. 왕복 3시간 정도 걸린다.

체험정보
진동리로 가려면 홍천 철정검문소에서 우회전, 내촌을 통과해 현리까지 간다.

현리에서 418번 도로를 따라 계속 들어가면 진동리에 이른다. 입구에 진동분교가 있고 조금 더 들어가면 설피마을이다. 돌아가는 길에 인제 소양강 신남선착장을 찾으면 빙어낚시와 얼음썰매도 즐길 수 있다. 인제군 문화관광과 033-460-2082.



글·사진 김숙현 자유기고가 pararang@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