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을 맞아 국내외 거장들의 예술혼을 만날 수 있는 대형 전시와 공연이 잇따라 막오른다.

독일 현대 미술의 두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A.R. 펭크의 전시를 비롯해, 영국의 대표적 관현악단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10년 만에 내한 공연을 가지며, 한국화의 독창적 화풍을 정립한 소정(小亭) 변관식의 대규모 회고전이 공개된다.

독일현대미술의 대가 리히터와 펭크

신표현주의(Neo-Expressionism)를 대표하는 리히터와 펭크의 전시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25일부터 열린다. 리히터의 회화 30점, 펭크의 회화 34점과 조각 3점을 1960년대 초기작부터 2000년대 최근작까지 시기별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다.

옛 동독 드레스덴 출신의 리히터는 ‘회화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현대 미술사에서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작가다. 가족 스냅 사진,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이나 인쇄매체에서 얻은 다양한 사진들을 윤곽을 흐릿하게 하여 기하학적으로 구성했다. 작품 값이 비싼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에 들여온 작품의 총 가격은 700억원에 달한다. 역시 드레스덴 출신인 펭크는 1960년대 초 동독사회의 모순을 지적하고, 독일통일 후 역사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 작품들을 선보여 분단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깊은 교훈을 준다. 4월 30일까지.

(02) 2188-6059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정명훈의 만남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지휘자 정명훈과 함께 3월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 차례 공연을 갖는다.

1904년 창단,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런던 심포니는 초창기 지휘자 한스 리히터를 시작으로 아르투르 니키슈, 피에르 몽퇴, 앙드레 프뢰빈 등 전설적 거장들이 두루 거쳐갔다.

정명훈은 20세 때 피아니스트로 처음 협연한 후 바스티유 오페라 지휘자를 맡기까지 매년 이 악단을 지휘하며 인연을 쌓았다. 다시 만난 이번 무대에서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말러의 교향곡 5번’ 등을 들려준다.

(02) 518-7343

변관식 회고전 '소정, 무릉도원을 보다'

소정 변관식의 작고 30주기를 기념하는 대규모 회고전 ‘소정, 길에서 무릉도원을 보다’는 덕수궁미술관에서 17일부터 열리고 있다.

총 82점이 출품된 이번 전시회에는 특히 공개석상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 15점 이상 포함돼 눈길을 끈다. 대표작인 ‘금강산’ 뿐만 아니라 ‘도화풍경(桃花風景)’과 ‘전가풍경(田家風景)’ 등을 통해 ‘금강산 작가’로 국한돼 알려진 소정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유도한다.

5월 7일까지. (02) 2022-0617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