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반가문의 쓴소리/ 조성기 지음

연암 박지원에 버금가는 대문장가이자 실학자 이덕무는 당시 도덕과 예절이 무너진 사회 현실을 안타까워한 나머지 작은 예절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사소절’(士小節)을 집필했다.

‘선비의 작은 예절’이란 뜻이지만 작가 조성무는 ‘작은 행실을 조심하지 않으면 큰 덕을 허물게 된다’는 그의 뜻을 우리 시대에 적용해 보고자 새롭게 풀어썼다.

‘관직을 받은 사람을 축하할 때(입사 승진시) 월급을 물어보지 마라’ ‘친척 부인을 대할 때도 정중하라’ 등 제시된 사례들은 오늘날 우리들도 되새겨보아야 할 삶의 준칙이다. 김영사/ 1만2,900원

▦ 4천년의 농부/ 프랭클린 히람 킹 지음/ 곽민영 옮김

약 100년 전 미국의 농림부 토양관리국장이었던 프랭클린 H. 킹은 중국과 한국, 일본을 여행하면서 4,000년 동안이나 먹을거리를 제공하면서 땅을 비옥하게 해온 이들 국민의 지혜에 감탄한다. 그는 직접 목격한 동양 3국의 유기농법을 답사보고서 형식으로 썼고 그의 경험담과 주장은 지금도 유효하다.

저자는 이들 3국의 땅이 수천 년 간 비옥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로 훌륭한 유기질 퇴비로 변신하는 ‘분뇨’와 물의 관리기술, 그리고 콩과 식물의 활용을 꼽는다. 3국의 유기농 뿌리와 기술을 200컷이 넘는 사진과 함께 엿볼 수 있다. 들녘/ 1만5,000원

▦ 음악회에 대해 궁금한 몇가지/ 크리스티아네 테빙켈 지음/ 함수옥 옮김

왜 음악회에만 가면 졸릴까? 왜 선곡집 음반을 사지 말라고 하지? 쉽게 물어보거나 금방 답을 듣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보통 클래식 길잡이 교과서는 딱딱하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지만 이 책은 클래식 초보자들에게 친절하고 유머러스한 설명으로 입문을 도와준다.

클래식 음악이 긴 이유, 음악회가 비싼 까닭 등 클래식에 대해 퍼져 있는 전통적 편견들을 상세히 설명해 클래식 공포증을 없애준다. 열대림/ 1만2,500원

▦ 히치콕/ 패트릭 맥길리건 지음/ 윤철희 옮김

‘사이코’ ‘새’ 등 스릴러 영화 장르를 확립한 ‘스타 감독’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1980년 숨진 지 20여 년. 그를 다룬 전기물은 다양하지만 새삼 이 책은 그의 사후 밝혀진 많은 의미있는 발견들을 아우른 히치콕 전기의 결정판이다.

60편의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수반된 그의 선견지명과 검열당국을 입맛대로 요리하며 언론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솜씨, 체념할 것은 포기하고 목표는 관철시키는 그의 수완이 잘 묘사돼 있다.

히치콕의 부정적인 품성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도널드 스포토의 ‘천재의 어두운 면’(1983년) 책을 바로 잡는데 저자는 주안점을 뒀다. 을유문화사/ 4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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