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걱정 없이 '고기에 국수까지'

보통 고깃집을 찾을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가격이다. 소등심이나 조금 싸다는 안창살이라도 1인분에 2만원을 훌쩍 뛰어 넘어서다.

그래서 고깃집 문을 나설 때 ‘얼마가 나올까’ 걱정하지 않도록 내놓는 메뉴 중 하나가 상추쌈밥 샤브샤브다. 얇은 지갑 걱정을 덜하며 고기와 야채, 그리고 국물과 국수까지 한 입에 즐길 수 있으니 경제적이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4거리에 자리한 고깃집 ‘초우마을’ 또한 상추쌈밥 샤브샤브로 이름 높다. 원래 꽃등심이 자랑거리지만 워낙 상추쌈밥 샤브샤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 지금은 이 집의 효자 메뉴로 자리잡았다.

점심 때는 60% 이상이 이 메뉴를 선택할 정도.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맛깔스러움을 갖췄고 친절하게 다가서는 서비스까지 더해진 때문이다.

이 집 상추쌈밥 샤브샤브는 얇게 썬 소고기 슬라이스가 돌돌 말려 나온다. 그리고 이들 소고기 슬라이스는 마치 피라미드를 쌓듯 층층이 얹혀져 있는데 자체의 무게에 짓눌려 쭈그러들지 않는 것이 신선도를 말해 주는 듯하다.

가쓰오부시(말린 참치 슬라이스)와 각종 야채로 맛을 낸 육수에 얇은 고기 살점을 살짝 데쳐 소스에 찍어 쌈밥과 함께 먹는 것이 첫 번째 순서. 소스에는 들깨가 많이 들어가 기름기가 느껴지지 않고 뒷맛 또한 깔끔하게 다가온다.

송이나 팽이버섯 미나리 등 각종 야채를 데쳐 먹고 마지막으로 국수를 삶으면 마무리. 그래도 출출하면 죽을 만들어 먹는다.

원래 이 집은 여느 집보다 싸면서도 서비스가 괜찮은 고깃집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메뉴판 가격이 서울 강남이나 시내보다 10% 이상 싼 편.

임대료가 비싼 도심지가 아닌 탓도 있는데 이미 동대문 상권에서는 꽤 소문나 있다. ‘풀을 먹는 소’라는 뜻의 초우(草牛)라는 상호가 말해주듯 고기 질에 크게 신경쓰며, 모두 전라남도 화순에서 가져오는 한우만을 사용한다.

암소 고기라서 육질이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질감이 쫄깃하다.

이 집은 1999년 한 번 문을 닫았었다. 찾는 손님이 없어 몇 달 동안 셔터를 내렸지만 새 주인을 맞으면서 지금의 유명세를 타게 된 것.

파주 임진강폭포어장을 정상급 대형레스토랑으로 키우며 주목을 받은 남정우씨가 새로 운영을 맡게 되면서 완전히 탈바꿈했다.

쾌적한 공간에 양질의 고기를 박리다매로 저렴하게 내놓으면서도 호텔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그가 지금도 내세우는 원칙.

레스토랑 경영에서 잇달아 역량을 발휘한 주인 남씨는 외식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여전히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집은 고기를 찍어 먹는 간장소스가 독특하다. 직접 발효시켜 만드는데 고기 맛을 돋워주고 입맛을 당기게 한다. 양념꽃게장 단호박 미역과 쭈꾸미 동치미 겉절이 등 밑반찬들 또한 정갈하면서도 푸짐하다.

특히 인기 메뉴인 갈비는 볶은 소금과 참기름에 살짝 발라 불판에 굽는 것이 색다르다.

메뉴 상추쌈밥 샤브샤브 1만원(저녁 특선은 1만2,000원) 갈비탕 6,000원 생등심 2만2,000원(160g).

찾아가는 길 지하철1호선 회기역 1번 출구로 나와 경희대 방면으로 걸어가다 왼쪽 GS25편의점 옆골목 입구. 인근 단체 손님은 셔틀버스 제공. (02)957-2266




글·사진=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