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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와~"우리 누렁이가 최고라 카이!"
청도 소싸움 축제
국제적 축제로 자리잡은 소싸움대회, 소등타기·로데오 경기 등 흘겨운 잔치 한마당




남도에서 꽃소식이 전해오고 운문사 앞뜰에 새싹이 돋기 시작하는 계절이 되면, 청도 고을은 뙤약볕 쏟아지는 계절보다 더 뜨거운 열기에 휩싸인다.

1톤에 육박하는 황소들이 힘을 겨룰 때마다 쇠뿔 부딪히는 소리가 둔탁하게 들려오면 서원천의 소싸움장은 순식간에 흥분의 도가니로 뒤바뀌기 때문이다. 널찍한 소 등짝에 내려앉던 봄 햇살도 화들짝 놀랄 정도로.

3월 11일부터 5일간 서원천 주변에서 열려

낙동정맥의 한 줄기가 낙동강을 향해 뻗어 내리면서 빚어놓은 경상북도 땅 남단의 청도(淸道)는 신라통일의 원동력이었던 화랑정신의 발원지이면서 일연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하였던 내력이 있는 운문사 외에는 크게 자랑거리가 있는 고을이 아니었다.

하지만 21세기로 들어서면서 청도는 오랜 잠에서 깨어나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인의 이목까지 끌기 시작했으니 그건 바로 매년 봄마다 열리는 ‘소싸움 축제’ 덕분이다.

소싸움은 농경사회에서 목동들이 심심풀이로 내기를 걸고 소끼리 싸움을 시킨 데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이후 소싸움은 마을이나 씨족 단위로 확산되어 서로의 세력을 과시하는 행사로 발전하였다. 또 신에게 제물로 바칠 소를 고르기 위해서 소싸움을 벌였다는 설도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소싸움으로 유명한 고장은 경북 청도와 경남 진주ㆍ창원ㆍ밀양ㆍ의령, 전북 정읍 등이다.

하지만 소싸움은 일제 시대 때 강제로 폐지되었다가 광복 후에야 부활하였다. 1990년 영남 소싸움대회가 청도에서 열린 이후 청도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소싸움 축제장으로 탈바꿈하였다.

올해의 청도 소싸움 축제는 3월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이서면 서원천 주변에서 열린다.

먹거리장터의 팔도엿장수가 부르는 각설이타령이 잔치판 흥을 돋우고 소싸움 사진전, 전통문화 인형 전시, 전국 소싸움 사진촬영대회, 짚풀 공예전, 농경민속마을 체험장 등 많은 볼거리가 방문객을 맞는다.

또 은퇴한 싸움소인 ‘순덕이 소등타기’ 등 잊혀지는 우리 농경문화 전통을 되살려보는 흥미로운 행사도 곁들인다.



서부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로데오경기도 큰 인기다.

미8군 소속 카우보이협회 회원들이 아슬아슬한 묘기를 펼칠 때마다 수만 관중들의 박수와 함성이 들판을 달군다. 외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소싸움을 관전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도 청도 소싸움축제가 국제행사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설명해준다.

축제의 주 행사는 뭐니 해도 전국의 내로라하는 싸움소 130여 마리가 왕중왕을 겨루는 체급별 소싸움 대회. 소싸움은 갑종(730kg 이상), 을종(640kg~730kg 미만), 병종(640kg 미만) 세 체급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소싸움에서 소들은 그냥 뿔을 맞대고 단순히 힘자랑만 하는 것 같지만, 밀치기·머리치기·들치기·뿔걸이·옆치기 등 다양한 기술을 구사한다. 또 소에게도 특기가 있어 싸움에서 오래 견디는 소를 ‘견디기 소’, 뿔로 잘 찌르면 ‘찌르기 소’ 덮치기를 잘 하면 ‘덮치기 소'라 한다.

한 경기를 끝내는 데는 약한 쪽이 싸움을 포기하고 달아날 때까지 보통 10~20분쯤 걸리지만, 짧으면 단 몇 초만에 결판나는 수도 있고, 길게는 3시간 이상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싸움소는 보통 송아지 때부터 특별하게 훈련시킨다. 송아지가 자라 싸움소가 되려면 두 살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최고 체급인 갑종 경기에 참가할 때까지 보통 5년간 싸움소로 출전해 경험을 쌓는다.

싸움소의 일과는 프로 운동선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농사일을 하지 않는 대신 새벽같이 일어나 산악달리기, 모래사장 달리기, 무거운 타이어 끌기 등으로 기본 체력과 근력을 기르고, 통나무박기·흙더미박기를 하면서 싸움기술을 익힌다. 경기 전날 주무기인 뿔을 날카롭게 하기 위해 대패 등으로 다듬으면 대전 준비가 끝난다.

싸움소의 주식은 보리쌀, 콩 밀 등을 볏단과 함께 끓인 여물인데, 가끔 들깨를 섞어 먹이기도 한다. 경기를 앞두고는 사람도 먹기 힘든 보양식으로 몸보신을 한다.

미꾸라지·산낙지·뱀·개소주는 물론이요, 인삼이나 십전대보탕 같은 보약도 먹는다. 경기 도중 뿔이나 뼈가 부러져 선수 생활을 그만 두는 불운을 겪기도 하지만, 주인의 배려와 후배 싸움소들의 호위를 받으며 여생을 편안하게 보낸다고 한다.

소싸움을 관람한 후에는 운문사와 운문사자연휴양림 등을 들러보는 것도 이른 봄날의 즐거움으로 남는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청도 소싸움축제 홈페이지(http://bullfighting.cheongdo.go.kr) 참조.

숙식


동창천과 청도천을 끼고 있는 청도는 오래 전부터 미꾸라지·메기·꺽지 등의 민물고기 요리로 유명하다.

청도의 관문인 청도역 앞엔 추어탕을 잘하는 전문식당이 많은데, 그 중 김말두 할머니가 운영하는 의성식당(054-371-2349)은 미식가들 사이에 소문난 경상도식 추어탕집이다. 1인분에 4,000원.

운문사 입구엔 산채비빔밥, 피라미 조림, 은어회 등을 맛볼 수 있는 식당과 민박집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운문댐 근처에도 깨끗한 숙박시설이 여럿 있다. 운문산자연휴양림(054-371-1323)은 봄내음을 맡을 수 있는 휴양시설이다.

교통


△ 경부고속도로→동대구분기점→대구․부산고속도로→청도 나들목→청도읍→20번 국도(창녕 방면)→이서면 서원천변 소싸움장.
△ 서울역→청도역=1시간 간격으로 매일 14회(06:23~21:35) 운행. 4시간20분 소요. 요금 20,300원. 대구→청도=대구남부정류장에서 청도행 매일 10~15분 간격으로 수시(06:40~22:40) 운행. 50분 소요. 요금 3,300원.




글 · 사진 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
입력시간 : 2006-03-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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