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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탐방] 고난의 살빼기 '마지막 탈출구'
강남서울외과 <비만 성형술>
복강경 이용, 위 일부 잘라내거나 구조 바꾸는 베리아트릭 수술
초고도 비만자나 당뇨 · 고혈압 등 합병증 환자 대상 치료법



▲ 비만환자가 복강경을 통한 위 성형수술을 받고 있다. / 임재범 기자

“적게 먹고 운동을 하라.”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비만치료에 나선 사람들에게는 금과옥조(金科玉條)다. 비만클리닉 의사들은 이 말에다가 꼭 덧붙이는 한 마디가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지 않는다면 빠진 살은 다시 찔 것‘이라고.

하지만 생활습관을 하루 아침에 개조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의사들도 정작 자기 클리닉의 비만치료 성적표를 제대로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비만치료가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이어트 보조식품부터 식욕억제제까지, 시중에 나와있는 비만치료법은 무수히 많다. 그 중에는 ‘베리아트릭(Bariatric)’란 극단적 처방도 들어있다.

2003년 초 국내에서 처음 치료에 도입된 베리아트릭은 위(胃) 일부를 잘라내거나, 위 구조를 바꿈으로써 비만을 치료하는 일종의 위 성형 수술이다. 살 빼기 위한 방법치고는 모골이 송연하다.

베리아트릭 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국내에 아직 많지 않다. 지난 3년간 250명도 채 안 된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지난해 17만명이 이 수술을 받았다. 대중적인 비만치료법의 하나로 인정하여 의료보험 혜택까지 준다.

이 수술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하는 강남서울외과 권수인(44) 원장에게 살을 빼려고 이런 극단적인 방법까지 써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권 원장은 “베리아트릭은 아무나 받는 수술이 아니다”는 전제를 단 뒤 “체질량지수(BMIㆍ체중(㎏)/키의 제곱(㎡)) 35 이상 초고도비만자, 30 이상 고도비만이면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비만 합병증 우려가 있는 사람만이 수술 대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간혹 70~80kg 정도 되는 고도비만자들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지 묻는데, 이런 경우는 수술이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권 원장은 베리아트릭 수술이 ‘비만탈출의 마지막 비상구’라고 말했다.

“초고도비만의 경우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살 빼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혹시 빼더라도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더욱 어렵기 때문에 극단적 처방을 하는 것” 이라며 베리아트릭 수술은 비만치료의 최후 수단 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초고도비만 여성의 경우에는 우울증과 더불어 대외 활동을 꺼리는 등 사회적 장애증상을 종종 동반하는데, 신속한 체중감량으로 이것을 교정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베리아트릭 수술은 크게 두 갈래다. 섭취한 음식이 위에서 흡수가 안 되도록 하거나, 위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먹는 양을 최소화하는 것. 루와이 위 우회술, 수직밴드 위 성형술, 랩밴드 등이 대표적 수술법이다.

루와이 우회술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이다. 식도와 맞닿아 있는 위 상단부에 50㏄ 규모의 작은 위 주머니를 만든 뒤 이것을 장에 곧바로 연결하는 수술이다.

위 용량이 20분의 1 규모로 작아져서 과식이 불가능한 데다가 먹은 음식마저 곧장 장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영양분 흡수가 원천 차단된다.

이 방식은 위 구조를 ‘리모델링’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베리아트릭 수술법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꼽힌다. 장ㆍ단점도 뚜렷하다. 체중감량 효과가 베리아트릭 수술법 중 가장 큰 반면에 시술 시 출혈 등의 위험도 가장 높다. 영양결핍을 막기 위해 비타민 철분 칼슘을 평생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뒤따른다.

수직밴드 성형술과 랩밴드 방식은 수술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술이다. 권 원장이 주로 쓰고 방법들이다.

수직밴드 성형술은 위의 70~80%를 잘라낸 뒤 식도 바로 아래에 밴드를 부착하는 것이고, 랩밴드는 위 절제 없이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실리콘 밴드로 조이는 방식이다.

두 가지 모두 음식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지기 때문에 폭식이 불가능하다. 반면 음식물 흡수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체중감량 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위 절제방식은 잘라낸 부위가 나중에 터질 위험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고 설명한 권 원장은 “몸에 칼 대는 수술 자체가 부담이 되는 65세 이상 노년층과 한창 성장할 나이의 15세 이하 청소년은 수술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다.

"비만,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 권수인 원장
권 원장은 원래 비만 전문의사가 아니었다. 서울대 의대 졸업 후 그가 택한 진로는 소아외과였다.

2003년 4월, 10년 간 몸담았던 경상대 의대 교수직을 내던지고 개원의 길로 들어서면서 전공까지 바꾸는 '이중 도박'을 했다. 2002년부터 1년 6개월간 미국 사우드플로리다 의대 교환교수로 가 있을 당시 르와이 위 우회술을 접한 것이 베리아트릭 분야로 전업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왜 힘든 외과를 택했냐"는 물음에 "나에게 정신과로 가라고 했다면 차라리 의사를 그만뒀을 것"이라고 답한 권 원장은 그의 말대로 외과 체질임이 분명해 보인다.

복강경은 어렵기로 정평이 난 수술. 수술 환자들의 3차원 뱃속을 2차원 영상으로 보면서 작은 기구로 째고, 꿰매는 것이 예삿일이 아닌 데다가 행여 카메라맨이 시술할 부위를 제때 잡아주지 못하면 눈감고 수술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복강경이 "재미나다"고 말한다.

"비만 환자들의 뱃속은 널찍한 운동장처럼 보인다"는 농담도 곁들인다.

1998년 소아에 대한 복강경 수술을 국내 처음 시도하고, 10년 동안 소아외과 전문의로서 숱한 소아 환자들의 좁은 뱃속을 들여다보면서 1,000여 건의 복강경을 한 그의 이 분야 이력을 생각하면 그의 말이 우스개 소리로 들리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권 원장은 "환자들이 비만수술 사실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낸다.




입력시간 : 2006/03/15 15:57




송강섭 의학전문 기자 speci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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