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방, 일본식 다다미방 같은 인테리어, 역시 일본 기모노를 연상시키는 듯한 여직원들 복장, 그리고 음식을 다 먹고 계산할 때 영수증에 찍혀 나오는 적잖은 금액. 으레 ‘일식’(日式) 하면 생각나는 것들이다.

서울 쌍문동에 위치한 일식당 ‘가미’는 이런 고정관념과는 조금 다르다.

인테리어나 메뉴 등에서 전반적으로 일식당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주머니 부담이 적다. 이유는 대중적인 일식당을 표방하기 때문. 여느 일식당의 메뉴를 내놓으면서도 가격을 낮춘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일식당에서 가장 많이 찾는 음식으로는 물론 회나 스시(초밥)가 떠오른다. 그런데 이 집에서는 특이하게도 식사 메뉴로 ‘롤’이 가장 잘 나간다. 롤은 캘리포니아에서 유행해 한국에서도 역시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 이 집에서는 아카시아 롤 스시가 최고 인기다.

밥에 게살과 치즈 파우더, 연어를 얹고 돌돌 말아 나오는 롤 스시에는 빨갛고 노란 소스가 뿌려져 있다.

케첩이나 겨자인줄 알고 맛을 보면 예상과 달리 새콤달콤하다. 자체 개발한 스파이스 소스라서 그렇다. 보통 롤 메뉴가 갖기 쉬운 느끼함이 없다. 그래서 이름도 상쾌한 향기 물씬 나는 아카시아를 따붙였다.

여자들이 연어를 좋아해서인지 아카시아 롤은 여자 손님들이 더 좋아한다. 대신 남자 손님들을 위해서는 가미 롤 스시가 준비돼 있다. 연어 대신 장어를 얹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 곳에서는 회를 먹는 데도 부담이 덜한 편이다. 사시미(회) 메뉴가 있긴 하지만 곁반찬(쯔끼다시)과 생선 종류, 양을 줄여 내는 코스 요리가 있어서다.

코스에는 간단한 생선 회와 회무침, 샐러드, 생선구이, 옥수수, 철판볶음, 새우튀김, 오뎅 등의 곁반찬이 함께 한다. 막바지에는 마끼와 알탕 매운탕으로 식사로 마무리 하는 것도 일반 사시미 코스 요리와 비슷하다.

가짓수가 적고 회가 간단하게 나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 특히 생선회가 나올 때 드라이아이스를 깔아 김이 새어 나오게 하는데 더 시원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대신 회는 두텁고 크게 썰어 나온다.

야채는 달라면 주지만 미리 같이 내지 않는다. 이는 고유의 생선 회맛을 느끼라는 배려다. 특히 튀김은 이 집의 자랑이다. 밀가루 반죽이 흐들흐들하지 않고 바삭바삭한 데 미리 튀겨 놓은 것을 내놓지 않아서다. 대부분을 주문 즉시 튀겨 낸다.

아무래도 식사 메뉴가 주축인 대중적인 일식당을 내세우다 보니 손님 접대뿐 아니라 가족 단위나 친구들이 함께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회를 좋아하지 않는 여성이나 아이들을 위한 메뉴도 준비돼 있다. 메뉴판에 각종 돈까스나 롤, 우동 세트 등 다양한 종류가 적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메뉴

아카시아 롤 스시세트 8,000원, 가미롤 스시세트 7,000원. 세트 메뉴에는 단무지와 샐러드, 계란,지짐, 우동 등이 함께 나온다. 술안주로 적당한 코스 요리는 2인 2만5,000원 3인 3만5,000원. 사시미 세트는 5만원부터(2인기준).

찾아가는 길

쌍문동 본점은 서울 쌍문역 2번출구로 나와 대로변 (02)997-4829. 구리 토평점 (031)551-8111.


글 · 사진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