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인파로 붐비는 젊음의 거리 대학로. 이 거리 초입인 혜화역에서 성균관대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번화가는 ‘대명거리’로 불린다. 조그만 빌딩들이 대부분인 이 거리 한가운데 제법 높은 빌딩 하나가 우뚝 솟아 있다. 복합상영관인 ‘환타지움’이다.

이 영화관 맨 윗 층에는 금방 눈에 띄지는 않지만 레스토랑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치퍼스(Chippers)’, 활기찬 사람들의 공간이란 뜻을 지닌 이른바 ‘마술 레스토랑’이다.

실내 한 켠에 무대가 마련돼 있는 이곳에서는 저녁마다 마술사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식사를 하면서 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것. 상주하는 프로 마술사만 4명인데 가끔 이은결 등 유명 마술사도 출연한다.

엘리베이터 버튼에 적혀 있는 이 레스토랑의 층 수는 ‘5’. 하지만 왠지 올라가는데 시간도 더 걸리는 것 같고 바깥을 내다보면 무척 높게 느껴진다. 아래 층이 모두 천장이 높은 영화관이다 보니 실제로는 10층 이상의 스카이라운지인 셈. 여기서 계단으로 한 층 더 올라가야 치퍼스가 나온다.

벽면이 넓은 창으로 돼 있어 시원하고 탁트인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천장 또한 유리로 씌워져 있다.

낮에는 하늘이 보여 흡사 야외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밤에는 대학로와 창경궁, 인왕산과 멀리는 남산타워까지 어우러진 서울시내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장 유리창을 열어 놓는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실내에 그대로 전해진다.

파스타와 스테이크 등 양식을 주로 내놓는 이곳이 자랑하는 음식은 랍스터와 안심, 바비큐 포크립, 안심과 바비큐 포크립 등의 스페셜 메뉴. 메뉴판에 써 있지는 않지만 양도 가격도 모두 2인용이라 푸짐하다.

감자칩과 야채 등도 넉넉히 놓여 있어 일행들과 종류별로 나눠 먹다 보면 금세 배가 부르다.

식사를 하고 마술 공연을 보다 보면 어느새 아까 보았던 그 마술사가 테이블 바로 옆에 서 있다. 손님 바로 앞에서 할 수 있는 ‘테이블 마술’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카드나 구슬을 주머니에서 내놓으며 펼쳐 보이는 마술사의 솜씨는 바로 옆에서 지켜봐도 비결(?)을 알아채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결국 포기하기 일쑤. 대신 여기저기 테이블서 감탄사와 환호성, 박수가 튀어 나온다. 조금의 어색함도 없는 마술사는 능수능란한 매너로 식후 조금은 늘어져 있는 듯한 테이블 분위기를 다시 띄워주고 사라진다.

주변을 둘러보면 하늘을 나는 듯한 자세의 해리 포터 모형이 설치돼 있고 아담한 크기의 테이블과 의자 등 전체적인 실내 장식 또한 동화적 이미지에 가깝다.

사랑하는 연인, 가족, 친지, 동료들과 함께 시간을 함께 하며 화목를 확인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마술이 있을까! 일견 이곳은 그런 마법의 공간을 추구한다. 굳이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실내 한 켠에 조그만 방도 하나 보인다. 평상시 테이블 하나와 의자 2개가 놓여 있는 그림같은 이미지로 연출된 이곳은 프로포즈 등 특별한 손님들을 위한 장소로 애용된다.

바로 아래층 ‘컬트 홀’에서는 방송에서도 인기 높은 ‘웃찾사’팀이 찾아와 개그콘서트 공연을 벌인다. 종종 유치원생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술학교도 연다.

메뉴

평일 점심때 영화를 관람하고 식사(돈까스나 오므라이스, 파스타 우동 등)도 함께 할 수 있는 패키지 ‘만원의 행복’이 1만원~1만2,000원. 음료는 3,500원부터. 파스타는 1만1,600원부터, 스페셜 메뉴(2인용)는 5만6,000원부터.

찾아가는 길

혜화역 4번 출구에서 대학로 방향. (02)766-8200 www.chippers.co.kr


글ㆍ사진=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