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새로운 ‘미각 1번지’로 떠오른 삼청동 거리. 먹을 메뉴도, 장소도 많지만 문득 중국 음식이 생각난다면 어디로 가면 좋을까? 왠지 이곳에선 중국 음식점을 쉽게 찾을 수 없을 것만 같다.

뭔가 달라도 다를 것 같기만한 이 거리에 중식당 두 곳이 눈에 띈다. 삼청동 거리로 들어서는 초입에 들어선 ‘공리’와 총리공관 옆에 자리잡은 ‘쿠얼라이’다. 둘 다 2년 전인 2004년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었다.

아무래도 분위기 타는 지역인 탓인지 두 곳은 흔히 볼 수 있는 중식당과는 사뭇 다르다. 예전 섹스박물관 자리에 대신 들어선 공리는 입구에 걸려 있는 붉은색 등이 우선 눈길을 끈다. 외관상 약간은 요란(?)할 듯 싶은 인상과 달리 실내는 북촌의 한옥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살렸다.

이름 ‘공리’는 유명한 중국 여배우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는 대학 선후배 사이인 공혜인, 이현수씨 두 사람의 성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처럼 특이한 점 또 하나는 이곳이 방(룸) 중심의 중식당이라는 것이다.

건물 1층부터 3층까지 공간에는 룸이 대부분이다. 한 개 층의 면적이 그리 넓지 않은 데도 방이 모두 8개나 된다.

삼청동에서 비즈니스나 가족 단위 모임을 가질 만한 공간을 제공하는 명소가 되겠다는 의지에서다. 방마다 나무 소재를 많이 사용해 편안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반 홀 테이블은 1층에 3개, 4~5개의 테이블이 놓여진 3층 전체는 20명 이상의 단체손님 방으로도 활용된다.

음식은 정통 중식을 지향한다. 흔히 기름기가 많은 중식과 달리 해산물 중심의 찜 요리가 많다. 온가족이 함께 먹으면 복을 불러온다는 전가복, 입구에 놓여진 수족관에서 갓 잡아 내오는 활어 생선찜, 육질이 쫀득한 닭고기 땅콩볶음, 새우 요리 등이 대표 메뉴.

계절마다 메뉴에 변화를 주고 있는데 요즘에는 갖가지 봄나물을 활용한 요리들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취나물과 냉이를 새우와 함께 내놓는 껍질새우 봄나물, 호박에 새우살을 다져 쪄낸 요리 등이 새로 개발된 메뉴들로 장식에 예술감각도 더해져 꽤 고급스러워 보인다. 룸이 많다 보니 예약 손님이 대부분.

쿠얼라이는 겉에서 보나 안에 들어가 보나 전혀 중식당 같지 않은 중식당으로 눈길을 끈다. 핑크빛 간판에 적혀 있는 영어 알파벳 ‘Quolai’부터 그렇다.

‘이리 오라’고 할 때 쓰는 중국어 ‘궐라이’(Guolai)에서 Q자를 쓰면 더 글씨가 예쁠 것 같아 G자만 Q자로 바꾼 것. 중국 영화에도 자주 쓰이고 친구들끼리 편하게 하는 말처럼 ‘손님들이 자주 오시라’는 뜻을 담았다.

테이블 10개 남짓 자그마한 크기의 이곳은 캐주얼풍의 중식당을 표방한다. 여느 중식당과 달리 핑크빛 칠이 입혀진 천장과 검은 창유리, 스파게티집 같은 테이블과 의자 등이 범상치 않다. 호텔 인테리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구현해낸 컨셉트라 한다.

그래서 손님도 연인이나 젊은 층이 부쩍 많다. 대표 음식은 누룽지탕과 중새우크림소스, 유림기, 사천성해물볶음. 이 곳에서는 4대 추천 메뉴라 부른다. 철판에다 소고기와 가지, 여러 야채에 생선소스를 뿌려 내는 어향철판가지도 인기 메뉴다.

쿠얼라이

메뉴 - 식사메뉴로는 사천탕면 6,000원, 해물볶음면과 게살볶음밥은 8,000원, 4대 추천 메뉴는 1만8,000원부터. (02)720-3368

공리

메뉴 - 식사메뉴로 잘 나가는 해물탕면 8,000원. 여러가지 제철 요리들이 함께 제공되는 코스 메뉴는 점심 2만원, 저녁 3만원부터. 여러 나라의 와인 리스트도 구비하고 있다. (02)723-1968




글·사진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