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예술극장 25주년 기획공연 '극장 만세'

아르코예술극장 25주년 기획공연, ‘극장 만세’

1981년 4월1일 종로구 동숭동에 ‘문예회관’으로 문을 연 아르코예술극장이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 기획 공연 3편을 잇달아 선보인다. 연극인들의 잔치답게, 연극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공연 주제도 '극장 만세! 시어터 파라다이스(Theatre Paradise)'. 대학로에 몰려있는 60여 극장을 비롯해 연극 무대를 매일매일 만들어내는 연극인들에게 바치는 오마주인 셈이다.

▦ 매직타임

배우 겸 연출가인 박광정 연출의 ‘매직 타임’은 미국 시카고 어느 극장의 분장실에서 배우들이 나누는 수다와 일상적인 모습, 그들의 꿈이 투영된 번역극이다. 제목인 ‘매직 타임’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가상의 시공간, 쇼 타임(show time)을 말한다.

햄릿 공연의 마지막 날, 유명한 극단 관계자가 작품을 보러 온다는 말에 배우들의 신경은 예민해진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배우들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지만, 막이 오르면 모든 문제들이 마술처럼 풀릴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공연을 시작한다.

일과 사랑을 두고 고민하는 현실적 상황을 통해 배우들의 무대와 무대 뒤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4월 16일까지. (02) 743-7710

▦ 격정만리

1991년 ‘친북’ 논란을 빚었던 ‘격정만리’는 1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1920년대부터 1950년대 한국전쟁까지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행해졌던 한국 연극사를 재조명하고, 연극인들의 격정적 삶을 담은 작품이다.

1928년 유랑극단에서 만난 이월선과 홍종민의 사랑을 중심으로, 격동의 세월 속에 사라져간 광대들의 생애와 예술을 극중 극의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창극, 신파극, 악극 등 옛 시절의 공연 모습을 실감나게 재현한다.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극본을 쓰고, 연출했다. 4월 16일까지. (02) 762-9190

▦ 줄리에게 박수를

세익스피어의 고전 ‘햄릿’과 ‘로미와 줄리엣’을 현대적 공간과 감성으로 재구성했다.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을 재치있게 그려 2004년 초연 당시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햄릿’과 ‘오필리어’가 연극 ‘햄릿’의 한 장면을 연습하던 중에 ‘오필리어’는 죽은 로미오와 조우하게 된다.

과연 햄릿의 사랑을 오필리어가 승낙할지…. 풍부한 만화적 상상력과 서정성을 기본으로 재기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인다. 5월 7일까지. (02) 766-2124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