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 나들이, 숲 속 삼림욕으로 스트레스 풀고 아이들 자연학습까지 '일석이조'

따사로운 봄 햇살 머금어 무럭무럭 자라는 나뭇잎을 보면 꽃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초록색 잎사귀들이 바람에 팔랑팔랑 춤추는 모습은 눈이 부실 정도다.

싱그러운 공기는 또 어떤가. 숲 속을 거닐다보면 몸 속 구석구석까지 깨끗하게 공기로 샤워한 듯 상쾌하다. 나무에서 방출되는 피톤치드는 요즘처럼 나무가 쑥쑥 자라는 시기에 더 많이 나온다.

수목원에서 즐기는 숲 체험은 삼림욕으로 스트레스도 풀고, 아이들 자연학습까지 겸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알고 보면 좋은 나무·꽃 이름

봄에서 여름으로 옮겨가는 요즈음. 온 가족이 상쾌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는 최상의 나들이는 수목원이 아닐까 싶다.

울창하게 숲을 이룬 나무들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을 좋게 한다. 초록색이 눈을 시원하게 하고, 깨끗한 공기가 온몸을 상쾌하게 만든다. 아이들과 함께 나무나 야생화 이름을 익히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자연학습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층층나무, 풍게나무, 굴참나무, 공작단풍나무, 앵초, 꽃마리, 꽃다지, 동의나물…. 나무 이름, 꽃 이름이 재미있고 정겹다.

층층나무는 가지가 마치 층을 이루듯이 뻗어나가기 때문에 붙은 이름, 공작단풍나무는 나뭇잎이 공작 꼬리처럼 아름답다. 꺾어보면 속에서 붉은 즙이 나오는 피나물, 꽃 순이 달팽이처럼 돌돌 말려있는 꽃마리. 이처럼 어떻게 이름이 붙었는지 설명을 듣고 나면 숲 체험이 더 재미있고 기억도 오래간다.

수목원에서는 누구나 숲 해설을 신청해 들을 수 있다. 숲 해설가들의 해박한 지식과 재미난 설명을 곁들이면 숲 체험이 한결 즐겁다.

숲 체험을 나서기 전에 챙기면 좋을 것들이 있다. 먼저 햇살을 가려줄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편한 신발을 신고 나무와 꽃을 기록할 카메라와 필기구도 챙긴다. 수목원 안에는 식당이 없으므로 물과 먹을거리도 필요하다. 또 우리나라 야생화들은 꽃이 작은 것이 많은데 돋보기를 가져가면 정확한 꽃 모양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숲길 산책

광릉수목원으로 흔히 부르는 국립수목원은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꼽힌다. 수목원으로 가는 길부터 남다르다. 아름드리 전나무들이 도열한 도로는 저절로 삶의 속도를 늦추게 하는 아름다운 길이다.

습지원을 지나 침엽수원, 육림호로 이어지는 길은 수목원 내에서도 가장 울창한 나무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아름드리 전나무가 숲을 이뤄 한낮에도 으스스한 느낌이 들 정도로 나무가 빽빽하다. 나무에서 방출되는 피톤치드 덕분에 삼림욕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이 피톤치드는 활엽수보다 침엽수에 더 많다고. 이 길을 걷다보면 저절로 삼림욕이 되는 셈이다.

육림호 주변은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호수 위에 길게 가지를 드리운 나무와 물 위에 비친 하늘빛이 조화롭다. 육림호로 흘러드는 작은 시냇물 옆에 자리한 습지 위에 걸린 생태관찰로도 운치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나들이라면 산림박물관을 놓칠 수 없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아름다운 사계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숲, 숲의 역사와 사람이 숲을 이용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산림과 인간, 세계 여러 나라의 나무들이 모여 있는 세계의 임업, 한국의 임업, 한국의 자연 등이 다섯 개의 전시실에 나눠 전시되고 있다.

동양 최대 경상북도수목원

국립수목원외에도 충남금강수목원, 전북대아수목원, 전남완도수목원, 경상북도수목원, 경상남도수목원, 강원도립화목원, 제주관광식물원, 미동산수목원 등 여러 군데에 수목원이 있다.

포항에 자리한 경상북도수목원(054-262-6110)은 동양 최대 규모로 국립수목원의 3배에 이르며, 프랑스 바실 수목원에 이어 세계 두 번째 크기를 자랑한다. 수목원 내부에 식물원, 온실, 연못, 전시실, 잔디광장,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는데 특히 700 미터 정상에 자리한 전망대에 오르면 짙푸른 동해 바다까지 볼 수 있다.

전남완도수목원(063-552-1544)은 전남에서도 가장 남쪽인 완도에 자리한 덕분에 난대 상록 활엽수림이 주종을 이루며 황칠나무, 후박나무 같은 약용 식물도 많다. 15만평 규모의 식물원, 감탕 나무과원, 동백나무원, 암석원, 녹나무과원, 온실이 있고, 전망대에서는 수목원 전경과 함께 다도해까지 시원한 전망이 일품이다.

진주의 경상남도수목원(055-754-7969)은 전문수목원, 화목원, 열대식물원, 무궁화공원 등과 함께 산림박물관, 야생동물원까지 갖춰 자연학습을 겸한 가족나들이 장소로 인기 있다. 동물원 입구의 허브·토피어리원이 이색적이다. 그린타임, 라벤더, 로즈마리 등 외국 허브는 물론 섬백리향 같은 우리나라 토종 허브도 있다. 여러 가지 동물 모양으로 가꾼 토피어리(모양목)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체험여행

*국립수목원 : 전문가가 동행하는 숲 해설은 오전 10시, 11시, 오후 2시, 3시에 방문자센터 앞에서 출발. 소요시간 1시간. 해설료 무료. 자동 해설 안내기를 이용한 개별적인 숲 체험은 2시간이며 대여료 1,000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요일 순으로 우리꽃 만들기, 천연염색, 한지 뜨기, 나무로 숲속 친구 만들기, 압화 체험. 30분 소요. 재료비 개인 부담.

입장은 오전 9시~오후 5시. 관람은 6시까지. 월요일~금요일 개원, 토·일요일 및 공휴일은 휴원.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 주차료는 대형 5,000원 소형 3,000원 경차 1,500원. 반드시 관람 5일 전까지 홈페이지(http://www.koreaplants.go.kr:9300/)나 전화(031-540-2000), 팩스(031-540-2009)로 예약해야.

*찾아가기 : 3번 국도를 타고 의정부 지나 43번 국도, 축석고개 넘어 우회전. 혹은 구리를 지나 47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국립수목원 표지를 따라 간다. 중부고속도로 구리IC에서 퇴계원까지 간 다음 광릉, 국립수목원 표지를 따라 간다. 대중교통은 서울에서 광릉내행 버스(707번, 1001번)를 타고 종점에서 21번으로 갈아탄다. 혹은 의정부역 앞에서 21번을 이용.




글·사진 김숙현 자유기고가 pararang@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