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가 핫라인]

전 세계 축구팬들의 ‘꿈의 구연(球宴)’ 2006 독일월드컵이 9일 드디어 개막포를 쐈다. 이와 함께 국내 방송사들의 중계방송 전쟁도 막올랐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쓴 대한민국의 ‘어게인 2002’를 염원하기 위해 방송사들도 저마다 붉은 물결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각국의 선수들이 펼쳐보일 명승부의 드라마를 보려고 밤잠을 설칠 축구팬들. 지상파 3사의 각 채널들은 올빼미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월드컵에 올인했다.

우선 방송사들의 예능프로그램들은 다채로운 월드컵 응원쇼와 현지 방송으로 월드컵 열기에 지속적으로 불을 지피고 있다.

SBS는 인기 오락 코너 ‘일요일이 좋다’의 X맨을 선봉에 내세웠다. 지난 5월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촬영을 시작으로 지상파 3사 중 가장 먼저 독일의 분위기를 담아 온 X맨은 13일부터 벌이는 우리 대표팀의 경기를 스케치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

또 월드컵 특집프로그램 ‘슈퍼 응원단, 가자! 독일로’는 일반인 응원단 11명을 뽑아 박수홍, 윤정수, 엄지원 등 연예인들과 13일 한국 대 토고의 경기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KBS는 2TV ‘해피선데이-날아라 슛돌이’가 월드컵 열기를 달군다.

‘날아라 슛돌이’는 개막 이전부터 해외 원정을 통해 분위기를 띄워왔다. ‘날아라 슛돌이’는 지난달 독일로 떠나 우리 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라이프치히, 하노버의 경기장을 방문하고 현지 유소년 축구팀들과 일전들을 차례로 공개한 바 있다.

제작진은 또 13일부터 슛돌이들과 함께 독일을 방문해 태극전사들의 예선전을 모두 관전하며 응원한다.

MBC는 2002년 월드컵때 톡톡히 재미를 봤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경규가 간다’를 이번 월드컵에 또 가동한다.

당시 이경규와 조형기가 2002년의 감동을 재치있는 입담으로 풀어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조형기 대신 김용만이 합세해 또 다른 즐거움을 전달한다.

‘!느낌표’의 ‘아자아자’는 백두산 승리기원제를 비롯해 영국, 스코틀랜드와 독일에서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응원전을 펼친다.

반면 월드컵 때문에 울상이 된 곳도 있다. 방송사들이 대한민국이 속한 G조 경기 외에도 다른 조의 경기를 중계함에 따라 정규 프로그램들은 거의 한 달간 휴업한다. 주로 심야시간대의 프로그램 등이 월드컵 열풍에 뜨거운 맛을 본다.

MBC ‘개그야’, ‘섹션 TV연예통신’ KBS 2TV ‘개그사냥’, ‘상상플러스’, SBS ‘세븐데이즈’, ‘개그원’ 등은 줄줄이 방송중단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된 것. 또한 밤 10시대 경기로 인해 3사 드라마들도 본의 아니게 연속 방영, 조기 방영 등 고무줄 편성의 희생양이 됐다.

하지만 월드컵 특수에 이용하든 혹은 이용이 되든 지상파 3사와 시청자들의 마음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1차 목표는 대한민국의 16강 진출. 다시 한번 꿈을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모두 외쳐보자. “대~한민국!”

이래저래 6월 한 달은 TV 앞에 붙들려 잠 못 이루는 밤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이현아 스포츠한국 기자 lalala@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