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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태백, 한강·낙동강 '첫물' 솟는 영험한 땅
검룡소·황지 품은 백두대간 분수령, 6월 초 태백산 철쭉 압권



▲ 검룡소(위)와 용정수

백두대간 분수령을 끼고 자리 잡은 강원도 태백은 ‘강의 고향’이다. 백두대간 금대봉(1,418m) 기슭의 검룡소(儉龍沼)는 한반도의 젖줄인 한강의 발원지고,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황지(黃池)는 영남 땅을 적시며 흐르는 낙동강의 발원 연못으로 유명하다.

용틀임하듯 흘러내리는 와폭 일품

창죽동 검룡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이깔나무 빼곡한 널따란 산길을 1.3km 걸어 오르면 검룡소가 나온다.

금대봉의 고목나무샘·물구녕석간수·제당굼샘 등에서 처음 솟은 샘물은 각각 지하로 1~2km쯤 흘러 내려와 검룡소에서 솟구치는데, 웬만한 샘물은 엄두도 못 낼 하루 2,000~3,000톤이나 되는 양이다.

예전엔 조선 시대에 최상품의 샘물로 인정받던 평창 오대산 우통수가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었으나, 1980년대 정밀측정 결과 검룡소에서 흐르는 물줄기의 길이가 32km나 더 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묻혀 있던 검룡소는 일약 한강의 발원지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검룡소는 오랜 세월 동안 솟아 흐른 물살로 인해 깊이 1~1.5m, 넓이 1~2m의 석회암반이 푹 파였는데, 곧바로 20m에 이르는 와폭이 계단을 이루며 용틀임한다.

또 검룡소에서 솟은 검룡수(儉龍水)는 사계절 내내 9℃를 유지하기 때문에 물이 흐르는 주변 바위엔 한겨울에도 푸른 이끼가 자라고 있다. 물맛 역시 그윽하게 혀끝을 감돈다.

전설에 의하면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한강 상류를 향해 거슬러 오르다가 검룡소에 이르러 더 이상 거슬러 올라갈 곳이 없음을 알고 그 자리에서 용이 되는 수업을 쌓았다고 한다. 이때 이무기가 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 친 흔적이 검룡소에서 쏟아지는 와폭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검룡소에서 머물며 용이 되는 수업을 쌓던 이무기가 부근에서 풀을 뜯다가 물을 마시러 오는 소들을 잡아먹자 화가 난 마을 사람들이 검룡소를 메워버렸고, 이무기는 결국 용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검룡소는 1980년대에 복구되었다.

이렇듯 특별한 전설이 서려있는 검룡소는 어느 계절에 가도 항상 신령스러운 분위기가 철철 넘친다. 온갖 야생화가 다투어 피어나는 요즘 같은 계절이라면 식물 생태계의 보고로 꼽히는 금대봉의 아름다운 풍광도 덤으로 감상할 수 있어 더없이 좋다.

낙동강 1300리 첫물인 황지

검룡소 샘물을 마시고 태백산으로 발길을 돌리면 태백 시내에서 황지를 만나게 된다.

백두대간 은대샘(너덜샘)에서 발원한 낙동강 물줄기는 황지에서 숨을 고른 뒤 낙동강 1,300리를 흘러간다. 황지의 옛 이름은 ‘하늘 못’이란 뜻의 천황(天潢). 세월이 지나면서 황지(潢池)라 부르다 나중에 삼수변이 떨어져나가면서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

원래 이 부근은 수만 평의 땅이 질퍽한 늪지대를 이뤄 버드나무와 물푸레나무 등이 우거진 천혜의 늪이었다.

여기엔 시주를 청하는 스님에게 쇠똥을 퍼주었다가 집터가 꺼지면서 큰 연못으로 변하는 화를 당한 노랭이 황부자 전설이 전해져온다. 마당늪, 방깐(방앗간)늪, 통시(변소)늪의 세 연못과 굴뚝소가 전설의 흔적이다.

검룡소와 황지를 보았다면 태백산(太白山·1,567m)으로 가보자. 태백산 철쭉은 전국의 여러 철쭉 명산 가운데 가장 늦게 피는 편이다.





정상 부근의 철쭉은 보통 6월 초쯤에 만개하는데, 올해엔 최근 계속된 영동지방의 이상저온 현상으로 예년보다 7~10일 가량 늦다. 따라서 천제단과 장군봉 사이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는 백두대간 분수령의 철쭉은 15일을 넘기더라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상엔 삼국 시대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온 천제단(天祭壇, 중요민속자료 288호)이 있다.

한편, 천제단과 망경사 사이에 있는 단종비각에선 억울하게 죽은 뒤 태백산 산신령이 된 조선 단종의 슬픈 사연을 엿볼 수 있다.

동해의 용왕신이 거주한다는 망경사 용정(龍井)도 산행길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명소. 이 샘물은 ‘한국의 명수 100선’ 가운데 으뜸으로 꼽힐 정도로 물맛이 빼어난데, 개천절에 태백산에서 천제를 지낼 때 제수(祭水)로 쓰고 있다.

태백산의 여러 코스 중 당골~망경사~천제단~당골(4시간 30분)은 가장 일반적인 회귀 산행 코스다. 태백산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어린이 700원. 태백산박물관 관람료도 포함되어 있다. 주차료 2,000원. 태백산 관리사무소 033-553-5647.

교통


△ 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 제천→ 38번 국도→ 신동→ 남면→ 사북→ 고한→ 태백 화전동→ 35번 국도(강릉 방면)→ 9km→ 창죽동 삼거리(좌회전)→ 6km~검룡소 주차장.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 59번 국도→ 정선→ 38번 국도→ 사북→ 고한→ 태백.
△ 서울 동서울터미널(02-446-8000), 대구 북부시외버스정류장(053-357-1851), 대전 동부 시외버스 공용터미널(042-624-4451) 등에서 태백행 직행버스 이용. 서울 청량리역에서 태백선 열차가 매일 9회 운행. 태백 시내에서 검룡소까지 택시비는 2만원 선. 태백 개인택시 033-552-4747.

숙식


검룡소 근처의 창죽동엔 마땅히 숙식할 곳이 없다. 태백 시내에 여관이 여럿 있다. 철암동의 태백고원자연휴양림(033-582-7440, forest.taebaek.go.kr)이나 태백산 도립공원 입구에 있는 태백산민박촌(033-553-7460, minbak.taebaek.go.kr)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

태백 시내의 정원(033-553-6444), 태성실비식당(033-552-5287)은 잘 알려진 한우 생고기 전문점. 생등심, 주물럭, 육회가 1인분에 1만9,000~2만1,000원.



입력시간 : 2006/06/13 14:44




글·사진=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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