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스 비뇨기과 - 40세 이상 3분의 1이 갱년기 증상 호소, 호르몬 감소가 주 원인

중년의 문턱을 넘어서는 45~55세 무렵, 여성이라면 누구나 ‘폐경’이란 통과의례를 거친다.

난소에서 생성되던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급감하면서 나타나는 폐경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과정이지만 상당수의 여성들은 이에 따른 ‘폐경기 증후군’으로 말 못할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임신 능력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안면홍조, 두통, 성욕 감퇴, 우울증 증상 등이 ‘불청객’처럼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갱년기 증후군은 여성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남성도 중년 이후 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여성의 폐경기 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할 수 있다.

출판기획사를 운영하는 김모(남ㆍ48세) 씨는 실제로 그런 증세를 겪고 있다고 한다. 그는 예전과 사뭇 달라진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걱정 때문에 요즘 밤잠을 설치는 일이 잦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데도 무력감과 피로감에 자꾸 빠져드는가 하면 회사에서도 매사 짜증만 나고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다는 것. 최근 들어서는 성욕마저 눈에 띄게 줄고 아내와의 잠자리가 소원해져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

40대 이후 80%가 성욕 감퇴

이처럼 김 씨와 같은 갱년기 장애 증세로 고통을 호소하는 중년 남성들이 최근 점점 늘고 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나타나는 노화는 누구도 어쩌지 못하지만 평균 수명의 연장과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남성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지난해 실시한 발병률 조사(누가, 어느 해를 대상으로 조사?) 결과, 국내 40세 이상 남성 700만 명 중 3분의 1 가량이 각종 갱년기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갱년기 증상의 발생 원인은 남성호르몬, 성장호르몬 등 내분비계의 변화 탓이 크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는 50세 무렵부터 서서히 줄기 시작해 80세에 이르면 청ㆍ장년의 60% 수준까지 감소한다. 성장호르몬의 경우도 대부분 55세 무렵이 되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다. 음주, 흡연, 비만, 스트레스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도 남성호르몬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의학 전문병원 아담스클리닉의 이무연 원장은 “남성 갱년기 증상은 여성들의 폐경기 증후군만큼 눈에 띄게 드러나지는 않는다”며 그 이유에 대해 “남성들의 성호르몬의 감소 추세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원장은 그러나 “병원을 찾는 남성의 절반이 갱년기 증상을 호소할 정도로 환자들이 많다”고 말한다.

남성 갱년기 증상은 여성들이 겪는 폐경기 증후군과 비슷하다.

우선 근육과 뼈의 양이 줄어들고 근력이 떨어지며, 골다공증이 진행되면 골절의 위험이 높아진다. 체지방이 축적되고 몸무게가 늘면서 복부 비만이 생기며 특별한 이유 없이 초조감이나 우울증에 빠져드는 등 정신적 고통이 뒤따르기도 한다.

또 자신감과 집중력ㆍ기억력 감퇴로 젊은 시절의 결단력ㆍ추진력이 떨어지고 업무 능력이 저하되며 쉽게 피로하거나 불면증 증상도 나타난다.

하지만 남성 갱년기 증상 중에서 가장 큰 고통은 뭐니뭐니 해도 성(性)기능 이상이다.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다 보니 성욕이나 성적 환상이 시들해져 성관계 횟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엔 발기부전이나 발기불능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아담클리닉이 환자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40대 이후 남성 10명 중 8명이 성욕 감퇴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

▲ 아담스클리닉 이무연 원장이 갱년기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남성의 인체 모형을 보여주면서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임재범 기자

남성 갱년기 여부에 대한 진단법으로는 남성호르몬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50세 이상이면서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기준치(3ng/ml) 미만이면 갱년기라고 진단한다.

갱년기 증상은 남성호르몬 부족 때문에 생기므로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이 치료법이다. 호르몬 요법은 남성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4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보통이다.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떨어졌던 성욕과 근력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골절 방지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에 조심할 점도 있다. 전립선이나 심장 관련 질환 환자들은 호르몬 요법을 받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호르몬 투여로 자칫하면 전립선 암이나 심폐기능 부전, 수면 중 무호흡증 등의 증세가 악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아담스클리닉 이 원장은 “호르몬 요법은 약물 복용이나 근육주사, 피부에 바르는 젤 등 다양하기 때문에 각각의 효과와 비용은 물론 부작용 여부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려면 금주ㆍ금연이나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의 개선이 최상이다. 갱년기 증상은 호르몬 분비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에 따라 악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기능 장애의 경우에도 혼자 끙끙대지 말고 아내에게 고민을 터놓고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배우자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증상이 호전을 보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같은 갱년기 증상이라도 성격이 낙천적이고 주위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덜 자각한다”며 “평소 비타민과 무기질이 든 과일이나 해조류를 많이 섭취하는 한편 삶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노년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정리=송강섭 차장 speci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