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스타세라' 스키아치아타

▲ 에밀리아나
흔히 미국식 피자는 밀가루 반죽이 두껍고 기름지다고 한다. 그래서 한두 조각 먹는 것만으로도 양이 적은 사람은 배가 부르기 일쑤다.

하지만 피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의 피자는 밀가루 반죽이 얇고 담백한 편이다. 부피보다 양이 작아서인지 이탈리아 사람들은 ‘한 판=1인분’으로 여긴다. 동네에서 피자를 시키면 대부분 반죽이 두꺼운 미국식이다.

서울 강남역 인근의 ‘스타세라’. 이탈리아어로 ‘오늘 밤’을 뜻하는 이곳에서는 이탈리아식 피자를 맛볼 수 있다. 겉으로 봐서 카페인지 레스토랑인지 쉽게 구분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이곳은 피자전문점, 즉 ‘피자리아’다.

입구 정면에 이탈리아 아이스크림인 젤라또 코너가 보여 젤라떼리아(젤라또 전문점) 같지만 실은 두 가지를 동시에 다 맛볼 수 있다.

홀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조그만 주방에는 피자를 굽는 오븐이 놓여져 있다. 그 앞에는 나폴리 출신 이탈리아인 조리장(셰프)인 마시밀리아노 산니노씨가 분주히 오가며 피자를 구워내는 모습이 항상 보인다.

이 집의 피자는 이탈리아 피자치고도 무척 얇은 편이다. 그래서 이름도 피자라 부르지 않고 ‘스키아치아타(Schiacciata)’라고 한다. 밀가루 반죽을 무척 얇게 만들어 구워내는 피자를 뜻하는데 이탈리아 북부에서 유행한 신종 피자의 한 종류라고 한다.

보통 동그란 밀가루 반죽(도우)을 밀거나 돌려서 피자 판을 만드는데 스키아치아타는 아예 기계로 눌러 만든다. 얇게 만들기 위해서다. 또 일반 밀가루 반죽을 쓰지 않고 콩가루와 너트류를 갈아 넣었다는 점이 일반 피자와 큰 차이점이다.

산니노 조리장은 “그래서 소화도 더 잘 되고 건강에도 좋다”며 “부드럽지만 과자처럼 바삭바삭 씹히는 맛으로 피자를 먹는다”고 소개한다.

10여 가지의 이 집 피자 중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에밀리아나’다. 모짜렐라 치즈와 이탈리아 햄인 프로슈또를 얹고 구워낸 뒤 신선한 야채인 르꼴라를 썰어 얹어내는데 이탈리아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특히 여성들이 좋아하는 피자는 5가지 치즈와 생 프로슈또로 구워내는 피자 ‘아이친케 포르마치’. 오븐 안쪽은 위 아래가 돌로 채워져 있어 뜨거운 고열로 굽기 때문에 피자를 시키면 4~5분 만에 금방 나온다.

피자 못지않게 이곳에서 유명한 메뉴는 젤라또다. 원래 스타세라는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서브(sub) 브랜드인데 보나세라 지하의 주방에서 매일 직접 만들어 가져온 것들이어서 항상 신선하다.

쥬마(호박), 람포네(산딸기), 프로콜라(딸기), 바나나, 망고 등 생과일로 만든 종류가 특히 많다. 모두 지방 함유량이 일반 아이스크림의 20%보다 낮은 0~9%에 불과해 다이어트 걱정이 없도록 한 것이 특색.

저녁에는 특별한 프로모션도 벌이는데 6월에는 1만2,000원으로 5가지 와인 무제한에 치즈와 과일 안주 등을 먹을 수 있는 와인뷔페 행사도 벌이고 있다.

메뉴 대부분의 피자(2인용)는 1만4,000원 내외. 파스타류는 1만2,000원 내외. 스파게티와 링귀니 페투치니 등 익숙한 종류의 파스타는 물론, 시내에서 보기 힘든 부카티니, 파팔레, 푸실라 등의 종류도 준비돼 있다. 젤라또는 2스쿱에 3,800원부터.

찾아가는 길 강남역에서 양재역 방향으로 횡단보도 앞 우측 대로변. (02)3486-6002. 1호점 압구정점은 신사동 도산공원 정문 옆. (02)543-4002.




글·사진 박원식 차장 parky@hk.co.kr